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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와 너의 연결고리

2015.01.06GQ

다섯 살 때부터 아우디 팬이었다는 이 남자가 한국에 왔다. 이름은 요하네스 섀퍼, 아우디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다.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라는 직책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 생소하다. 사람들이 아우디를 사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디자인이다. 따라서 미디어는 물론 회사 내부에서도 우리 디자인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나는 그 연결고리다. 외관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브랜드로서 하나의 메시지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이 연결고리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메시지는 하나여야 하니까. 나는 독자적으로 일하지만 매우 많은 전화를 받는다. 수없이 많은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전 유럽에 걸쳐 언론과 마케팅 부서, 디자인 부서와 지속적으로 소통한다. 내 직업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거라는 걸 안다. 너무 다양한 일을 하니까.

그 하나의 메시지가 뭔가? 우리 디자인에 우연은 없다는 것.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논리적인 체계를 통해, 기능과 이유에 합당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차체의 비율, 아우디 싱글프레임의 모양과 비중부터 헤드램프 디자인 등. 차를 구성하는 다른 모든 선과 면이 어떻게 서로 만나는지에 대해서도. 아우디가 만드는 자동차에는 매우 전략적이고 철학적인 공통점이 있다. 매우 중요한 메시지다.

아우디를 사는 사람들은 일단 그 감성에 매료됐다고 말한다. 나는 디자이너니까 논리를 말하지만 고객은 그저 느끼고 좋아하면 된다. 내 역할은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아우디만큼 감정을 자극하는 디자인도 드물 것이다.

아우디가 디자인을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우리는 기술 혁신이 기본인 브랜드다. 그래서 슬로건도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다. 디자인도 매우 기술적인 영역이다. 따라서 우리 부서도 R&D, 연구 개발팀 안에 있다. 기어를 설계하거나 엔진을 개발하는 부서와도 매우 가깝다. 그렇게 모두와 소통하면서 해결책을 찾는다. 아름다움을 위해서 엔지니어가 뭔가를 해야 한다면 우리가 나서서 설득한다. 아우디는 모든 디자인을 스스로 한다. 절대 다른 스튜디오에 맡기거나 사오지 않는다. 대중과의 소통에도 집중한다. 사람들은 늘 이야기에 관심이 있으니까. 어디서 영감을 받았고 어떤 비주얼이 차와 어울리는지, 미디어와 마케팅은 어떤 캠페인을 해야 하는지. 디자인을 둘러싼 모든 이야기를 책임지는 직업이다.

아우디 디자인의 핵심은 균형 아닐까? 요란하지 않고 깔끔하니까 힘이 생긴다. 그 한 대의 균형을 위해 5년 동안 매진한다. 5년 후의 흐름을 미리 읽는 것이다. 선 하나를 1밀리미터 올리고 내릴 때도 논리가 필요하다.

일할 때 당신을 가장 흥분시키는 요소는 무엇인가? 좋은 것이 너무 많다. 많은 것이 한꺼번에 떠오른다. 그렇지 않다면 이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다섯 살 때부터 아우디 마니아였다. 아우디 본사가 있는 잉골슈타트는 작은 마을이다. 80~90년대 아우디 모델이 아직도 돌아다닌다. 지금도 멋지다. 새 아우디가 나왔다고 오래된 아우디가 늙진 않는다. 브랜드의 그런 성격 자체가 나를 충만하게 한다. 정말 멋진 것은 내가 아우디 디자인에 대해 일일이 설득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매우 감각적인 차원에서 아우디를 훌륭하게 이해하고 있다. 부모님은 디자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아우디는 아름답다”고 얘기한다. 더불어 사람들이 아우디에 대해 또 다른 차원의 이해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브랜드와 차를 이해하고 즐기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일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모델은 뭔가? 한국엔 올 하반기, 드디어 A1이 들어온다. A1은 정말 잘 만든 차다. 매우 작은 차지만 기술적으로는 그 가격의 두세 배 이상의 공이 들어갔다. A3의 디자인도 좋아한다. 콤팩트하고 낭만적이다. 자동차는 사람을 흥분시킨다. 그 소리, 아름다움, 쾌락…. 자동차의 영원한 잠재력이다. 

    에디터
    정우성
    포토그래퍼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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