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프로파일러와의 인터뷰 – 내 취향에 맞는 차는?

모든 자동차에는 분명한 성격이 있다. 그 차를 선택한 사람의 의중과 시장 상황이 명백히 드러난다. 지금 가장 날선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과 상품과 시장의 취향에 대한 얘기를 종횡으로 나눴다. 폭스바겐 골프로 시작한 얘기는 30여 대의 차를 거쳤다.

폭스바겐 골프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다. 확실히 많이 팔려서 이젠 흔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데도 여전히 갖고 싶은 묘한 차라서. 현실적으로는 현대차, 그러니까 아반테를 타다가 쏘나타로 넘어가야 하는데 “차라리 좀 작은 수입차를 사자” 그럴 때 다시는 국산차로 돌아올 수 없게 만드는 일등 공신이다. 품질이 확실하니까.

골프를 운전할 때마다 냉철한 외과 의사를 떠올린다. 진짜 손맛이 살아 있는, 오랫동안 손에 익은 도구를 갖고 정확하게 수술하는 의사다.

7세대 골프는 그 의사가 돈을 좀 많이 번 것 같은 느낌 아닐까? 늘 쓰던 도구로 할 수 있는 수술이 한계에 다다라서 다른 도구도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여전히 정확하고 간결하다. 골프를 이해하려면 먼저 그 차를 만든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 골프는 폭스바겐이라는 회사가 막 “떼돈을 벌겠다!” 하고 만든 차가 아니다. 폭스바겐 사람들, 특히 엔지니어가 스스로 타고 싶은 차를 만든 거다. 기본기가 정말 좋다. 쓰면 쓸수록, 오래 타면 탈수록 진국의 맛이 우러난다. 골프는 대부분 선진국, 자동차 문화가 무르익은 데서 더 잘 팔린다.

골프를 타는 사람에게는 어떤 이미지가 있나? 적당히 진보적인 사람. 천편일률적이고 안전한 구매에서는 재미를 못 느끼지만 아주 극단적이거나 이상한 차를 사는 건 불안해서 싫은 사람. 결국 “나는 좀 다르지만 대단히 합리적이다. 내면을 보라” 스스로 합리화하면서 다른 사람도 객관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한 사람이 골프를 산다.

요즘은 첫 차로 골프를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원래 찻값은 연봉의 40퍼센트 정도, 아주 안전하게는 30퍼센트를 잡는다. 골프는 3천만원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형성돼 있다. 그렇게 따지면 연봉이 약 1억은 돼야 살 수 있는 차다. 하지만 골프를 사는 사람들은 조금 더 공격적이다. 오히려 현대 쏘나타를 사는 사람들의 연봉이 더 높을 수 있다. 그들은 찻값이 자기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싫어하니까. 하지만 무리해서라도 골프를 사는 사람한테는 이유가 있다. 아내나 부모님에게는 운전이 편하고 안전한 차라고 설득할 수 있다. 게다가 혼자 탈 때의 멋과 운전하는 맛도 보장돼 있다. 골프는 생필품과 기호품의 성격을 고루 가졌다. 골프는 정말 좋은 차를 너무 과시하지 않고 타고 싶은 젊은이를 위한 차이기도, 은퇴 후에 아들딸 다 키워서 내보내고 부인하고 둘이 아주 홀가분하게, 하지만 믿음직하게 타고 싶은 장년을 위한 차이기도 하다. “좋은 차는 다 타봤어. 그런데 타보니까 저만한 놈이 없더라.”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허례허식 없이, 차를 좀 아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까지 누리면서.

 

골프를 논한 후엔 폴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좋은 차지만 “왜 반드시 폴로를 사야 하지?” 물어보면 대답이 쉽지 않다. 폴로는 그 재미를 알려야 하는 차다. 지금 폴로가 3세대 골프보다 뒷좌석 무릎 공간이 15밀리미터 넓다. 골프는 점점 크기를 키우면서 세련돼졌다. 하지만 2세대, 3세대 골프는 즐겁게 막 탈 수 있는, 짐도 싣고 비포장도 막 달리며 편하게 튼튼하게 타는 차였다. 그래서 어깨동무하고 같이 걷는 친구 같은 차가 필요해진 폭스바겐이 폴로에 그 역할을 줬다. 폭스바겐은 서서히, 원하든 원치 않든 점점 프리미엄을 지향하게 됐다. 첨단 기술이 많이 적용되고 가격은 올라가고. 특히 이번 7세대 골프는 한 단계 확실히 높아졌다. 오히려 아우디가 되지 않으려고 일부러 약간 허술하게 만든 느낌까지 들었으니까. 골프를 조금 더 조이고 쫀쫀하게 만든 게 아우디 A3다.

폴로는 크기로 접근하는 차가 아니라는 뜻인가? 개념이 중요한 차다. 그런데 아직 그 개념 규정이 안 돼 있으니까 폴로를 사는 사람은 정말 폴로 그 자체를 좋아하거나, 아니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독일차를 원했던 사람일 수 있다. 현대 아반테 풀옵션, 쏘나타 엔트리 모델과도 비슷한 가격이다. 중형 국산차와 소형 수입차 사이에서 고민할 때, 한 세그먼트 차이면 수입차를 산다. 쏘나타 사려다가 골프 사는 경우가 바로 그렇다. 폴로는 하나 더 작다. 그러니 폴로가 잘 팔리려면 더 확실한 색깔을 심어줘야 한다. 팽팽 잘 돌아가는 1.2 TSI 가솔린 엔진 모델이면 어떨까? 그럼 가격도 더 내려간다. “나는 골프는 못 사서 이걸 샀어”가 아니라 “정말 생기발랄하고 야무진 독일차를 샀어!”가 돼야 한다는 거다.

그렇다면 폭스바겐 티구안의 압도적인 선전은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 특별할 것은 없다. 티구안은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사는 차다. 나는 티구안을 보면서 티구안을 얘기하지 않는다. 골프의 위대함을 말한다. 골프에다 빨대를 꽂고 훅훅 불어서 바람을 불어넣고 오프로드를 저렇게 달려도 훌륭하게 견디는 것은 기본적으로 골프 뼈대가 튼튼해서다. 폭스바겐 고객 중 티구안 사는 사람들만큼 안전지상주의자인 사람이 없다. 누가 “그 차 왜 샀어?” 물었을 때 굳이 설명 안 해도 다들 이해하는 차가 티구안이다. 옛날엔 골프를 사면 내가 골프 산 이유를 1박 2일 설명해도 이해를 못했다. 요즘은 “그래 차는 좋다고 들었어, 나한테는 좀 작지만” 그랬다. 티구안은 그냥 이해한다.

현대 투싼도 그렇지 않나? 지금은 SUV를 산다는 것 자체가 아주 훌륭한 포장인 시대다.

그렇다면 좀 극단적인 형식의 SUV, BMW X6를 사는 사람은 누굴까? 심지어 X6M은? 그 사람들은 SUV의 기본 콘셉트를 모르거나, 최소한 그게 중요하지 않다. 스포츠도 유틸리티도 필요 없는 사람, 무척 세련돼 보이길 원하면서 구매력은 굉장한 사람. X6나 X6M을 타면서 오프로드를 안 가는 사람이 95퍼센트 이상일 거다. 어떻게 보면 정말 솔직한 사람을 위한 차다. SUV의 기본 이미지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여유가 있어야 한다.

금요일 오후 3시쯤 퇴근해서 하교한 아이들과 아내를 데리고 충주나 춘천 정도의 리조트에서 저녁을 먹고 관광하는 주말. 술도 한잔 하고 일요일 아침에 조식 먹고 올라온 이후에는 사우나로 피로를 풀면서 월요일을 설계하는 일요일 밤…. 이런 게 SUV가 상징하는 여유 아닌가? 이런 주말을 한 달에 두어 번은 보낼 수 있는 시간. 그렇게 하고 싶지만 실상은 바쁘다. 원래 SUV는 BMW X5, X6처럼 빠르지 않아도 되는 차였다. 현대 갤로퍼는 빠르지 않아도 좋았다. 그런데 길도 안 가렸다. 그러니까 마음이 여유로웠다. 요즘 X5는 굉장히 바쁜 비즈니스맨이다. 그래서 BMW가 여피문화의 상징인 거다. 금융권, 전문직, 화이트칼라, 공격적, 프로페셔널의 이미지. 그들은 이미 길이 잘 닦인 고급 리조트를 갖고 있다. 혹은 회사 소유의 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차가 도시로 들어오면 둔해 보인다? 뚱뚱해 보인다? 주말에는 리조트에 가지만 목요일 즈음에는 파티에도 가야 한다? 쿠페를 갖고 싶다? 거기서 X6가 나온다. 한마디로 욕심쟁이의 차다. BMW가 그 시장을 봤다. 많이 팔렸다. X6는 X5랑 똑같은 찬데 1천만원 이상 비쌌다. 돈도 많고 라이프스타일도 다채로운 사람이 선택하는 차다.

 

비슷한 맥락에 미니 컨트리맨도 있다. 너무 강한 정체성. 미니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다. 미니는 같은 브랜드 안에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차가 없었다. 컨트리맨은 그걸 방지하려고 머리로 만든 차다. 브랜드는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 충성도가 생기고 신뢰가 쌓이면 아주 크게 실망하지 않는 이상 브랜드를 떠나지는 않는다. 왜 브랜드를 바꿨는지를 설명할 필요도 없고, 내 선택이 옳았다는 걸 증명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미니 쿠퍼를 타다가 애가 생기면 미니를 떠나야 하는 슬픈 상황이 생겼다. 그럼 젊은 가족들이 탈 수 있는 진짜 4인승을 만들어주자, 그래서 길게 만든 것이 클럽맨이다. 그런데 약간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 같으니까, 요즘의 SUV 붐에 더해 크로스오버 SUV 미니를 만들었다. 욕은 조금 먹어도 트렌드를 짚고 로열티를 유지할 수 있는 선택이 컨트리맨이었다. 많이 팔았다. 컨트리맨을 팔아서 미니가 아주 컸다.

포르쉐에도 그런 변종이 있지만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파나메라와 카이엔, 마칸까지. 포르쉐는 모두를 설득했다. 그건 실력이다. 카이엔은 SUV이면서 진짜 스포츠카다. 코너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는데도 무너지지 않는다. 보통 SUV로 그렇게 하면 균형이 흩어진다. 그런데 카이엔은 해낸다. 파나메라도 마찬가지다. 포르쉐를 타던 사람이 세단을 타야 하는 순간이 오면 파나메라, SUV가 필요할 땐 카이엔인 거다. 간단하다. 그 둘은 포르쉐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가장이 모두의 동의를 구할 때, 부인의 허락이 필요할 때 선택할 수 있는 혜안이다. 시작은 생존, 비즈니스 전략이었지만 결국 실력을 증명했다. 이제는 포르쉐가 뭘 해도 믿는다. “쟤네 외계인 또 잡았다” 그러면서.

한편 아우디를 프리미엄이라고 부르는 진짜 이유는 뭘까? 아우디는 아주 흥미롭다. 화려하진 않은데 기분은 좋아진다. 아우디는 지금 위아래가 너무 다르다. A7과 A8은 아주 화려하다. 하지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괜찮아 보인다”는 말이 아주 정확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인테리어 품질이 최고다. 세계에서 조립을 가장 잘한다. 부품 사이에 이음매도 없고 매끈하다. 차 한 대가 한 덩어리 같은 일체감을 준다. 아우디 인테리어가 세계 최고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우아하고 세련된 건 확실하지만 가슴이 막 떨리는 차를 파는 것 같지는 않았는데. 아우디는 원래 절제의 미학이 돋보이는, 단정하고 우아한 브랜드다. 지금은 과도기다. 그런데 요즘 꽃이 피었다. 판매는 독일 3사 중 벤츠가 가장 적다. 아우디와 BMW는 막상막하다. 이들의 가격 책정도 흥미롭다. 벤츠 가격의 95퍼센트가 BMW 가격이다. 아우디는 BMW 가격의 97퍼센트. 자기네가 정한 기준이다. BMW는 3퍼센트 프리미엄이 있다는 것. 그 이미지를 갖고 싶은 거다.

A1, A3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아우디 이미지의 수혜를 입고 있기도 하다. 디자인 요소가 다채롭지는 않은데 고급스러워 보인다. 아우디는 들은 아이콘만 딱 살린 디자인을 한다. 하지만 사람 눈이 무섭다. 그 인테리어 소재가 비싸다는 걸 감각으로 안다. 그 대시보드가 우레탄 한 덩이다. 그런 우레탄이 원래 비싼데 그걸 한 덩어리로 만드는 건 더 비싸다. 일본에서 그걸 한 덩어리로 만드는 회사는 인피니티뿐이다. 누가 봐도 괜찮아 보인다는 건 그럴 근거가 있다는 뜻이다. 세상엔 공짜가 없다.

그럼 A3는 누가 살까? 나한테 “너 진짜 그거 살 거야?” 그럼 생각 좀 해보고 싶어진다. 골프가 너무 좋아져서, 프리미엄을 근거로 설득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대신 부가가치를 높이는 거다.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려주는 것. 여기서 충성도가 높은 아우디 고객들이 생기면 그들이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가는 거다. 렉서스와 인피니티를 볼까? 인피니티 인테리어가 훨씬 비싸다. 그런데 라인업이 렉서스를 못 따라간다. 정말 안타깝다. Q70. QX60 같은 차는 정말 좋은데.

 

아우디 A1은 어떤 사람이 살까? 거긴 A3보다 더 정교한 시장이다. 사실 미니 고객을 잡으러 온 차가 아우디 A1이다.

미니 고객이 잡힐까? 아우디는 미니보다 약간 여성적이다. 디자인, 색깔, 담백한 인테리어. 여자들이 독일차 탈 때 가장 힘들어하는 게 시야다. 시트가 낮아서다. 그런데 A1의 시야는 아우디 중에서 가장 넓다. 그런 편안함, 배려를 아우디 A1에서 느낄 수 있다. 아우디는 정확히 동시대의 차, 나의 차라는 이미지가 있다. 미국에서 조사했을 때도 진짜 BMW는 여피의 차였다. BMW는 자동차를 공격의 도구로 쓰는 사람들이 많이 산다. 아우디는 엔지니어나 변호사 같은 직업군이 많았다. 아주 지적인 전문가. 아우디는 논리와 합리, 단순 담백한 고급스러움으로 소구하는 브랜드다.

벤츠 A클래스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벤츠의 가장 큰 문제는 평균 연령이 높은 거다. 젊은 고객들을 잡아야 한다. 그걸 20년째 하고 있다.

C클래스는 장르 안에서 독보적인 면이 있었는데. 여전히 다소 올드하고 보수적인데 조금 더 우아한 코드였다. 그런 콘셉트로 20대를 잡는 건 소용없다.

모든 브랜드가 젊어지려는 이유가 뭔가? 그래야 브랜드 충성도를 형성한 후에 차를 더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아주 젊은데 이후가 없다는 게 미니의 결정적인 핸디캡이다. 벤츠는 시작이 늦다. 시작을 40대에 하니까 차를 네다섯 번 바꾸면 끝이다. BMW는 벤츠보다 한 10년 전에 시작한다. 그럼 두 번은 더 바꾸는 거다. 과학과 통계다. 지금까지 수입차는 사실 아주 비싼 명함을 사는 것과 비슷했다. 그걸 골프가 바꾸기 시작했다. 골프는 감성적인 동시에 굉장히 이성적인 차다. 현대차가 점점 가격을 높이면서 도와준 꼴이 됐다.

이제 빠르게 짚어보자. 지프 랭글러를 사는 사람은? 차를 살 때 가장 중요하고 강력하고 잘못된 동인은 ‘워너비wannabe’다. 랭글러는 타보면 정말 피곤할 수 있지만 그 성능과 이미지에 만족할 수 있다면 오케이. 개인이 지프의 이미지를 쌓는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니까, 브랜드의 일원이 됨으로써 지름길을 택하는 거다. 도시 주행의 사소한 불편쯤이야.

페라리, 람보르기니 오너들은 그 차의 성능을 정말 만끽할 수 있는 실력이 있을까? 레이서처럼? 극과 극이다. 정말 차를 잘 타는 사람들이 페라리와 람보르기니의 가치를 만끽하는 경우도 많다. 그들은 부지런히 트랙에 간다. 돈과 시간이 다 많은 사람들. 한편 내가 정말 바쁘고 힘들었으니까, 스스로 주는 상으로 사는 경우도 있다. 분명한 건 진짜 차를 좋아하고 실력도 있는 오너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부모 잘 만난 20대도 있다. 오로지 자동차를 취미로 가진 사람도 있다. 술도 안 마시고 골프도 안 치면서 오로지 자동차를 취미로 가진 사람. 골프 치면서 하는 매캐한 사업 얘기보다 툭 터놓고 차 얘기하는 게 더 즐거운 사람. 그건 굳이 인간관계에 얽매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는 소리다. 그런 사람들은 페라리가 최소한 서너 대 있다.

 

재규어는 어떻게 생각하나? 왕족이 롤스로이스, 벤틀리를 탈 때 수상이 재규어를 탄다. 독일차를 타다가 식상해지면, 차에 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재규어를 산다. 재규어 특유의 그 맛을 위해 다른 불편과 손해를 감수할 수 있는 사람들.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는? 벤틀리는 포지셔닝을 기가 막히게 했다. 롤스로이스보다 살짝 아래였는데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니까 1억 정도 싸다고 롤스로이스 사고 싶은 사람이 벤틀리를 사진 않는 시장인 거다. 그런데 폭스바겐 그룹으로 가면서 가격을 쑥 내렸다. 벤츠 S600을 타다가 벤틀리로 갈 수 있는 합리가 생겼다. 폭스바겐 그룹의 기술과 철학에 벤틀리를 더해 결국 자기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힘으로 정당화해버렸다. 포르쉐는 실력으로, 벤틀리는 힘으로. 성공의 요소가 몇 가지 있다. 아주 정교한 이미지, 정확한 실력 혹은 엄청난 돈을 바탕으로 한 권력.

결국 두 가지 아닐까? 그 차의 정확한 성격을 이해하고 이미지에 부합해서 갖거나, 혹은 그 모든 걸 선망해서 사거나. 또는 그 두 가지를 섞는 경우다. 얘기는 다시 폭스바겐 골프로 돌아온다. 골프는 실제 용도와 이미지가 정확하게 일치한다. 게다가 한 차종 안에서 업그레이드를 끝까지 할 수 있는 차는 골프밖에 없다. 다양한 가솔린과 디젤 엔진 라인업, 고성능 가솔린 GTI와 디젤 GTD에 초고성능 골프 R까지. 골프는 진짜 무시무시한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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