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여름 노래 – 샌프란시스코, 마드리드

노래가 곧 도시 같은 추천 여름 노래 – 샌프란시스코, 마드리드 편.

[SAN FRANCISO]

‘Light My Fire’ 더 도어스, 1967 도어스는 LA에서 결성됐지만 10만 명의 젊은이를 불러 모은 1967년의 진보적이고 쾌락적인 사회현상 ‘Summer of Love’에는, 간지러운 스콧 맥켄지의 ‘San Francisco’보단 ‘Light My Fire’가 어울린다. 도어스는 그해 초 데뷔 앨범을 발표했고, 짐 모리슨은 불을 지르자고 했다. 

 

[NASHVILLE] 

‘Sandy’ 로니 앤 더 데이토나스, 1965 폴 젠슨은 첫사랑도 못해본 대학생처럼 부른다. 그런데 컨트리 뮤직의 도시 내슈빌은 애들이 놀 만한 곳은 아니다. ‘샌디’만이라도 이 깨끗하고 순진한 청년을 알아봐주면 좋을 텐데.

[CALI]

‘Undelivered Letter’ 콴틱 앤 히스 콤보 바바로 2009 ‘바바로’는 스페인어로 야만인을 말한다. 콴틱은 소울/훵크를 중심으로 중남미 음악을 수집해온 멀티-인스트루멘탈리스트다. 이 곡이 수록된 < Tradition In Transition >는 콜롬비아에 반해 이주를 감행한 그가 그곳의 연주자들과 함께 만든 앨범이다. 스트링 세션의 극적인 전개가 무척 아름답다. 심지어 야만인의 서정을 배우고 싶게 만든다.

 

[MADRID]

‘Bongo Bong’ 마누 차오, 1998 메스티소(유럽인 남성과 인디오 여성의 혼혈) 레벨 뮤직 하면 시끌벅적 요란한 음악을 떠올리지만, 마누 차오의 재능은 단순하게 또 짧게 핵심에 이르는 데 있다. 아주 간단한 반주로 마드리드와 킹스턴의 햇빛을 교차시키는 ‘Bongo Bong’을 들어보면 알 것이다.

 

[LONDON]

‘Rudie Can’t Fail’ 더 클래시, 1979 런던의 햇빛을 찬양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런던 사람들이 얼마나 냉소적인지도 잘 안다. 사람들은 펑크가 왜 런던에서 나왔는지 이해한다. 하지만 더 클래시는 자주 파티 음악에 냉소를 결합하곤 했다. 그러고 보면 싫어하는 게 다른 사람과는 정말 친구가 될 수 없다.

 

[LAS PALMAS]

‘Palmitos Park’ 엘 구인초 2008 엘 구인초의 국적을 유추하기는 어렵다. 스페인어로 부르지만, 스틸 드럼이 적극 사용되고, 무정형의 리듬으로 넘어갔다가, 로큰롤처럼 단순하게 밀어붙이다가 한다. 샘플링으로 만들어졌다지만, 그 감각을 유추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비치보이스풍 화음이 덧붙은 ‘Palmitos Park’가 반드시 여름에 들어야 하는 노래인 건 확실하다. 팔미토스 공원은 라스 팔마스에 있다. 라스 팔마스는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에 있는 도시다.

 

[PORTLAND]

‘Feel It All Around’ 워시드 아웃, 2009 지금 전 세계 ‘젊은이의 양지’로 회자되는 포틀랜드를 배경으로 한 코미디 드라마 <포틀랜디아>의 오프닝 테마였다. 당시 칠웨이브는 젊은이의 귀를 ‘씻어내는’ 음악이었다. 칠웨이브가 뭐냐고 물으면 이 곡을 틀어주면 됐다.

 

[GOTHEBURG]

‘Miami’ 터프 얼라이언스, 2007 어째서 제목이 ‘Miami’인지 연주곡이라 알 수 없다. 스펠링을 알아도 읽을 수 없는 스웨덴 예테보리 출신의 듀오다. 예테보리는 스톡홀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항구도시. ‘Ecstasy, Miami’라는 반복적인 두 단어의 등장까지 감안해 짐작은 할 수 있지만 더 이상 말할 만한 건 아니다. 발레아릭 비트 위에 얹은 멜로디가 젊고 싱싱하다. 절대로 마이애미를 싫어한 적은 없을 것이다.

 

[AGADEZ]

‘Amidinine’ 봄비노, 2013 봄비노는 니제르 북부 사막의 소수민족인 투아렉족이다. 2010년, 투아렉 분리주의자들의 저항 당시 니제르 정부가 기타 연주를 금지시키자 봄비노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나는 기타를 총으로 본 적이 없어요. 망치로 봤을 수는 있죠. 투아렉 사람들이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돕는.” 봄비노는 ‘사하라 사막의 지미 헨드릭스’라고 불린다. 사막의 모래바람과 태양이 이 노래처럼 가까웠던 적이 없다.

 

[GLASGOW]

‘Girls of Summer’ 아랍 스트랩, 1999 여름이라고 푸른 날만 기다리는 건 아니다. 여름날에 만나는 회색의 날에는 이 노래를 들어보면 좋겠다. 나른하다가 시끄럽다가 질주하는 8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여름의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 원곡보다는 라이브 앨범 < Mad for Sadness >에 실린 버전을 추천한다.

 

[ZAANDAM]

‘January, Feburary’ 더치 리듬 스틸 & 쇼 밴드, 1976 ‘January’부터 ‘December’까지 열두 달을 차례대로 외치는 가사다. 남미 수리남 출신이지만 네덜란드에서 주로 활동했다. 여름이 그토록 짧은 곳에서, 수리남처럼 1년 내내 여름이기를 바라며 이 곡의 스틸 드럼을 저돌적으로 밀어붙인 걸까. 스틸 드럼이 여름 악기라는 말은 과장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음에도 스틸 드럼으로 연주된 좋은 창작곡은 드물다. 일단 하나는 알았다.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