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뵙겠습니다

젊고 웃기고 진지한, 절대 길들일 수 없는 신인 모델 8명의 포트레이트.

 

머슬 스웨트 셔츠와 빈티지 데님 팬츠는 에디터의 것. 커피색 스웨이드 가죽 벨트 가격 미정, 루이 비통. 레이스업 슈즈 가격 미정, 구찌.

이름과 나이 심명보, 26세. 모델이 되기로 결심한 순간 2011년 겨울, 모델인 친형의 촬영장에 따라갔다가 충격 받았다. 너무 멋있어서. 내가 저 자리에 있고 싶다. 저 카메라가 날 찍었으면 좋겠다. 천 번도 넘게 생각했다. 첫 촬영 부푼 꿈을 안고 촬영을 했는데, 알고 보니 손만 나오는 콘셉트였다. 그래도 내 손이 잡지에 나온 걸 보니 뿌듯했다. 당신에게 패션이란 즐겁고 자연스러운 것. 서울에서 남자 모델로 사는 일은 행복해지려면 해야 할 일이 많은 것. 모델 이후의 삶 모델 일을 못하게 돼도 운동은 계속할 거다. 당신의 영웅 모델 한승수. 꿈에서라도 하고 싶은 촬영 캘빈클라인 광고처럼 몸이 잘 드러나고 캐릭터도 뚜렷한 촬영. 늙어서 자랑하려면 한 번쯤은 찍고 싶다. 촬영장의 BGM 좀보이 ‘Nuclear’. 지금 당장 사고 싶은 물건 세 개 밝은 색의 캐주얼한 운동화, 남성용 레깅스, 조던 8 아쿠아. 죽기 전 서고 싶은 쇼 디자이너 송혜명의 쇼. 요즘 관심사 운동. 당신을 표현하는 한 문장 남들과 똑같이는 안 산다.

 

나비 자수가 수놓인 필드 재킷, 샌들 가격 미정, 모두 발렌티노. 생지 데님 20만원대, A.P.C. 회색 티셔츠 1만원대, 챔피온. 캐시미어 비니 가격 미정, 에르메스.

이름과 나이 박민혁, 17세. 모델이 되기로 결심한 순간 지난해 여름 갑자기. 첫 촬영 잡지 촬영은 아니었고, 모델 아카데미 과정 중 처음 카메라 앞에 섰다. 그땐 남들 앞에서 표정을 짓고 움직이는 게 굉장히 부끄러웠다. 당신에게 패션이란 나를 표현하는 힘. 서울에서 남자 모델로 사는 일은 멋지고 쿨하다. 모델 이후의 삶 사진 찍히는 일은 뭐든지. 당신의 영웅 모델 김원중. 꿈에서라도 하고 싶은 촬영 해변을 주제로 한 여름 화보. 촬영장의 BGM 파로브 스텔라 ‘The sun’. 지금 당장 사고 싶은 물건 세 개 태슬 로퍼, 라이더 재킷, 롱 코트. 죽기 전 서고 싶은 쇼 해외 컬렉션. 요즘 관심사 잡지들. 당신을 표현하는 한 문장 키 크고 말라서 모델이냐는 말을 아주 자주 듣는 중학생.

 

하얀색 티셔츠 3만원, 아메리칸 어패럴. 빈티지 데님 팬츠는 에디터의 것. 도트 무늬 실크 머플러 가격 미정, 생로랑. 가죽 통 가격 미정, 랄프 로렌.

이름과 나이 김정우, 24세. 모델이 되기로 결심한 순간 믿을 수 없겠지만, 군복무 때. 첫 촬영 디자이너 브랜드 룩북. 촬영 땐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나중에 사진을 보니 모든 컷의 얼굴이 다 비슷했다. 반성했다. 당신에게 패션이란 욕심. 서울에서 남자모델로 사는 일은 전쟁터 입성. 모델 이후의 삶 오랫동안 일하고 싶지만 여의치 않을 땐 주스 가게를 차리고 싶다. 큰 돈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즐겁게 살고 싶다. 당신의 영웅 네덜란드 모델 우터 필렌. 꿈에서라도 하고 싶은 촬영 더럽고 지저분한 촬영. 위험하고 힘든 촬영. 촬영장의 BGM 브루노 마스 ‘Runaway baby’. 지금 당장 사고 싶은 물건 세 개 복숭아뼈에 닿는 길이의 롱 코트, 빨간색 라이더 재킷, 엄청 긴 롱 후디. 죽기 전 서고 싶은 쇼 샤넬 쇼. 요즘 관심사 음악. 당신을 표현하는 한 문장 회색. 몇 년 전까진 지나치게 어둡고 날카로워서 검정색에 가까웠다. 일을 시작하면서 검은 물이 좀 빠지고 지금은 회색이 된 것 같다. 하지만 어서어서 흰색이 되어서 어떤 색이든 다 덧칠할 수 있는 모델이 되고 싶다.

 

빨간색 깅엄 체크 플란넬 셔츠 2만원대, 유니클로. 블랙 데님, 가죽 벨트 가격 미정, 생로랑. 헤어밴드 8천원, 아메리칸 어패럴.

이름과 나이 정용진, 26세. 모델이 되기로 결심한 순간 사진가인 친구도 도울 겸 취미삼아 촬영을 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단 마음이 들었다. 첫 촬영 스물셋에 찍은 보드복 룩북. 당신에게 패션이란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 서울에서 남자 모델로 사는 일은 남자도 감정을 마음껏 표현해도 되는 것. 모델 이후의 삶 브랜드 론칭. 당신의 영웅 브라질 모델 말론 테세이라. 꿈에서라도 하고 싶은 촬영 극한의 조건에서 아주 힘들고 어렵게 찍어보고 싶다. 날씨든, 환경이든. 촬영장의 BGM 켄트 ‘Socker’. 지금 당장 사고 싶은 물건 세 개 머플러, 부츠, 선글라스. 죽기 전 서고 싶은 쇼 릭 오웬스 쇼. 요즘 관심사 헤어스타일을 어쩔 것인가. 당신을 표현하는 한 문장 색깔 있는 모델 정용진입니다. 유치한가?

 

남색 수트 가격 미정, CH 캐롤리나 헤레라. 오렌지색 구피 티셔츠는 에디터의 것.

이름과 나이 성하균, 22세. 모델이 되기로 결심한 순간 중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모델 일을 해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당시 키는 161센티미터. 포기하고 살았는데 열다섯 살이 되자 키가 184센티미터로 확 컸다. 하라는 계시구나, 생각했다. 첫 촬영 2013년 가을 겨울 무슈엑스 룩북. 실수투성이였다. 당신에게 패션이란 나를 보여주는 것. 서울에서 남자 모델로 사는 일은 재미있는 일. 모델 이후의 삶 패션 디자이너 또는 영화 배우. 당신의 영웅 카라 델레바인, 앙드레 페직, 콜 모어. 똘기가 충만하고 삶이 흥미로운 사람들. 꿈에서라도 하고 싶은 촬영 몸을 최대한 키운 후에 다양한 콘셉트로 찍고 싶다. 지금 내 몸은 누들 같다. 촬영장의 BGM 힙합. 지금 당장 사고 싶은 물건 세 개 아우터, 패딩, 백팩. 죽기 전 서고 싶은 쇼 디올 옴므. 요즘 관심사 사람. 당신을 표현하는 한 문장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놈.

 

오버사이즈 터틀넥 가격 미정, 발렌티노. 검정색 와이드 팬츠 가격 미정, 김서룡 옴므. 이니셜 링 20만원대, H.R. 선글라스 88만원, 린다 패로우럭스 by 한독.

이름과 나이 김동현, 21세. 모델이 되기로 결심한 순간 중학교 3학년 때. 누나가 보던 쇼 영상을 같이 보면서부터. 첫 촬영 사진가 김네오가 찍어준 프로필 컷. 당신에게 패션이란 문화. 서울에서 남자 모델로 사는 일은 흥미로운 일, 힘든 일. 모델 이후의 삶 심리학자. 당신의 영웅 모델 박성진. 꿈에서라도 하고 싶은 촬영 내가 왕 역할을 하는 바로크풍 화보. 촬영장의 BGM 브루노 마스 ‘Our first time’. 지금 당장 사고 싶은 물건 세 개 코트, 구두, 넥 워머. 죽기 전 서고 싶은 쇼 해외 컬렉션. 요즘 관심사 축구. 당신을 표현하는 한 문장 나는 긍정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입니다.

 

부드러운 검정색 면 티셔츠 5만7천원, 아메리칸 어패럴. 데님 팬츠 가격 미정, 리바이스 빈티지. 목걸이와 모자는 에디터의 것.

이름과 나이 윤정재, 20세. 모델이 되기로 결심한 순간 엄마 따라서 아무 생각 없이 갔던 패션쇼. 바로 이거야,란 생각을 했다. 첫 촬영 <보그걸>. 당신에게 패션이란 행복. 서울에서 남자 모델로 사는 일은 자랑스러운 일. 모델 이후의 삶 연기. 당신의 영웅 브라질 모델 더글라스 네이트케. 꿈에서라도 하고 싶은 촬영 커버 모델. 촬영장의 BGM 라디오 헤드 ‘Creep’. 지금 당장 사고 싶은 물건 세 개 양말, 장갑, 모자. 죽기 전 서고 싶은 쇼 지방시. 요즘 관심사 디자인. 당신을 표현하는 한 문장 뭐든 다 소화하는 모델.

 

청 재킷 가격 미정, 리 빈티지. 하얀색 브이넥 면 티셔츠, 부츠 가격 미정, 모두 톰 포드. 검정색 가죽 팬츠 가격 미정, 구찌. 페도라 39만원, 록 앤 코 해터스 by 오쿠스.

이름과 나이 이상현, 22세. 모델이 되기로 결심한 순간 고등학교 1학년 때 몸무게가 115킬로그램이었다. 거울 속의 내가 비참해 보였고, 살을 빼기로 결심하면서 내친김에 모델이 되기로 했다. 첫 촬영 작년 9월 4일 푸시버튼 룩북 당신에게 패션이란 내 인생을 바꿔준 것, 나의 내면을 덮어주는 가면. 서울에서 남자 모델로 사는 일은 행복하고 감사하다. 모델 이후의 삶 생각해본 적 없다. 지금은 이 일이 전부다. 당신의 영웅 모델 나대혁, 김성현, 김도진, 에이전시 커머스의 모든 모델. 꿈에서라도 하고 싶은 촬영  커버. 촬영장의 BGM 매드 소울 차일드 ‘Dear’. 지금 당장 사고 싶은 물건 세 개 몽블랑 시계, 푸시 버튼 옷, 카이 옷. 죽기 전 서고 싶은 쇼 모든 쇼. 런웨이에선 걸어도 걸어도 아쉽다. 요즘 관심사 영어 공부. 당신을 표현하는 한 문장 나는 나. 진부하지만, 이 말만 믿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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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패션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