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여름 노래 – 파리, 마이애미, 시칠리아

노래가 곧 도시 같은 추천 여름 노래 – 파리, 마이애미, 시칠리아 외.

 

[MIAMI]

‘Space Jam’ 쿼드 시티 디제이스, 1996 <스페이스 잼>을 보고 ‘I Believe I Can Fly’만 기억한다면 섭섭하다. ‘Space Jam’의 내달리는 마이애미 베이스 리듬이 영화의 속도감을 끌어올린다. 마이애미는 겨울에도 평균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도시다. 

 

[PARIS]

‘Chambre Avec Vue’ 앙리 살바도르, 2000 ‘Chambre Avec Vue.’ 그러니까 전망 좋은 방에서, 여든을 훌쩍 넘긴 앙리 살바도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노래에 춤에 코미디까지 거뜬히 해내던, 파리의 여름같이 화려한 그의 젊은 날을 추억했을까? 

 

‘Once upon a Summertime’ 쳇 베이커, 1978 1960년대, 쳇 베이커는 유럽을 배회했다. 그때 미셸 르그랑이 쓴 이 곡을 알았다. 유럽에서 자주 연주했다고 전하지만, 실제 녹음은 미국으로 돌아오고 한참 후인 1978년에 이루어졌다. ‘여름’이 아닌 ‘지난여름’이 어울리는 연주자는 지금껏 쳇 베이커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BALTIMORE]

‘Summertime Clothes’ 애니멀 콜렉티브, 2008 이 곡이 실린 < Merriweather Post Pavillion >은 팝송 문법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앨범이다. 제목은 볼티모어에 있는 야외 공연장을 가리킨다. 멤버 네 명은 볼티모어에서 나고 자란 친구 사이. 이 노래는 무더위 속에서 기꺼워하던 두 사람이 함께 거리로 나가 행복하게 걷는 장면을 묘사한다. 그 거리는 분명 볼티모어일 것이다.

 

 

[ATLANTA]

‘Check’ 영 터그, 2015 랩인지 노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따라 하려야 따라할 수가 없는 그런 목소리. 남부 힙합은 괄시와 편견 속에 성장해왔고 이젠 가장 독창적인 래퍼가 거기서 나온다. 아득하고 끈적한 곡의 질감 또한 그렇다.

 

[NASSAU]

‘Funky Nassau’ 더 비기닝 오브 디 엔드, 1971 바하마의 수도 낫소가 어디 있는지는 몰라도, ‘Funky Nassau’를 이끄는 주선율만큼은 분명히 들어본 적이 있다. 바하마가 영국령일 때 발표된 노래지만 자랑은 이렇게 한다. “런던은 빌어먹을 너무 춥지만 낫소엔 태양이 있다.”

 

[VENEZIA] 

‘Anonimo Veneziano’ 스텔비오 치프리아니, 1970 <베니스의 사랑> OST 수록곡이지만, 영화보다 사운드트랙이 더 유명하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Gabriel’s Oboe’가 푸르른 숲이라면, ‘Anonimo Veneziano’의 오보에엔 항구만의 정취가 물씬 묻어난다.

 

[LAGOS]

‘When the Going Is Smooth & Good’ 윌리암 온예보어, 1985 뼈대만 남기고 다 덜어낸 시원한 소리. CD나 LP보다 테이프로 들어보고 싶은 질감에, 언뜻 ‘로우파이’한 신시사이저가 ‘뽕짝’ 같기도 하다. 그러니 비행기보단 고속도로에서, 에어컨보단 부채를 들었을 때 더 알맞다. 저열한 소리의 즐거움을 아는 윌리암 온예보어는 최근 몇 번의 음반 재발매, 컴필레이션 다큐멘터리를 통해 재조명받은 나이지리아의 음악가다.

 

[NEW ORLEANS] 

‘Summer Song’ 데이브 브루벡, 1962 데이브 브루벡이 여러 보컬리스트와 작업한 < The Real Ambassadors >에 실렸다. 이 곡의 보컬은 루이 암스트롱. 그의 고향 뉴올리언스는 한없이 나른하고 평온했던 걸까? 

 

[NEW YORK] 

‘Manhattan’ 블로섬 디어리, 1958 7월의 맨해튼을 그렸다. 블로섬 디어리는 이 쾌활한 뮤지컬 곡을 느리게 편곡해서 불렀다. 맨해튼의 여름을 고요하게 내려다보는 그녀의 시선이 있다. 

 

[MANILA]

‘Awitin Mo, Isasayaw Ko’ VST, 1978 출중한 프로듀싱과 연주력은 미국의 디스코 밴드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하지만 필리핀어가 미국의 디스코와는 전혀 다른 곳으로 데려간다.

 

[SICILIA]

‘Estate’ 크리스 앤더슨 앤 사비나 슈바, 1998 ‘에스타테’, 이탈리아어로 여름이다. 지난여름의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 이탈리아 작곡가 브루노 마티노의 곡. 이탈리아 사람이라면 잘 아는 곡이고, 미국에서도 여러 가수가 영어로 번안해 부르면서 꽤 유명해졌다. 이 곡은 크리스 앤더슨의 피아노 반주도 좋지만, 사비나 슈바가 이탈리아어로 부른다는 점이 흥미롭다. ‘에스타테’라고 노래하며, 이탈리아의 여름을 상상하게 한다.

[LAS VEGAS] 

‘June Night’ 켄 페플로프스키, 1990 클리프 프렌즈가 보내고 싶은 ‘6월의 밤’은 라스베이거스에 있었을까. 할리우드 영화음악 작곡가로 명성을 날리던 그는 일거리가 줄어들자 라스베이거스로 이주해 남은 생을 보낸다. 켄 페플로프스키의 클라리넷이 화려한 쇼 뒤의 개인을 수식하듯이 소탈하고 가볍게 스윙한다. 

[JAKARTA]

‘Cintaku Setiamu’ 라피카 두리, 1984 연주와 편곡에 일본 시티팝의 영향이 있다. 열도의 동질감이 있었을 것이다. 다만 이 곡에서는 동남아시아 사람의 착하고 부드러운 심성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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