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잔잔한 봄비 아래에 선 네 대의 자동차.

[FERRARI FF]

엔진  6,262cc V12 자연흡기 가솔린 

최고출력 → 660마력

최대토크 → 69.6kg.m

공인연비 → 리터당 5.5킬로미터

0->100km/h → 3.7초

가격 → 4억 6천만원

페라리 FF 페라리 FF를 타고 영동고속도로를 달릴 땐 그대로 다른 모든 차 위에 군림하는 것 같았다. 차마 밝힐 수 없는 속도로 추월할 때나 얌전히 달릴 때도. 한순간도 누굴 올려다본 적 없고, 어떤 상황에서도 주춤거린 적 없는 누군가와 마주하면 이런 느낌일까? FF는 ‘페라리 포Ferrari Four’의 줄임말이다. 페라리가 최초로 만든 4인승, 사륜구동이라는 의미. 그런 기세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뜻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올 때도, 도로나 트랙이 아닌 곳이라도. 하물며 이런 봄날에야…. 자동차로 추구할 수 있는 쾌락의 극단에 페라리가 있다.

 

[FORD MUSTANG 5.0L GT]

엔진 → 4,951cc V8 가솔린 

최고출력 → 422마력

최대토크 → 54.1kg.m

공인연비 → 리터당 8.9킬로미터

0->100km/h → N/A

가격 → 6천35만원

포드 머스탱 GT 얕보면 큰일 난다. 머스탱 GT의 뒷바퀴는 어떤 간섭도 받지 않는다. 밟으면 밟는 대로, 어떤 상황에선 도로 위에서 춤을 추듯 맹렬했다. 엄청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가벼운 우회전, 일상적인 유턴을 할 때도 (원한다면) 뒷바퀴를 미끄러트릴 수 있다. 이렇게 넘치는 힘이야말로 50년 역사, ‘아메리칸 머슬’ 머스탱이 쟁취한 상징과 매혹 아닐까? 머스탱 5.0L GT는 한국 시장 최초 출시를 기념해 딱 50대를 5천3백35만원에 살 수 있었다. 2월 말까지 13대가 주인을 찾았다. 나머지 37대도 예약은 이미 끝났다고, 포드 코리아가 조심스레 알려왔다.

 

[MERCEDES-BENZ SLK 200]

엔진 → 1,796cc 직렬 4기통 싱글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 184마력

최대토크 → 27.5kg.m

공인연비 → 리터당 10.6킬로미터

0->100km/h → 7.0초

가격 → 6천6백50만원

2015 메르세데스-벤츠 SLK 200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을 땐 변속 시점마다 ‘펑, 퍼벙’ 소리가 났다. 타이어와 도로 사이에서 한계를 만났을 때 틀리는 파찰음, 열어놓은 지붕으로 훅 들어오는 산 냄새…. 어떤 경험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누릴 수 있다. 일요일 밤, 2인승 로드스터, 구불구불한 산길과 곧게 뻗은 간선도로의 조합이야말로 쾌활하고 재미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대로 몰아붙였는데도, 메르세데스-벤츠 SLK의 옹골찬 차체는 흔들림 없이 우아했다. 히터를 힘차게 틀어놓고, 지붕은 열고 달린 새벽 1시 즈음이었다.

 

[AUDI A7 55 TDI QUATTRO]

엔진 → 2,967cc V6 디젤 직분사 트윈터보 

최고출력 → 313마력

최대토크 → 66.3kg.m

공인연비 → 리터당 12.7킬로미터

0->100km/h → 5.3초

가격 → 1억 5백90만원

아우디 A7 55 TDI 콰트로 소름이 돋을 정도로 부드럽다. 게다가 대형 세단과 쿠페 사이에서 잡은 균형의 위태로운 아름다움…. 이 빨강은 펄pearl 효과를 가미한 클래식 레드다. 우드 트림에는 들메나무를 썼고 목련색 가죽으로 마무리 했다. 여기에 뱅 앤 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옵션까지. 이 차는 한국에 딱 한 대뿐이다. 아우디 익스클루시브 옵션을 선택하면 이렇게 은밀한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대신, 촬영한 A7의 가격은 보통 A7 55 TDI 익스클루시브 모델보다 약 4천만원 비싸다. 1억 4천9백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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