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도시의 여름 노래 – 도쿄, 킹스턴

로스앤젤레스, 리우데자네이루, 호놀룰루, 서울, 이비자, 도쿄, 킹스턴, 아바나, 베이루트, 시칠리아, 자카르타, 마드리드…. 노래가 곧 도시 같은 88곡의 여름 노래.

[TOKYO]

 

‘Summer Nerves’ 류이치 사카모토 & 더 카쿠토우기 세션 1979 심각하지 않은 류이치 사카모토를 즐기는 기쁨. 알고 보니 재미있는 경우야말로 진짜 친구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었던가? YMO와 <마지막 황제> 사이, 류이치 사카모토의 여름 한정 레게.

 

 

‘Summer Connection’ 오누키 타에코 1977 작은 관현악 합주에 준하는, 꽤 규모가 큰 편성인데도 소풍날 아침처럼 잔뜩 신이 난 오누키 타에코의 목소리 덕분에 상쾌하게 들린다. 바다보단 어쩐지 유원지나 공원을 연상케 하는 잔디처럼 푸릇푸릇한 노래. 산책하다 신이 나면 좀 달려도 좋겠다.

 

 

‘Velvet Motel’ 오오타키 에이이치 1981 동행이 있는데 “외로운 밤”이라 덤덤히 말하는 오오타키 에이이치의 긴 여행. “은은한 파란 불, 비에 빛나는 아스팔트.” 혼자 떠나는 자동차 여행의 사운드트랙으로, 일본 시티팝의 주춧돌 같은 음반 < Long Vacation >을 권한다.

 

‘연하의 선원’ 이마이 미키 2006 이마이 미키는 이 고혹적인 노래를 마흔넷에 불렀다. 애타는 밤 부두의 풍경이 펼쳐진다. “오늘 밤 두 사람이 타는 배는 새벽에 지는 모래배/ 하룻밤에 천일의 밤을 살기에 목숨을 아끼면 사랑할 수 없어요.”

 

‘Tokyo Play Map’ 사와 타마키 1970 < Tokyo Play Map >은 충실한 콘셉트 앨범이다. 당대 도쿄의 위락 지구인 아카사카, 긴자, 시부야, 하네다 등에 대한 이야기가 노래마다 펼쳐져있다. ‘Tokyo Play Map’은 그 인트로 격인 노래. 사와 타마키는 70년대 인기 TV 드라마 시리즈 <플레이걸>에 마담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Bronco Summer’ 도쿄 넘버원 소울셋, 1996 잠 못 드는 여름밤의 심사를 노래했는데, 왜 ‘야생마Bronco’라고 수식하는 여름인지는 알 수 없다. 비케의 속삭이는 랩이 사색적인 분위기를 더하고, 칸디도를 샘플링한 그윽한 펜더 로즈의 선율이 낮은 파동으로 움직인다. 이 노래와 함께, 오늘 밤은 좀 늦게 잠들고 싶다.

 

 ‘A Day in Our Life’ 아라시 2002 영화로도 제작된 일본의 인기 드라마 <키사라즈 캣츠아이>의 엔딩 테마였다. 한국이 그렇듯이, 의미 없는 샘플이 난무하고, 랩과 노래가 유치하게 섞여 있으며, 맥락도 근거도 없는 편곡으로 만든 댄스곡이다. 그런데 평소의 신념을 날려버릴만큼 좋으니 어쩌나. 케이팝과 제이팝은 이 역설에서 탄생했다. 드라마에서 대사로 자주 등장하는 ‘비루’ 때문일까, 여름이 아닌 다른 ‘날’은 생각할 수 없다.

 

[KINGSTON]

‘Get Free’ 메이저 레이저 feat.앰버(더티 프로젝터스), 2012 양팔 넓게 벌려 누구라도 꽉 껴안아야 할 것 같은 기분. ‘Get Free’는 그렇게 캠프파이어의 마지막 순간처럼 뭉클해지고야 마는 노래다. “우리는 모두 같은 보트에 탔다”는 킹스턴의 오늘은 뮤직비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다.

 

‘Play It Cool’ 알튼 엘리스, 1977 ‘미스터 소울 오브 자메이카’ 알튼 엘리스 특유의 고음과 긍정적인 반주, 혼성 코러스가 합쳐지는 순간이 황홀하다. 여름밤에 문득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여름을 잊는 잠깐.

 

‘Dancing Mood’ 델로이 윌슨, 1966 손을 치켜들고 머리를 흔드는 ‘댄싱 무드’는 아니다. 장식이 없는 느린 리듬에서는 어깨와 엉덩이가 제격이다. 가난한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따뜻한 리듬.

 

‘Disco Devil’ 리 페리, 1977 리 페리는 ‘덥’을 일종의 자연의 리듬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자연의 가장 왕성한 모습인 정글의 공기가 그의 음악에 있고, 자연을 악으로, 그 자신으로 삼는 철학과 태도를 보여준다. ‘Disco Devil’은 지금까지 있었던 가장 완벽한 정글의 소리다.

 

‘Don Cosmic’ 돈 드럼몬드, 1960 자메이카만큼 트롬본이 솔로 악기로 활발했던 예는 많지 않다. ‘혼 섹션’에 대한 기대를 배반하는 불량하고 거북한 소리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없었다. 오로지 자메이카에서만 위험한 방식으로, 또 유쾌한 방식으로 트롬본을 활용했다. (스캐털라이츠의) 돈 드럼몬드의 ‘Don Cosmic’에는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쾌락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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