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플로라 나이트의 아티스트

 

 

당신 그림은 유리 같아요. 실제 작업은 어때요? 전 일 중독이에요. 아침 일찍 작업실에 가서 저녁 늦게나 집에 오죠. 일주일에 70~80 시간은 일하는 것 같아요.

 

그럼 일 말고 평소엔 뭘 해요? 책이나 영화를 좋아하지만 음악이 더 좋아요. 가사가 아주 중요해서 얘기하는 것처럼 노래하는 음악을 많이 들어요. 그 얘기가 제 그림이 되기도 하죠.

 

당신의 모델은 누군가요? 주로 친구들이요. 하지만 그들을 있는 그대로 그리진 않아요. 전 초상화가가 아니거든요. 분위기에 맞게 머리나 눈동자 색을 바꿔요. 그래서 제 모델들이 다 비슷해 보인다는 얘기를 듣나 봐요.

 

그림 그리기 전 무슨 생각해요? 평소 메모를 많이 하는데, 그걸 글로 정리해요. 스토리를 만든달까요. 대부분이 현실과 판타지를 섞은 내 얘기예요.

 

특별한 미의 기준이 있나요? 미소년 미소녀를 많이 그리잖아요. 소년과 어른 사이의 미묘하고 어색한 순간이 흥미로워요. 막상 그들은 아주 진지한데, 어른들은 그들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죠. 그런 혼돈이 좋아요.

 

인물에 나무와 꽃, 잎과 깃털, 풍경을 더하던데, 그건 어떤 의미죠? 깃털이나 꽃이 난데없을 수도 있지만, 고전적이거나 귀족적으로 보이고 싶어서 넣는 거예요. 실제 모델들이 천둥벌거숭이인 청춘들이어도, 그림 속에선 교양 있는 귀족으로 보이게 하고 싶거든요.

 

당신 그림에서 엘리자베스 페이튼이나 데이비드 암스트롱, 그리고 알라스데어 맥레란이 떠올라요. 저만 그런가요? 저도 그들을 좋아해요. 개인적으론 18세기 화가들을 더 좋아하고요. 로코코, 낭만주의, 상징주의. 부드러운 색감도 좋지만, 그 시절엔 화가가 귀족의 초상화를 그릴 때 화가의 메시지를 넣었거든요. 당시로선 파괴적이고 파격적인 시도였죠. 전 그게 좋아요. 이중적인 의미를 넣어서, 내 것으로 다시 만드는 것.

 

그럼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죠? 17, 18세기 로코코 시대 화가들, 장 앙투완 와토,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요.

 

그림이 세련된 패션 포트레이트 같아요. 평소에도 패션에 관심이 많은가 보죠? 미술 전공을 안 했으면, 패션 학교에 다녔을 거예요. 평소 패션 잡지도 많이 봐요. 화보 속 모델들이 제 모델들과 많이 닮았어요. 사진을 보다 보면 좋은 생각도 많이 생기고요.

 

그럼 구찌와의 협업이 낯설지만은 않았겠네요. 프리다 지아니니가 내 컬러 팔레트에서 힌트를 얻어 올 가을겨울 옷을 만들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아마 < Fashion for Men > 같은 패션 잡지를 통해 절 알게된 것 같아요. 저도 구찌 컬렉션을 찾아보다가, 서로 연락하게 됐고, 4일 후엔 제가 로마에 있더라고요. 정말 모든 게 너무 빨랐어요.

 

차분하고 목가적인 것 같은데, 그렇게 빠른 곳에서 일하기 괜찮았나요? 전 패션은 좋아해도 잘은 몰라요. 그림만 그렸으까요. 프리다는 제가 그림만 그릴 수 있게 해줬어요. 전 구찌 플로라 라인을 공부한 게 다죠. 그래서 구찌의 플로라 라인을 제 방식대로 만들 수 있었어요.

 

이제 당신 그림은 벽에만 있지 않아요. 강아지랑 산책을 하고, 밤엔 클럽에도 가겠죠. 그들을 만나면 기분이 어떨까요? 플로라 나이트를 위해 지난봄엔 스튜디오에서만 보냈었는데 결과를 보니 꿈만 같네요. 멋져요. 제가 늘 꿈꾸던 판타지가 현실이 되는 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