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에게 물었다 -1

서울에 사는 스무 명의 ‘주니어’에게 초보 또는 신입으로 사는 것에 대해 물었다. 겉은 대순처럼 푸르되, 속은 장강처럼 깊디 깊었다.

 

조항현

나이 27세. 회사와 직책 DUFFEL INC 제너럴 스태프. 경력 1년 8개월째.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머문 도시 대전. 지금 하는 일을 선택한 이유 하고 싶었고, 해야만 했다. 일을 하며 ‘진짜 멋지다’라고 생각한 사람 안태옥. 요즘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물건 이번에 새로 만든 원단. 색깔, 밀도, 촉감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진짜 좋은 원단이다. 옷까지 만들고 보니, 어서 브랜드를 만들고 직접 디자인한 원단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질 옷을 만들고 싶다. 요즘 자주 가는 바 연남동 토끼 바. 10년 뒤 카레 식당을 열 것. 여름휴가 백팩킹을 계획 중이지만 장소는 못 정했다. 서해안 무인도나 대마도쯤. 서울이란 복잡하고, 항상 바쁘고, 24시간 내내 밝다. 인스타그램 @johanghyun

김문선

나이 26세. 회사와 직책 SLWK 디자이너. 경력 5개월. 지금 입은 옷 밀리터리 유틸리티 셔츠와 데님 팬츠. 모두 SLWK 제품이다. 특히 셔츠는 2010년에 산 건데, 아끼는 셔츠 중 하나다. 어울린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졸업 후 첫 번째 직장과 일 SLWK. 지금 하는 일을 선택한 이유 학교를 다니는 동안 므스크 샵에서 인턴도 했고, 매거진 어시스턴트로도 일했다. 그러는 동안 내 이름을 건 브랜드를 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SLWK는 원단 제작을 제외한 모든 공정을 직접 진행하는 브랜드다. 그만큼 배울 점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최근 심장을 요동치게 한 물건이나 마음을 흔든 사건 새로운 SLWK 라인의 옷들. 직접 작업에 참여해서 애정이 많다. 커피 한 잔. 커피보단 몸에 좋은 음료를 마시려고 노력한다. 자주 가는 바 바라고 말하긴 좀 그렇지만, 한라산 소주를 파는 포장마차에 자주 간다. 여름휴가 일본에 갈 생각이다. 인스타그램 @moonsunk

하지민

나이 28세. 회사와 직책 닥터 브로너스 코리아 PR팀 사원. 경력 9개월째.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머문 도시 부산이 고향이다. 직장 생활도 9개월, 서울 생활도 9개월째. 남에겐 없는 자신만의 재주나 기술 뭐든 더 예뻐 보이게 할 수 있달까. 일을 하며 ‘진짜 멋지다’라고 생각한 사람 뮤지컬 배우 김호영. 자기 자신을 브랜드로 만드는 데 천재적이다. 요즘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물건 톰 포드 프라이빗 블렌드의 Oud Wood. 나무 향을 좋아하는데 계속 코끝에 맴돈다. 지겨워진 유행 ‘자칭’ 힙스터. 주니어가 갖춰야 할 태도 혹은 자질 자신만의 맥락을 만드는 것. 그래야 작은 것에 흔들리지 않는다. 커피 고등학생 때 별명이 커피였다. 요즘 자주 가는 바나 레스토랑 녹사평의 베를린. 녹사평이 훤히 보이는 창가와 음악 때문에. 서울이란 경계선. 모두 아슬아슬하게 보여서. 인스타그램 @havepp

정진원

나이 29세. 회사와 직책 <엠프리미엄> 패션 에디터. 경력 1개월.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머문 도시 춘천. 고등학교를 춘천에서 다녔다. 가장 마음 편한 곳이다. 졸업 후 첫 번째 직장과 일 <지큐> 패션팀 어시스턴트. 지금 하는 일을 선택한 이유 재미있어서. 성격이 급한 편이라 긴 호흡으로 일하는 것보단 매달 마감하는 게 좋다. 이 일을 얻기 위해 포기한 게 있다면 여자친구. 이 일을 하며 ‘진짜 멋지다’라고 생각한 사람은 <지큐> 패션 디렉터 강지영. 이유는 비밀이다. 요즘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물건이나 사건이 있다면 올여름 뮤직 페스티벌 라인업. 어디부터 갈지 신나게 고민 중이다. 주니어가 갖춰야 할 태도 겸손과 자신감. 그리고 재빠른 눈치. 요즘 자주 가는 곳 이태원 해방촌의 알마또. 맛있는 알리오 피자를 만든다. 여름휴가 바다라면 어디든. 수영도 배우고 스쿠버다이빙 자격증도 따뒀다. 서울이란 귀향이란 단어부터 떠오른다. 서울이 좋지만 평생 살 곳은 아니다.

이채린

나이 26세. 회사와 직책 <W KOREA>피처 에디터. 경력 5월이 되면 딱 1년. 지금 입고 있는 옷 클럽 모나코의 크롭트 톱과 스커트.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머문 도시 미국 뉴저지. 지금 하는 일을 선택한 이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글을 쓰는 게 좋았다. 학생 때 <지큐> 피처팀 어시스턴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이 일이 진짜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지겨워진 유행은 허니버터로 시작하는 모든 것. 지금 업무 중 가장 중요한 건 빠른 원고 마감. 커피 커피보다 홍차나 녹차. 요즘 자주 가는 곳 신사동 신구초등학교 앞 하이볼 가든.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낮술은 역시 하이볼이다. 인스타그램 @chairynlee

여성준

나이 24세. 회사와 직책 이태원 엉두트와 브라세리 주방 보조. 경력 3개월. 지금 입고 있는 옷 붓이라는 브랜드의 조리복.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머문 도시 뉴욕 브루클린. 지금 하는 일을 선택한 이유 열다섯 살 때, 쌀을 못 드시는 어머니를 위해 제과제빵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 후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됐고 웃으며 요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요즘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물건이나 사건 사진가 로베르 두아노의 사진 ‘빗속의 첼로’. 사람은 비를 흠뻑 맞으면서 첼로에 우산을 씌워주는 사진이다. 언젠가 내 몸 대신 칼가방에 우산을 씌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주니어가 갖춰야 할 태도 뭐든 받아들이려는 하얀 도화지 같은 마음 그리고 겸손. 요즘 자주 가는 곳 의정부의 1인 레스토랑 부엌. 셰프 혼자 모든 걸 하는 곳이다. 나도 언젠간 그런 레스토랑을 오픈하고 싶다. 여름휴가 터키 카파도키아의 하늘. 열기구로 8시간 동안 하늘을 날 수 있다. 인스타그램 @yeosungs

김성준

나이 26세. 회사와 직책 21드페이 홍보 및 기획팀. 경력 13개월째. 지금 입은 옷 교복과도 같은 청바지와 티셔츠. 쉽게 벗지 않는다.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머문 도시 광란의 라스베이거스. 학교를 졸업한 후 첫 번째 직장과 일 음악을 공부했는데, 직장은 아니지만 뭔가 시작했다고 생각한 건 역시 음악. 남에겐 없는 자신만의 재주 졸고 있는 선배 괴롭히기. 요즘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물건 휴대전화. 휴대전화에 대표님이라는 표시가 뜨면 마음도 전화기도 요동친다. 지금 업무 중 가장 중요한 것 목적의식. 이유도 모른 채 일하면 결과는 진짜 끔찍해진다. 그럴 땐 자연스럽게 선배에게 토스. 끝. 서울이란 복잡한 이곳에서 내 자린 어딜까. 카카라는 강아지를 키운다. 인스타그램 @kaka.papa

박중은

나이 26세. 회사와 직책 테일러블 포 우먼 매장 스태프. 경력 4개월째. 지금 입은 옷 발렌티노 티셔츠, A.P.C 데님 팬츠.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머문 도시 뉴욕. 학교를 다니느라 4년 정도 살았다. 첫 번째 직장과 일 방콕에서 Rudimentary라는 액세서리 브랜드의 디자이너로 일했다. 지금 하는 일을 선택한 이유 테일러링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서. 최근 심장을 요동치게 한 물건이나 마음을 흔든 사건 릭 오웬스의 성기 노출 사건. 주니어가 갖춰야 할 태도 빠른 눈치. 지금 업무 중 가장 중요한 것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커피 하루에 세 잔 정도 마신다. 아침에 한 잔, 점심 먹고 한 잔, 네다섯 시쯤 한 잔. 자주 가는 바 이태원 이맥집. 느긋하게 취할 수 있는 곳이다. 10년 뒤 신발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마 신발 디자인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름휴가 뉴욕 인스타그램 @jthepark

이세형

나이 28세. 회사와 직책 신선해 스튜디오, 사진가 신선혜 어시스턴트. 경력 2년 2개월. 지금 입은 옷 베르사체 패러디 티셔츠와 친구가 직접 디자인한 스네이크 무늬 팬츠.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머문 도시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8학년까지 다녔다. 졸업 후 첫 번째 직장과 일 졸업식 다음 날 신선해 스튜디오에서 술이 덜 깬 채로 면접을 봤다. 지금 하는 일을 선택한 이유 자신 있는 일이라서. 일을 하며 ‘진짜 멋지다’라고 생각한 사람은 모델 박성진. 남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색이 분명한 사람. 그러면서 최고로 인정받는 사람. 요즘 심장을 요동치게 하는 물건이나 사건이 있다면 나비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지겨워진 유행이라면 힙합 흉내 내기. 기형적으로 왜곡됐다. 주니어가 갖춰야 할 태도 당장 사소한 관심을 받으려 하지 말 것. 요즘 자주 가는 곳 이태원 경리단길 더 버틀 숍. 여긴 여름밤이 제일 좋다. 인스타그램 @fxckfakez

이도규

나이 26세. 회사와 직책 HEICH ES HEICH 디자인팀 디자이너. 경력 5개월 차. 지금 입은 옷 이번 시즌 HEICH ES HEICH의 코트. 네이키드 앤 페이머스의 팬츠와 나이키 스니커즈.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머문 도시 고향이 부산이다. 졸업 후 첫 번째 직장과 일 HEICH ES HEICH. 지금 하는 일을 선택한 이유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라서. 최근 심장을 요동치게 한 물건이나 마음을 흔든 사건 가리모쿠 소파. 최근에 새로 이사를 해서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 주니어가 갖춰야 할 태도 여유, 다음 단계를 생각해보는 센스. 자주 가는 바 근사한 바나 레스토랑보다 편한 동네 술집을 선호한다. 여름휴가 부산에 가서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고 편하게 쉬다 올 예정. 서울이란 차가움과 뜨거움. 처음에는 서울을 차갑고 낯설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오히려 뜨겁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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