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의 성장판은 닫히지 않았다

정현이 윔블던 본선에 출전한다. 시합 결과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오래전, 테니스 선수 정현을 인터뷰했다. 당시 윔블던 주니어 대회에서 준우승한 후였다. 정현은 양치질할 때 꼭 여섯 번만 헹구는 징크스가 있는, (키가 커진다는) 쫓기는 꿈을 자주 꾸는, 아직도 성장판이 열려 있는 명랑 18세였다. 성인 무대를 앞둔 정현은 그 무엇보다 키가 크길 바랐다. 이제 다행히 3센티미터 커서 186센티미터가 됐다. 정현이 간절히 바란 187센티미터까진 아직 모자라지만 여전히 크는 중이다. 실력도 마찬가지일까? 2015년 3월 마이애미 오픈에서 승리했다. 최상위 랭킹이 많이 참가하는 마스터즈 1000급 대회에서 한국인으로는 이형택 이후 두 번째 승리. 덕분에 세계 랭킹이 69위까지 올랐다. 부산오픈에서 우승, 서울오픈에서 준우승을 하며 꿈의 무대인 그랜드슬램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롤랑 가로스(프랑스 오픈)에서 예선 탈락, 잔디 코트 적응을 위해 출전한 톱셸프 오픈과 애건 챔피언십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를 두고 윔블던 본선 대회에서 정현의 성적을 우려하기도 했다. 완벽에 가까운 백핸드에 비해 포핸드와 서브가 더디게 성장한다는 지적도 있다. 모두가 걱정하는 마음이겠지만, 당장의 성과보다 정현의 다른 면을 보고 싶다. 그의 인상적인 말. “쉬엄쉬엄 훈련하면 엄청 기분이 나빠요.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톱 텐이 꿈이냐는 질문에는 트로피를 들고 있는 우승을 상상한다고 답했다. 2015년 6월 11일 윔블던 대회 공식 홈페이지는 정현을 대대적으로 다뤘다. 로저 페더러가 여덟 번째 우승을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노박 조코비치? 앤디 머레이의 명예회복? 언제나 이변이 많아 흥미진진한 윔블던을 기다린다. 그리고 정현을 아주 천천히 응원하고 싶다. 정현의 목표는 한국 최고의 선수가 아니라, 언제나 우승이니까. 그의 성장판은 우승까지 닫히지 않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