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늘로 지은 집

사진일까? 모자이크일까? 혹은 그림일까? 추영호의 작품은 정의가 어렵다.

얼굴인가 하면 슬레이트 지붕이 보인다. 파도 안엔 파란 기와가 숨어 있다. 그렇게 멀리서 보면 하나의 그림인가 싶지만, 캔버스를 채우고 있는 건 모두 추영호가 찍은 사진들이다. 그가 촬영한 수많은 형태의 집들이 빈틈없이 붙어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집들은 물감이 되기도, 입체감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비늘 린자를 쓴 <鱗 린>이란 전시명이야말로, 작업의 속성을 명확히 드러내는 이름이 아닐까? 수없이 많아 없어도 그만인 것 같지만 한군데 떨어져나가면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비늘처럼, 그의 작품 속 모든 집에는 추영호의 집착적 애정이 듬뿍 들어 있다. 일일이 붙이고 채색을 더하는 전력투구의 흔적과 함께. 5월 13일부터 5월 19일까지.
 램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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