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권의 책

 

01 시장의 논리 충실한 오답 노트가 실력 향상의 비결이 되는 분야가 여기 또 있었다. 일관되고 꾸준하게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써오며, 어느덧 연애 상대처럼 가까워진 박진진이 연애 오답 노트를 내놨다. 오답노트가 그렇듯이 스스로에게 치명적인 부분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간다는 점에서 뿌듯하다. 때로는 자신의 경험으로, 때로는 당신보다 더 당신의 입장에서 내놓는 사려 깊은 답안은 두고두고 읽어봐도 좋겠다. 빨간줄이 그어진 부분은 외워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02 내가 가장 예뻤을 때 <1만 시간 동안의 남미>로 여행과 청춘을 전투적으로 탐구했던 작가 박민우가 장편소설을 내놨다. <마흔 살의, 여덟 살>이라는 아리송한 제목은 작가가 자전적 소설을 지향했다는 설명을 덧붙이면 이해가 될까? 박민우는 가장 잘 아는 자신에 관한 이야기로 보편에 가 닿기를 바란다. 미아리를 무대로 한, 이웃과 가족과 나의 비루한 이야기지만, 마흔 살에, 자신의 가장 비루했던 순간을 소중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은 귀중해 보인다. 이 책에서도 젊음은 그렇게 건실하게 유지된다. 

 

03 제 점수는요 사랑이건 우정이건 시장 바깥의 것은 없는 듯한 사회에 살고 있다. 힘껏 부정해보려고 해도, 정치와 폭력과 야만까지 앞서는 시장의 힘을 매체를 통해 실시간으로 목격하곤 한다. 김동조는 이 한계와 운명 안에서 지혜로워질 것을 주문한다. 적어도 김동조가 내놓는 풍부한 예시와 탁월한 해석은 돈은 몰라도 시장의 논리 속에서 살아가는 마음을 다스리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나를 나의 주인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이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