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색 세 권

 

분홍색은 부드럽게 훼방놓는다. 흰색처럼 깨끗한 사람에게, 빨간색처럼 지독한 사람에게 웃어 보인다. 분홍색은 언제든 벗겨질 준비가 돼 있는 권력자의 가발이다. 문학은 그 가발을 벗기지는 못하지만 가발을 알린다. 비톨트 곰브로비치의 희곡 전작이 담긴 <이보나, 부르군드의 공주/ 결혼식/ 오페레타>와 데이비드 실즈의 자전적 에세이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는 작가 자신을 포함한 상징적인 질서를 비웃는, 분홍색의 방식을 택한다. 문학적이고 웃긴 두 권이다. <여학생>에는, 다자이 오사무가 1인칭 여성 화자로 쓴 단편소설이 담겨 있다. 여자라고 다 분홍색을 좋아하진 않더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