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한 박자 느린 가게

2015.02.25박나나

싱글 재킷 85만원, 몬테도로. 페이즐리 셔츠 29만원, 초록색 반다나 10만9천원, 마드라스 체크 타이 17만원, 모두 글란 셔츠. 청바지 41만원, 소가죽 벨트 33만원, 다홍색 치노 팬츠 39만원, 도트 무늬 수영복 29만원, 모두 인코텍스. 줄무늬 후디 59만원, 남색 티셔츠 21만원, 모두 자노네 by 슬로웨어. 

 

바로 옆에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는 밀라노 솔페리노, 길 건너에 성당이 있는 파리 생제르망데프레, 도심의 오아시스 같은 공원이 있는 서울 도산대로길. 슬로웨어가 있는 곳엔 어김없이 침착한 남자들이 모인다. 패션 홀릭이나 트렌드 추종자들의 부산이나 젠 체와는 거리가 먼, 내 몸에 잘 맞고 두고두고 입을 수 있는 좋을 옷을 고르는 안목을 가진 남자들이다. 실제로 슬로웨어엔 그들을 만족시킬만 한 것들이 가득하다. 60여 년 동안 개발한 소재와 염색법만으로도 긴 줄을 세울 수 있는 팬츠 브랜드 인코텍스, 실과 패턴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는 니트 브랜드 자노네, 워싱과 트리트먼트 과정을 꼭 거친다는 캐주얼 셔츠 브랜드 글란 셔츠, 그리고 재킷부터 코트까지 만드는 아우터 브랜드 몬테도로. 얼핏 편집숍처럼 보일 수 있지만, 네 개 브랜드의 모든 공정은 슬로웨어가 직접 담당한다. 꼭 옷을 입어보지 않아도 슬로웨어 매장에선 기분 좋은 일이 많다. 옷 사이사이에 꽂힌 타셴의 사진집들, 취향에 따라 골라 들을 수 있는 LP, 옷에 꽃을 뿌려주는 향수와 그루밍 제품, 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커피와 쿠키. 슬로웨어에선 모든 걸 천천히 즐기면 된다. 

    에디터
    박나나(PARK, NA NA)
    포토그래퍼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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