권력자들 – 1

한 해가 가고, 겨울이 와도 권력의 어깨는 움츠러들지 않는다.

01. 루퍼트 머독 (21세기 폭스, 뉴스코퍼레이션 / 나이 : 83 / 지난해 순위 : 5)

[현황] 올여름 머독은 타임워너 인수를 시도했다. 한동안 미디어제국의 통치권을 잃어버린 것 같던 그가 한 방에 명성을 회복한 일이다. 인수를 성사되지 않았다. 머독이 제시한 매수가 8백억 달러(약 88조원)는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가 되면 거래가 다시 논의될 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초 머독은 두 아들인 라클란과 제임스를 승진시켜 뉴스코퍼레이션과 21세기폭스 내에서 후계자의 입지를 강화했다.

[부활] 뉴스코퍼레이션은 지난 5월, 시대물 로맨스 소설을 내는 할리퀸 엔터프라이즈를 매수한다고 발표했다. 매수가는 4억 1천5백만 달러(약 4천5백억원). 지난가을 웬디 뎅과 이혼하고 새롭게 싱글이 된 머독에게 딱 적절한 성과가 아닐까.

 

 

02. 밥 아이거 (월트 디즈니 컴퍼니 / 나이 : 64 / 지난해 순위 : 4 )

[현황] 9년 전, 마이클 아이스너가 맡았던 디즈니 수장 자리를 대신하기에 아이거는 창의력과 진중함이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옛날 얘기가 됐다. 지난 9년간 성공적으로 디즈니를 이끈 아이거에게 궁금한 건, 2016년 디즈니를 떠난 이후의 행보다. 디즈니가 가장 가치 있는 재산으로 꼽는 스포츠 제국, ESPN의 대표 존 스키퍼가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다.

[성취] 개봉 첫 주말에 9천4백만 달러를 벌어들인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뚜렷한 스타를 기용한 것도 아닌데 8월 최고기록을 세웠다. <겨울왕국>은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10억 달러(약 2조원) 이상을 거둬들이며 역사상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애니메이션으로 기록됐다.

 

03. 브라이언 로버츠와 스티브 버크 (컴캐스트 / 나이 : 55, 56 / 지난해 순위 : 3)

[현황] 미국 최대 케이블 회사인 컴캐스트는 업계 2위인 타임 워너 케이블을 인수하면서 덩치를 더 키울 예정이다. 이미 NBC 유니버설까지 소유한 컴캐스트가 이번 거래를 통해 미국의 영상물 및 광대역 공급을 통제하게 되는 건 아닌지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도 있다. 그렇다고 4백50억 달러(약 49조원)짜리 계약을 멈출 순 없다. 로버츠 CEO가 반독점과 관련해 당국의 요건에 따라 세심하게 준비했기 때문이다.

[행보] 버크가 NBC 네트워크를 드디어 흑자로 전환시켰다. NFL와 소치 동계올림픽 중계권으로 시청률 상승에 기여했고, 제임스 스페이더가 출연하는 인기 드라마 <더 블랙리스트>도 한몫하고 있다.

 

04. 마이클 블룸버그 (블룸버그 LP / 나이 : 72 / 지난해 순위 : 2)

[현황] 블룸버그 LP의 핵심 사업이었던 금융 데이터 단말기 판매 실적이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CEO인 대니얼 닥터로프의 지휘 아래 수익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닥터로프가 연말께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블룸버그는 ‘세계 시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 지난 7월,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실을 새로 열었고, 약 1백 명 정도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애물] 몇몇 언론사는 블룸버그 뉴스의 고위 임원들이 중국 내 단말기 판매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 기사를 고의적으로 게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부인하며, “우리가 겁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05. 비욘세 (뮤지션 / 나이 : 33 / 지난해 순위 : 1)

[현황] 14곡을 수록한 ‘비주얼 앨범’은 비평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혹시라도 그녀의 명성을 의심했던 자들에겐 비욘세가 여전히 독보적인 존재임을 확실하게 알렸다. 어떤 음반 마케팅도 없이, 싱글앨범이나 전통적인 배급도 없이, 그저 인스타그램 포스트 하나와 아이튠스 다운로드 방식만으로도 첫 주에 1백만 장 이상을 팔아 치웠다.

[옥에 티] 솔란지 놀스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제이 지를 가격하는 모습이 잡힌 감시 카메라 영상은 부부 관계를 의심하게 만든다.

 

 

 

06. 제이 지 (뮤지션 / 나이 : 44 / 지난해 순위 : 1)

[현황] 지난 앨범 이후 제이 지는 활동영역을 넓혀 자신의 스포츠 에이전시 고객을 늘리고, ‘메이드 인 아메리카’ 뮤직 페스티벌을 출범시켰다.

[옥에 티] 올여름 제이 지는 비욘세와 함께 ‘온 더 런’ 투어를 했다. 미국에서 열린 열아홉 번의 콘서트는 입장권 수익으로만 1억 달러(약 1천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비욘세와 서로 다른 호텔에 묵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여러 소문이 돌기도 했다.

 

07.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배우 / 나이 : 49 / 지난해 순위 : 새로 진입)

[현황] 그는 지난 1년간 7천5백만 달러(약 821억 원)를 벌었다. 철로 만든 슈퍼히어로 역할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박스오피스에서의 그는 순금이다. 다우니는 내년 5월 개봉 예정인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다시 한 번 아이언맨 역을 맡는다.

[행보] 다우니 부부가 소유한 프로덕션 회사 ‘팀 다우니’는 다우니와 로버트 듀발 주연의 첫 영화 <더 저지>를 10월에 선보일 계획이다.

 

08. 데이비드 자슬라브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스 / 나이 : 54 / 지난해 순위 : 7)

[현황] 컴캐스트와 타임 워너의 초대형 합병이 예견되는 가운데, 자슬라브 같은 방송사 경영자는 보다 작은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디스커버리는 트래블 채널과 푸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스크립스’를 인수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자슬라브가 또 다른 인수 대상자를 찾는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야망] 자슬라브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디스커버리의 프로그램은 이제 지구상 거의 모든 국가에서 방송된다.

 

09. 로저 구델 (프로미식축구리그 / 나이 : 55 / 지난해 순위 : 새로 진입)

[현황] 프로미식축구는 양극화되고 있다. 선수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 전직 NFL 스타였던 아론 에르난데스의 살인혐의 등 무수한 스캔들에 시달려 왔지만, 한편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NFL의 수익은 그가 취임한 해인 2006년의 60억 달러(약 6조5백억원)에서 1백억 달러(약 11조원)로 증가했으며 시청률도 갱신됐다. 지난해 시청률이 높았던 10개의 프로그램 중 9개가 미식축구 경기였다. 나머지 하나는 오스카 시상식.

[성취] 지난 5월, 세인트 루이스 램스 구단이 지명한 마이클 샘은 NFL 역사상 처음으로 커밍아웃을 한 ‘게이 선수’가 됐다. 카메라 앞에서 남자친구와 키스를 나누는 것으로 그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했다.

 

 

10. 힐러리 클린턴 (정치인 / 나이 : 66 / 지난해 순위 : 새로 진입)

[현황] 전직 영부인이자 상원의원, 국무부 장관을 지낸 힐러리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가 물러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판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의 마이크 앨런은 그녀의 회고록 <힘든 선택들>을 두고 “지루하지만, 정치극으로 정교한 방식으로 나온 출판물”이라고 평했다. 에드워드 클라인이 힐러리에 대해 쓴 책 <힐러리의 진실> 때문에 힐러리의 회고록은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증거] ‘레디 포 힐러리’라는 슈퍼팩(super-PAC, 정치 행동위원회)이 새롭게 조직되었으며, 이곳은 6월 기준으로 8백만 달러(약 88억원)를 모금했다.

 

11. 데이비드 핀처 (영화감독 / 나이 : 52 / 지난해 순위 : 새로 진입)

[현황] 지난 20년간, <소셜 네트워크>, <세븐>, <파이트 클럽>,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등 히트작을 꾸준히 발표하며 세계적으로 2억 3천3백만 달러(약 2천5백억원)를 벌어들였다. 가장 최근작이자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있는 <나를 찾아줘>도 그의 작품. 핀처는 넷플릭스의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로 온라인과 텔레비전 방송에서 모두 큰 성공을 거뒀으며 지난해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부업]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수트 앤 타이’는 그래미에서 최우수 뮤직비디오상을 수상했다.

 

12. 이건희와 이재용 (삼성 / 나이 : 72, 46 / 지난해 순위 : 새로 진입)

[현황]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3억 2천만 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6와 샤오미 같은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 브랜드가 끊임없이 압박을 가하는 중이다. 대외적으로 불안한 상황에 봉착한 삼성은 지난 7월, 자사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감소해 실적이 저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후계구도] 지난 5월 심장마비로 입원한 이건희를 두고, 아직까지 삼성 내에서 공식적으로 경영을 맡지 못하고 있는 이재용이 세계에서(수익 기준으로) 열두 번째로 큰 회사를 물려받을 준비가 되었는지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13. 지미 아이오빈과 닥터 드레 (비츠 / 나이 : 61, 49 / 지난해 순위 : 6)

[현황] 아이오빈과 닥터 드레는 자신들의 헤드폰 회사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30억 달러(약 3조 3천억원)에 애플에 매각했다. 이제 애플의 CEO 팀 쿡 밑에서 일하며 업무 지시는 수석 부회장 에디 큐로부터 받게 되었다. 쿡은 이 둘을 두고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굉장히 보기 드물죠. 음악을 아주 깊게 받아들이죠”라고 말했다.

[비결] 꾸준함. 5월에 열린 코드 컨퍼런스에서 아이오빈은 애플에 비츠를 팔기 위해 “하루도 안 빼놓고 매일같이 10년간 얘기했어요”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