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90년대생 – 3

2015.01.08장우철

2015년을 맞는 90년대생 20대 100명의 초상.

주어진 
아주대 공대를 다니다 우연치 않게 얼마 전부터 모델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좋아하는 것 가습기. 잘 때 실눈을 조금 뜨고 자는 버릇이 있어요. 건조한 날씨에 하나 구입해서 쓰고 있습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악어의 눈물.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세 가지 고층빌딩, 한강 야경, 돈가스. 서울에서 가장 끔찍한 세 가지 물가, 교통체증, 비둘기. 2015년을 보낼 최적의 주거 환경 수원의 자그마한 내 자취방. 지금 동세대를 상징하는 인물을 뽑는다면? 빈지노.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은? SNS. 당장 무엇이든 살 수 있다면? 가습기. 얼마 전 큰마음 먹고 구매한 가습기가 고장이 났습니다. 다음 대통령으로 뽑고 싶은 인물은? 반기문. 이 사진을 찍던 날의 기억 옷은 입거나 벗으면서 촬영했는데 옷을 벗었을 때 느낌이 묘했죠. 다시 편해지고 힘이 들기도, 빠지기도 했어요. 멋지다고 생각하는 브랜드 김서룡 옴므. 과대평가된 것은? 내 통장 잔고. 과소평가된 것은? 모델 주어진. 2015년 1월 1일 오후 1시 고향에 내려가 맛있는 밥을 먹는다.

고준성 
학군단 53기 장교 후보생. 진짜 진짜 믿는 것은? 노래요. 노래는 진짜 진짜 거짓말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좋아라 즐기는 가장 오래된 한국 대중문화 장사익의 ‘찔레꽃’. 초등학교 때 듣고 울었답니다. 어린 마음에 그냥 슬프더라고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 화장실 앞에서 여자친구 가방 들어 주고 있는 남자. 누가 섹시한가? 연락 안 돼서 상상만 하게 하는 그 여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은? 이어폰. 당장 무엇이든 살 수 있다면? 대박 터지는 주식. 지금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 세 가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초중고 전교 회장, 학군단. 다음 대통령으로 뽑고 싶은 인물은? 군인 신분이라서 정치적 견해를 펼치기가 힘들답니다. 이 사진을 찍던 날의 기억 처음엔 사실 쑥스러웠는데 나중엔 제가 더 과감해지더라고요. 꼭 배워서 익히고픈 우리 집 음식 엄마가 해주시는 멸치볶음. 그냥 와아~! 지금 당신의 꿈 뮤지컬 배우. 저는 노래 없이는 못 살아요. 2015년 1월 1일 오후 1시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여행, 그 사람과의 첫 여행.

권계영 
한복스튜디오 이노주단에서 디자이너 어시스턴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요즘 좋아하는 것들 화요일, 회색, 김환기, 보들레르, Mac Demarco. 진짜 진짜 믿는 것은? 내 눈.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거리에 널린 취향도 맛도 없는 숱한 카페들. 누가 섹시한가? 배우 마동석 씨. 그런데 세대란 과연 뭘까?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전체라는 틀에 주어진 꼬리표 아닐까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은? 전기장판. 서른 살? 긴 머리와 하이힐이 잘 어울리는 여자요. 당장 무엇이든 살 수 있다면? 저번 달 을지로에서 본 재봉틀이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사회적 사안은? 물가상승, 최저 인금 인상.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브랜드 이 질문이 가장 부끄러워요. 지금은 한복이요. 그냥 우리 옷이요. 꼭 배워서 익히고픈 우리 집 음식 콩국수요.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콩국물에 꼭 면발이 두꺼운 예산국수를 넣어요. 토마토, 오이, 으깬 깨, 마지막으로 못생긴 얼음 두 개를 띄워요. 2015년 1월 1일 오후 1시 고향집 부엌에서 설거지를 할 거예요.

민성식
음악, 카페 아르바이트. 요즘 좋아하는 것들 회색, 폭죽초, Cy Twombly, 색소폰. 진짜 진짜 믿는 것은? 과학. 지금 자신을 표현하는 말 민성식. 좋아라 즐기는 가장 오래된 한국 대중문화 가끔 펄 시스터즈, 김정미, 김추자를 듣는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소리 내며 껌 씹기.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세 가지 고이, 집, 오금공원. 누가 섹시한가? 부인. 동세대를 상징하는 인물을 뽑는다면? Oneothrix point never. 지금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 세 가지 6개월간의 자전거 여행, 인터넷, 결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사회적 사안은? 소외계층 지원. 이 사진을 찍던 날 버스를 두 번이나 탔다. 초행길이라 지도를 보고 스튜디오를 찾았다. 또래와 촬영하니 불편하지 않았다.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브랜드 없다. 과대평가된 것은? 강남스타일. 꼭 배워서 익히고픈 우리 집 음식 사위가 오면 부쳐주시는 배추전, 차게 먹으면 더 맛있다. 당신의 꿈 음악가. 2015년 1월 1일 오후 1시 귤을 먹는다.

김현준
2014년 11월에 아트디렉팅, 브랜딩, 패션 스타일링, 에디토리얼 디자인, 출판을 전문으로 하는 몰드 스튜디오라는 크리에이티브 컬렉티브를 만들었습니다. 요즘 좋아하는 것들 베를린, Aki Kaurismaki, Mayer Hawthorne. 진짜 진짜 믿는 것은? 가족. 지금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 차이와 반복. 좋아라 즐기는 가장 오래된 한국 대중문화 산울림의 ‘회상’을 가끔 듣습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 데헷, 헤헷, ㅇㅅㅇ.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세 가지 원남동 사거리에서 안국역으로 가는 길, 이화사거리에 있는 이화 스튜디오, 소공동 양복점 거리. 서울에서 가장 끔찍한 세 가지 비욘드 클로젯, 맵스, 압구정 로데오. 누가 섹시한가? 향이 좋은 여자. 2015년을 보낼 최적의 주거 환경 서울, 후암동, 햇빛이 잘 들어오는 집.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은? 인쇄. 지금 서울에서 힙스터란? 좋은 걸 보고 좋다고 말하는 사람. 당장 무엇이든 살 수 있다면? 잘 만든 사무용 의자. 다음 대통령으로 뽑고 싶은 인물은?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브랜드 Hermes, Comme des Garcons. 과대평가된 것은? 디지털 매체가 책을 대신할 거라는 말. 과소평가된 것은? 뮤지션 The Radio Dept. 꼭 배워서 익히고픈 우리 집 음식 닭볶음탕. 지금 당신의 꿈 멋진 잡지를 만드는 것.

백정운
신화사 모델이며 2015 S/S 서울 패션위크로 데뷔를 하였다. 지금 자신을 표현하는 말 진돗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 나는 부산 사람인데, 친구들이 “부산 사람들은 무뚝뚝하지 않냐?” 고 하면 이해가 안 된다. 서울에서 가장 끔찍한 세 가지 허세, 지방 사람이 억지로 쓰는 서울말, 택시 요금. 누가 섹시한가? 강남 사람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은? 스마트폰. 서른 살? 나를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했을 것이다. 지금 서울에서 힙스터란? 일리네어. 당장 무엇이든 살 수 있다면? 부산에 가족이 살 집을 사고 싶다. 다음 대통령으로 뽑고 싶은 인물은? 허경영. (당신의 뜻과 같든 다르든) 대통령이 될 것 같은 인물은? 문재인.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사회적 사안은?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브랜드 프라다. 과소평가된 것은? 청소년들의 학교 폭력. 지금 당신의 꿈 모델 겸 디자이너. 2015년을 기다리는 혹은 기다리지 않는 이유 기다리는 이유는 3월 런웨이에서 짜릿한 느낌을 맛보고 싶어서. 기다리지 않는 이유는 새해 첫날 해를 같이 보러 갈 여자친구가 없어서.

강초원
모델. 요즘 가장 좋아하는 것들 영화 <비긴 어게인>. 지금 자신을 표현하는 말 방황.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세 가지 남자친구 김범준, 강아지 쵸파, <원피스> 만화책이 가득한 교보문고 1층. 서울에서 가장 끔찍한 세 가지 교통체증, 교통체증! 교통체증!!!! 2015년을 보낼 최적의 주거 환경 쵸파를 키울 수 있는 집.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은? 비행기. 서른 살? 모델 아줌마? 당장 무엇이든 살 수 있다면? 서울에서의 내 집 마련. 이 사진을 찍던 날의 기억 레드, 오묘함.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브랜드 샤넬. 지금 당신의 꿈 자유로운 사람. 2015년 1월 1일 오후 1시 홍콩에서 점심 먹고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장한범
프랑스어교육과 학생, HUFSTER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Boiling Blood. 요즘 좋아하는 것들 요즘 미치게 좋은 맥 디마르코라는 미국 미친 형. 하지만 내 베스트 트랙은 언제나 모임 별의 ‘2’. 지금 자신을 표현하는 말 질투는 나의 힘. 좋아라 즐기는 가장 오래된 한국 대중문화 진미령의 ‘하얀 민들레’. 전주 여행 중 화사한 봄 햇살을 맞으려 택시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 때 나온 음악.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일종의 마조히즘 수준의 호갱님들. 서울에서 가장 끔찍한 것 1호선, 이때다 싶으면 나오는 할배들의 배틀. 아파트, 안 예쁘다. 양아치, 안 멋있다. 동세대를 상징하는 인물을 뽑는다면? 유병재. 바야흐로 병맛의 시대. 그런데 세대란 과연 뭘까? 내가 고민하는 걸 당신도 고민한다면 우린 같은 세대. 반가워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은? 문자. 누구의 팬인가? 모임 별과 모임 별의 음악. 지금 서울에서 힙스터란? 춤을 추는 자! 그들만이 힙스터. 당장 무엇이든 살 수 있다면? 건물. 다음 대통령으로 뽑고 싶은 인물은? 아직 모르겠고, 적어도 좀 똑똑한 사람. (당신의 뜻과 같든 다르든) 대통령이 될 것 같은 인물은? 김무성? ㅋㅋㅋ. 과대평가된 것은? 대부분의 우상들. 밥 딜런과 서태지보다 위대한 건 구부릴 수 있는 빨대를 발명한 사람이다. 과소평가된 것은? 구부릴 수 있는 빨대를 발명한 사람을 포함한 모든 과학자와 발명가. 꼭 배워서 익히고픈 우리 집 음식 만두가 유독 맛있다. 지금 당신의 꿈 막 투어를 다니는 음악가. 아직까진 낭만적인 꿈을 고수 중.

김가영
패션팀 어시스턴트. 요즘 가장 좋아하는 것들 김승옥, 어느새 또 듣게 되는 조월, 프랑스와 오종의 <커튼 레이저>. 진짜 진짜 믿는 것은? 거울. 지금 자신을 표현하는 말 특별한 것은 보통의 것의 포장을 뜯는 것이다. 좋아라 즐기는 가장 오래된 한국 대중문화 1960년대에 발표한 김승옥의 소설을 계속해서 읽고 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서울 패션위크를 찾은 스트리트 포토그래퍼 군단과 그들의 의도적인 먹잇감들. 누가 섹시한가? 알라스데어 맥렐란의 사진 속 오빠들. 동세대를 상징하는 인물을 뽑는다면? 영화 <경복>의 주인공 형근. 그런데 세대란 과연 뭘까? 서로를 이해하거나 멸시하기 위한 나이 계산법. 서른 살? 인생의 늦여름. 돌아오는 계절. 누구의 팬인가? 모임 별과 트램폴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사회적 사안은? 성범죄자 형량.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브랜드 에르메스. 지금 당신의 꿈 언젠가는 아내, 그때도 사람들은 “가영이.” 2015년 1월 1일 오후 1시 지금이 15년 1월 1일 오후1시라는 사실에 놀라 손톱을 물어 뜯고 있지 않을까.

홍성욱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 재학 중, 금융권 취업 준비 중. 요즘 좋아하는 것들 데이비드 핀처, Ego-Wrappin, 배우 이성민. 지금 자신을 표현하는 말 막막함. 좋아라 즐기는 가장 오래된 한국 대중문화 故 김광석의 노래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금전 차익이 목적인 리셀러들. 서울에서 가장 끔찍한 세 가지 출근 시간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땅바닥에 쌓여 있는 유흥업소 전단지, 예쁜데 남친 있는 여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은? 인터넷. 서른 살? 책임져야 할 것이 많아지면서 동시에 섹시해지기 시작하는 시기. 누구의 팬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지금 서울에서 힙스터란? 크게 유행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라면, 요즘엔 누구나 다 힙스터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 지금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 세 가지 군생활, 전공 수업, 유럽 배낭여행. 다음 대통령으로 뽑고 싶은 인물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당신의 뜻과 같든 다르든) 대통령이 될 것 같은 인물은? 박원순 서울시장.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사회적 사안은? 우리나라 자살률. 이 사진을 찍던 날의 기억 송이가 날 자꾸 벗긴 기억이 난다. 윗옷도 벗기고 바지도 벗기고 팬티 색이 맘에 안 든다고 팬티도 갈아 입히고. 과소평가된 것은? 역사. 지금 당신의 꿈 사랑받는 남편이자 아버지. 2015년을 기다리는 혹은 기다리지 않는 이유 내게 2015년은 학생 신분을 벗고 사회인으로서 도약하는 해이기 때문에.

 

 

*90년대생 100명의 대답은 특유의 말과 멋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유연하게 교정을 봤습니다.

    에디터
    장우철
    포토그래퍼
    윤송이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