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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에서 생긴 일 #1

2015.02.17GQ

2015년 1월 19일부터 5일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2015 SIHH가 열렸다. 까르띠에를 중심을 한 리치몬트 그룹 산하의 브랜드와 파르미지아니, 리차드 밀 등 독립 브랜드 총 16개 브랜드가 참여한 2015 SIHH 트랜드를 소개한다.

2015년 25주년을 맞은 SIHH 전경

2015년 25주년을 맞은 SIHH 전경

까르띠에 로통드 드 까르띠에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9406MC

랑에 운트 죄네 자이트베르크 데시멀 미닛리피터

파르미지아니 톤다 1950 스켈레톤

피아제 알티플라노 크로노그래프

몽블랑 헤리티지 스피릿 오르비스 테라룸

 

1991-2015, 25th Anniversary

1991년 처음 시작된 SIHH가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1991년 제네바 팔렉스포에서 처음 열린 SIHH는 4,500 평방미터의 전시장에 5개 브랜드의 참여했었다. SIHH가 시작될 당시, 팔렉스포 내 전시장은 파리의 방돔 광장에서 영감을 받아 꾸며졌다. 각 부스의 출입구가 광장을 향하게 하고, 그 광장에서 다양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형식이었다.

25년 전과 비교해 현재 가장 달라진 점은 처음 바젤월드 기간에 함께 열렸던 것과 달리 1월에 SIHH가 열린다는 것이다. SIHH가 열리는 장소인 팔렉스포의 전시 스케줄 때문에 2009년 처음으로 3~4월에서 1월로 변경했었다. SIHH를 주관하는 제네바 고급 시계 협회(FHH)의 파비엔 루포(Fabienne Lupo) 회장은 “매년 1월에 SIHH가 열리면서 시계 트렌드를 가장 먼저 제안할 수 있고, 동시에 ‘한 해의 시작과 함께 시작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SIHH는 앞으로도 1월에 개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처음 5개에서 시작한 브랜드가 지금은 16개로 늘었다는 것도 크게 달라진 점이다. 1999년에는 브레게를 포함해 제랄드 젠타, 다니엘 로스 등 17개 브랜드가 참여했었다. 스와치 그룹의 대표 브랜드 격인 브레게가 리치몬트 그룹이 주도하는 SIHH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운데, 브레게가 스와치 그룹의 일원이 된 것이 1999년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이해가 간다. 2001년부터 브레게는 바젤월드로 갔고, 제랄드 젠타와 다니엘 로스는 불가리 그룹에 편입 되면서 SIHH를 떠났다. 그러나 그 자리는 IWC, 예거 르쿨트르, 랑에 운트 죄네, 반 클리프 아펠 등 새롭게 리치몬트 그룹의 일원이 된 브랜드가 채워나갔다. 이후 2011년, 최대 19개 브랜드까지 참여했던 SIHH는 2013년부터 16개 브랜드만 참여한다.

 

Happy Anniversary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브랜드가 다수 포진되어 있는 SIHH는 5년 혹은 10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브랜드 기념일을 위한 행사가 거의 매년 열린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계 브랜드인 바쉐론 콘스탄틴의 역사는 그 자체가 스위스 시계의 역사와도 같다고 볼 수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1928년 출시한 브랜드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에서 영감을 받은 ‘하모니’ 컬렉션을 론칭했다. IWC 역시 브랜드의 대표 컬렉션 중 하나인 포르투기스의 론칭 75주년을 맞아 ‘포르투기저’라 그 이름을 변경하고 새로운 기능을 선보일 뿐만 아니라 기술 및 디자인 면에서도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출시했다.

 

Evolution of Technology

지금까지 전통 시계 제조 분야에 사용한 적 없는 독특한 소재 혹은 신기술을 선보인 브랜드도 많았다.

오피치네 파네라이는 신복합소재인 카보테크 케이스를 사용한 루미노르 섭머저블 1950 카보테크를 선보였다. 카보테크의 기계적 특성은 세라믹과 티타늄과 같이 시계 제작에 사용되는 다른 소재 혹은 유사한 소재들의 기계적 특성보다 훨씬 우수하다. 오데마 피게는 탁월한 공학기술과 강력한 사운드의 힘이 느껴지는 혁신적인 컨셉의 시계 로열 오크 컨셉 RD#1을 선보였다. 이 시계는 8년간의 연구 끝에 달성한 3가지 특허 출원 기술로 완성되었다.

 

Hommage to Fine Watchmaking

하이엔드 브랜드가 대부분인 SIHH는 매년 파인 워치메이킹을 볼 수 있는 제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까르띠에는 브랜드 역사상 가장 복잡한 시계인 로통드 드 까르띠에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9406 MC를 선보였다. 랑에 운트 죄네는 브랜드 최초의 데시멀 미닛 리피터 워치를 선보였는데 데시멀은 10진법의 뜻한다. 일반적인 미닛 리피터가 15분 단위로 소리를 내는 것과 달리 자이트베르크 미닛 리피터는 10분 단위로 소리를 낸다. 로저 드뷔는 아스트랄 스켈레톤 컬렉션을 선보이며, 현대 스켈레톤의 독창적인 아름다움과 제네바 인증으로 대표되는 최상의 기술력을 뽐냈다. 파르미지아니 역시 톤다 1950의 스켈레톤 버전을 발표했다. 울트라씬 무브먼트의 복잡한 메카니즈을 그대로 보여준 톤다 1950 스켈레톤은 파르미지아니의 철학의 핵심을 담고 있다. 몽블랑은 헤리티지 스피릿 컬렉션이라는 새로운 컬렉션을 통해 파인 워치메이킹의 전통과 원칙을 아주 작은 디테일에까지 그대로 구현했다. 울트라씬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피아제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핸드 와인딩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시계인 알티플라노 크로노그래프를 선보이며 다시 한 번 신기록을 수립했다.

 

Tribute to Astronomy

천문학은 최근 몇 년 사이 고급 시계 브랜드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이번 SIHH에서 특히 예거 르쿨트르는 태양과 달, 별자리 등 천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다수의 제품을 선보였다. 운석을 다이얼 소재로 사용한 시계부터 지구에 작용하는 중력이나 문페이즈 표시에 영향을 주는 오타 등 시계의 정확성에 미치는 모든 영향을 상쇄시킬 해결책인 듀오미터 스페로투르비옹 등 브랜드가 가진 발명 정신과 함께 천문학의 오랜 지혜를 담은 타임피스를 선보였다. 까르띠에는 반짝이는 별이 수 놓아진 밤 하늘과 태양이 빛나는 하늘을 시계 안에 담아낸 레브 드 팬더 워치를 선보였다.

 

Women Power

시계 브랜드들이 여성을 위한 신제품을 본격적으로 내놓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번 SIHH도 예외는 아니다.

리차드 밀과 반클리프 아펠이 대표적이다. 리차드 밀은 SIHH 브랜드 전시 부스를 온통 꽃으로 꾸며 놓았고, 그 안에는 생화로 장식한 드레스를 입은 모델들을 상주시키며 여성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여성을 위한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당연하다. 반클리프 아펠은 브랜드의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코닉한 워치 카데나를 부활시켰다. 윈저 공작부인에서 영감을 받은 카데나 워치는 시계이면서 동시에 브레이슬릿으로도 연출할 수 있는 여성을 위한 주얼리라고 할 수 있다.

 

 

* 시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제네바에서 생긴 일 #2” 참조.

    에디터
    이은경(GQ Watch online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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