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6 케즈 챔피언 ‘스니커즈’라는 말이 여기서 시작됐다. 고무 밑창을 쓴 최초의 운동화 챔피언을 신고 걷는 걸 본 사람들이 살금살금 기어간다(sneak)고 표현한 덕분에.
1917 컨버스 올스타 척 테일러 지구 최초의 농구화. 발의 통증을 항의하려고 본사를 찾은 농구선수 찰스 척 테일러를 홍보대사로 임명하면서, 척 테일러라는 이름을 얻었다.
1964 아디다스 스탠 스미스 원래 이름은 ‘올 레더’였는데, 테니스의 전설 스탠 스미스를 위해 이 이름을 붙였다. 지금까지 4천만 켤레가 넘게 팔린, 전설보다 더한 신발.
1966 케이스위스 클래식 스키 선수이자 테니스 선수였던 두 형제는, 스키 부츠를 응용해 최초의 가죽 테니스화 케이스위스 클래식을 만들었다. 끈을 끼우는 D링이 그 증거다.
1967 트레통 나일라이트 테니스 불모지였던 스웨덴을 테니스 강국으로 만든 비욘 보그의 발에 항상 붙어 있었다. 그 덕에 나일라이트는 프레피 룩의 필수품이 되었다.
1969 아디다스 슈퍼스타 세계 최초의 가죽 농구화. 하프 셸half shell이라는 이름의 단단하고도 상징적인 앞코는 당시 NBA 선수 약 75퍼센트의 발가락을 듬직하게 지켰다.
1972 프로 케즈 로얄 마스터 ‘로얄 플러스’라고도 불리는 이 신발은 프로 케즈를 대표하는 농구화다. 푸마 스웨이드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뉴욕 비보이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1973 반스 슬립온 < 리치몬드 연예 소동 >에서 사상 최고의 누드 신으로 꼽히는 피비 케이츠의 수영 장면보다 더 눈에 쏙 박히는 건, 숀 펜이 신은바로이신발.
1982 리복 프리스타일 이 여성용 운동화가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는 것이, 1980년대 여권 신장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을까? 어쨌든 이 신발은 여전히 여자를 위한 신발로 남았다.
1984 아디다스 마이크로페이서 무려 마이크로 컴퓨터를 발등에 장착했다. 고작 만보기 수준이었을 뿐이지만, 신은 사람들은 <백 투 더 퓨처>의 드로이안에 탄 기분에 휩싸였다.
1985 나이키 에어 조던 1 흰색만 신을 수 있었던 NBA 규정 때문에, 마이클 조던이 신고 뛸 때마다 벌금이 부과됐다. 정말 ‘미친 듯이’ 팔렸으니, 홍보비 치곤 싼값이었다.
1987 나이키 에어 맥스 1 신발 밑창에 공기가 가득 찼다는 상상, 반으로 쩍 가르지 않으면 믿을 수 없었던 그 ‘에어’를 두 눈으로 목격하게 만든 충격적인 신발.
1989 리복 펌프 펌프로 공기를 신발에 채워 발을 잡아줄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전엔 누구도 못 했다. 그 기분이 너무 황홀해서, 하루 종일 펌프를 눌렀다가 공기를 뺐다. 푹푹, 칙칙.
2000 나이키 에어 우븐 이 신발을 처음 본 날, 과연 새 천 년이 왔구나 싶었다. 밴드를 니트처럼 정교하게 짠 갑피와 쫀득한 파일론 중창. 토속과 첨단이 만든 21세기식 아름다움.
2002 아디다스 클라이마 쿨 360도, 그러니까 신발 바닥으로도 통풍이 되는 러닝화. 발바닥을 스쳐 지나가는 서늘함은, ‘하이테크’ 운동화를 신는 기분이 어떤 건지 알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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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박태일
- 일러스트레이션
- 김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