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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와 GQ가 만든 플라잉스퍼, 그 첫 선

2015.03.18GQ

벤틀리 영국 본사와 GQ KOREA가 같이 만드는 두 대의 플라잉스퍼 디자인이 이렇게 완성됐다.

지금 영국 크루에서 마무리해 한국으로 보내온 디자인을 바로 공개한다. 이 차는 곧 생산에 들어가 올가을즈음 완성될 예정이다. 그때, 단 두 사람만이 이 플라잉 스퍼를 갖는 행운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BLACK EDITION 벤틀리 플라잉스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아무나 가질 수 있는 차가 아닌데, 그저 평범한 플라잉스퍼를 갖는 것도 좀 억울하지 않나? 지금 한국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플라잉스퍼는 한국 시장의 구미에 맞춰 주문한, 말하자면 맞춤형 옵션이 대부분일 것이다. < GQ >와 벤틀리는 좀 다른 생각을 해봤다. 지구에 단 한 대뿐인 벤틀리 플라잉스퍼를 갖고 싶은 한 사람을 가정해봤다. 되도록 신사의 진짜 의미를 아는 누군가를. 그래서 벤틀리 외관 디자인 총괄 디렉터 이상엽과 상의했다. 외관은 검정색과 회색의 투톤이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두 가지 색이지만 거의 범접하기 어려운 품격을 구현할 수 있는 조합이기도 하다. 반드시 갖춰야 하는 두 가지 색깔의 수트를 생각하기도 했고, 점잖으면서도 재치 있는 누군가의 옷차림을 생각하기도 했다. 인테리어에도 같은 언어를 그대로 구현했다. 게다가 디자이너 이상엽의 포부 또한 그대로 담겨 있다. 짙은 감색 가죽을 기본 주제 삼아 회색을 활용했다. 패널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피아노 블랙. 그 결과, 매우 차갑게 느껴질 정도로 단정한 실내. 냉철하고 담백한 이미지가 완성됐다. 더불어 도어 패널 가운데 붙어 있는 벤틀리 로고의 위치야말로 유일하다. 시트에 새긴 퀼트 문양은 벤틀리 전통의 격자무늬를 바탕으로 한국 문지방의 창살 무늬를 소재로 삼았다. 가만히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싶은 방, 그럴 때 멀리 보이는 남산…. 문을 열면 이 차를 만든 세 주체, 뮬리너와 < GQ >, 디자이너 이상엽의 이름이 쓰여 있다. 

 

이렇게, 어떤 부분을 열면 우리가 숨겨운 놀라운 색깔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일단 이렇게 경쾌한 주황색. 이 수납함에는 당신이 앞두고 있는 일정과 분위기에 따라 바꿔 착용할 수 있는 시계를 보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렇게, 어떤 부분을 열면 우리가 숨겨운 놀라운 색깔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일단 이렇게 경쾌한 주황색. 이 수납함에는 당신이 앞두고 있는 일정과 분위기에 따라 바꿔 착용할 수 있는 시계를 보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01 쿠션에 새긴 로고 또한 이 차의 독보적인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02 벤틀리 전통의 송풍구에 쓰인 크롬과 깊고 깊은 피아노 블랙의 조화.

01 쿠션에 새긴 로고 또한 이 차의 독보적인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02 벤틀리 전통의 송풍구에 쓰인 크롬과 깊고 깊은 피아노 블랙의 조화.

 

 

WHITE EDITION 검정색과 회색 수트가 하나의 주제라면, 또 다른 주제는 흰색 셔츠다. 어젯밤에 삶아 오늘 다린 것 같은 청결한 흰색을 떠올리면서, 우리는 영국 전통의 크림색을 썼다. 흰색보다 부드럽고 깊다. 해가 뜨고 지는 방향과 정도, 매일의 날씨에 따라 매 순간 다른 색을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은은하면서도 유일하다. 한 대의 차가 완전히 ‘내 것’이라는 느낌이 들 때, 세상은 조금 더 예뻐질 수 있다. 

 

화이트 에디션의 실내를 아우르는 주제는 갈색이다. 갈색 시트와 우드 패널을 바탕 삼았다. 여기에 두 대를 관통하는 주황색이 역시 숨겨져 있다. 그 안에는 블랙 에디션과 마찬가지로 시계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준비해뒀다.

화이트 에디션의 실내를 아우르는 주제는 갈색이다. 갈색 시트와 우드 패널을 바탕 삼았다. 여기에 두 대를 관통하는 주황색이 역시 숨겨져 있다. 그 안에는 블랙 에디션과 마찬가지로 시계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준비해뒀다.

 

 01 크림색 외관과 갈색 인테리어는 영국차의 전통이기도 하다.  02 오로지 시계만을 위한 공간이다. 몇 개의 시계를 분위기와 상황에 따라 바꿔야 하는 날도 분명히 있으니까. 03 문을 열면 보이는 플레이트. 뮬리너, < GQ >, 디자이너 이상엽. 이 두 대의 벤틀리를 만든 세 축이다. 

 01 크림색 외관과 갈색 인테리어는 영국차의 전통이기도 하다.  02 오로지 시계만을 위한 공간이다. 몇 개의 시계를 분위기와 상황에 따라 바꿔야 하는 날도 분명히 있으니까. 03 문을 열면 보이는 플레이트. 뮬리너, < GQ >, 디자이너 이상엽. 이 두 대의 벤틀리를 만든 세 축이다. 

 

우리가 벤틀리를 만드는 시간 벤틀리는 영국 체셔에 있는 크루crewe라는 작은 마을에서 만든다. 지난가을, 공장 건물은 낮고 차분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풀냄새와 거름냄새가 코끝에 살짝 걸리는 것 같았다. 이 평화로운 마을에서 벤틀리 외관 디자인을 총괄하는 한국인 디자이너 이상엽, 벤틀리 뮬리너Mulliner 총괄 디렉터 제프 다우딩과의 미팅이 예정돼 있었다. 조금은 비밀스럽게, 또한 가볍게 흥분한 채로. 완전히 새롭고 지구에 딱 한 대뿐인 벤틀리 플라잉 스퍼 지큐 에디션 두 대를 만들기 위한 회의였다.

새삼스럽지만, 벤틀리는 거의 모든 준비가 돼 있었다. 벤틀리에선 정말 가능할까 싶은 부분까지 그대로 재현해 당신만을 위한 한 대의 벤틀리를 만들 수 있다. 모든 색깔, 모든 가죽, 모든 원목. 바느질에 쓰는 실의 색깔과 핸들의 모양은 물론 세세한 디자인까지 매우 개인적으로 제안할 수 있다. 단 하나의 제약이 있다면 그건 오로지 안전. 뮬리너는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세심한 배려의 이름이다.

디자이너 이상엽은 벤틀리와 < GQ >가 같이 논의한 기본 개념 안에서 매우 새로운 품위를 창조해냈다. 우리가 지난여름에 마음을 모았던 개념은 남자의 수트였다. 세 가지 기본색인 검정색, 감색, 회색을 바탕으로 한 대를 만들기로 했다. 크림색 플라잉 스퍼는 화이트 셔츠에서 따왔다. 이 두 대의 벤틀리 플라잉스퍼는 영국 크루의 벤틀리 공장의 고요함 속에서 수작업으로 완성한 후 한국으로 인도될 것이다. 디자이너 이상엽은 이렇게 말했다. “지큐 에디션은 뒷자리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더 편하고, 오너가 이 차에 대해 ‘인생의 보상’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죠. 아마 차에 앉는 순간 폭 안기는 기분이 들 거예요.”

벤틀리 플라잉스퍼는 정말이지 폭넓은 감성의 결을 만족시킬 수 있다. 5,998cc W12 기통 트윈터보 엔진의 최대토크 1.6kg.m가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폭포수처럼 쏟아지기 시작한다. 벤틀리는 그런 차다. 넘볼 수 없는 품격 안에 악동 같은 장난끼까지 숨어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6초에 불과하다.

뮬리너 총괄 디렉터 제프 다우딩은 우리가 같이 만드는 플라잉스퍼 어딘가에 어떤 색깔을 숨겨두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뒷좌석 가운데, 우리가 만든 시계 보관함의 밝은 주황색 세부는 그래서 생겼다. 이 주황색은 블랙 에디션과 화이트 에디션 사이에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매우 엄격하고 보수적으로 보이는 검정색 수트 안감의 화려한 보라색, 흰색 셔츠에 하는 유쾌한 커프스링크처럼. 이런 식의 재치와 유머야말로 진짜 신사의 조건이기도 하니까. 우리는 이 아름다운 플라잉 스퍼의 주인이 될 누군가를 상상하면서 차분한 대화를 나눴다. 나무 패널에 쓸 원목과 가죽 색깔을 섬세하게 골랐다. 오전에 시작한 회의는 해질녘까지 이어졌다.

벤틀리와 지큐의 은밀한 프로젝트

미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세계에서 단 두대, GQ의 벤틀리

    에디터
    정우성
    자동차 디자인
    이상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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