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스티븐 달드리

영화 <트래쉬>는 스티븐 달드리가 감독한 네 편의 전작과 많이 다르다.

 

스티븐 달드리는 2000년 <빌리 엘리어트>로 데뷔했다. 그로부터 2년 후엔 <디아워스>를 연출하고, 한참 후인 2008년엔 <더 리더 – 책읽어주는 남자>만들었다. 2011년엔 (끝내 국내에선 개봉하지 않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을 선보이며 자신이 시끄럽진 않지만 믿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든다는 걸 보여줬다. 반면 이번에 그가 감독한 <트래쉬>는 네 편의 전작과는 많이 다르다. 달드리의 영화는 그동안 섣불리 희망을 얘기하지 않았다. 누구나 살면서 마주할 수 있는 성장의 고통을 섬세하게 저미는 쪽이었다. 그에 비해 <트래쉬>는 배경은 쓰레기 더미의 마을이지만 메시지는 단순하다. 희망, 정의, 우정. 어쩐지 자기계발서 같아 피하고 싶은 메시지를 아이들의 표정으로, 밝고 진한 색으로, 어설프지만 큰 소리의 영어 대사로 보여준다. 에너지로 가득한 달드리의 첫 번째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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