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의 시간은 다르게 적힌다

과연 CT60은 티파니 역사상 가장 대대적인 시계 컬렉션이라 할 만했다. 이를 진두지휘한 티파니 그룹의 총괄 부사장 존 킹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시계 종류가 참 많다. 쓰리-핸즈와 크로노그래프, 애뉴얼 캘린더 등 다양한 구성으로 준비했다. 소재와 사이즈, 다이얼 컬러, 스틸 브레이슬릿, 다이아몬드 세팅까지 다 나누면 모델은 총 23가지다.

 

남성용 시계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특히 흥미롭다. 기존에도 아틀라스나 마크 같은 남자 시계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본격적이지는 않았다. 우선 남성용 시계를 제대로 소개하고 싶었다. 매장에 와서 시계를 찾는 남자 고객이 꽤 많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보통 삶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티파니를 찾는다. 여자들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나 목걸이가 그런 것처럼, 남자들에게는 시계가 이런 상징성을 지닌 물건이다. 그러니 우리가 남성 시계를 론칭한 것도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솔직히 티파니는 시계 브랜드라기보다 주얼리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이 한계나 극복해야 할 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티파니이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우리는 이미 1874년 스위스 제네바에 시계 매뉴팩처를 설립했을 정도로 시계 사업 부문에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CT60 컬렉션의 디자인적 핵심은 무엇인가? 티파니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냈다는 점. 달리 말하자면 클래식하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러한 방식으로 시간을 초월한 디자인을 구현하고자 했다.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클래식한 인덱스를 썼을 거라고 상상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생각보다 훨씬 캐주얼한 디자인이어서 좀 놀랐다. CT60은 1945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선물로 받은 빈티지 티파니 시계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것이다. 물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오리지널의 디자인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인덱스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처음부터 가장 티파니다운, 미국적이면서 단정하고 우아하되 다른 시계와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기획했고, 방대한 브랜드의 아카이브를 뒤져 이 시계를 발굴해냈다.

 

그 당시에는 이런 인덱스 디자인이 유행했나? 1940년대 미국, 특히 뉴욕에서는 그랬다.

 

그럼 일종의 레트로 콘셉트라고도 할 수 있겠다. 맞다. 그래서 복고적인 감성도 느껴진다. 이 시기의 디자인에는 단순하지만 우아하고, 세련된 멋이 있다.

 

CT60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CT는 창업자 찰스 티파니의 이니셜에서 따온 것이고, 60이라는 숫자는 1853년 티파니 부티크 정문에 설치했던 거대한 시계 ‘뉴욕 미니트’를 상징한다.

 

아틀라스 컬렉션은 대부분 쿼츠 모델이었던 데 반해 이번에는 기계식 무브먼트가 주를 이룬다. 시계 업계 및 소비자 인식의 변화와 많은 관련이 있다. 고객들은 예전보다 훨씬 더 섬세해졌고, 기계식 시계를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제품의 품질에 민감하다. 우리도 여기에 발맞춘 것이다. 

 

시계의 심장, 무브먼트는 어디에서 공급받나? 캘린더 워치에는 듀보아 뒤프라, 크로노그래프 모델에는 라주페레, 쓰리 핸즈 모델에는 셀리타의 무브먼트를 썼다. 기능성과 작동 안정성이 뛰어난 데다, 우리가 원하는 디자인에도 부합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컬렉션을 좀 더 확장할 계획이 있나? 듀얼 타임이나 투르비옹 같은 컴플리케이션 모델을 기다려도 될까?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 중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복잡한 컴플리케이션 시계를 만들기 위해 무리하게 힘을 쏟기보다는 브랜드의 캐릭터와 디자인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모델에 집중하는 것이 좀 더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우리가 제일 잘하는 일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