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의 진면목

수입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진을 한자리에 모았다.

01 피프티파운즈 (영국 / 43.5%) 브랜드 이름은 진에 관한 역사적인 사건인 ‘50파운드의 세금’에서 따왔다. 02 마틴 밀러스 (영국 / 40%) 영국에서 증류하고 아이슬란드의 빙하 용천수를 사용했다. 03 비피터24 (영국 / 45%) 12가지 보태니컬이 들어갔다. 비피터에 비해 비피터24는 중국 녹차, 일본 녹차, 자몽필이 추가됐다. 04 룩사르도 (이탈리아 / 37.5%) 이탈리아 클래식 리큐르로 유명한 브랜드 룩사르도에서 만드는 진. 05 스타 오브 봄베이 (영국 / 47.5%) 봄베이 사파이어에 베르가모트, 암브레트 시드 두 가지를 추가해 총 12가지 보태니컬을 사용했다. 06 더 보타니스트 (영국 / 46%) 피트한 위스키를 만드는 아일라 지역에서 생산한 진. 총 31가지 보태니컬과 주니퍼 베리 2종을 섞어 쓰는 것이 특징이다. 07 헨드릭스 (영국 / 41.4%) 오이와 장미꽃잎 에센스를 첨가했다. 08 몽키47 (독일 / 47%) 총 47가지 보태니컬을 사용했다. 향수처럼 향이 풍성하다. 09 생 조지 드라이 라이 (미국 / 45%) 호밀로 만든 스피릿에 5가지 보태니컬을 추가했다. 10 텐커레이 넘버 텐 (영국 / 47.3%) 텐커레이의 4가지 보태니컬에 4가지를 더 추가한 것이 넘버 텐이다. 작은 증류기 이름이 no.10이라서 붙은 이름이다. 11 BCN (스페인 / 40%) 6가지 보태니컬 사용. 레몬과 라임은 스페인 카탈루냐에서 공수하고 나머지는 프리오랏에서 가져온다. 12 미켈러 (덴마크 44%) 맥주로 유명한 미켈러에서 만든 진. 홉 향이 느껴지는 듯하다.


 

진은 값싸게 취하는 술이었다. 18세기 영국의 이야기다. 동전 한 닢으로 만취할 수 있었고, 곧 영국인의 삶을 파고드는 독으로 변했다. 진의 광풍에 맞서 영국은 과도한 세금과 영업료 50파운드를 요구하며 진을 짓눌렀다. 이후 다시 싹튼 진 문화는 훨씬 산뜻하고 우아해졌다. 진에 들어가는 보태니컬(식물, 허브)이 다양해지면서 맛과 향의 결도 다양하게 부풀어 올랐다. 2년 전부터 시작된 ‘크래프트 진’ 열풍이 올해 본격적으로 국내에 불어닥치면서 소규모 증류소발 새로운 진이 바에 속속 얼굴을 비추고 있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진이 오색찬란한 변화를 이끄는 중이다.

01 부들스 (영국 / 40%) 넛맥, 로즈메리, 세이지가 들어가지만 시트러스 계열은 쓰지 않는다. 02 No.209 (미국 / 46%) 확실히 밝히고 있진 않지만 9~12종류의 보태니컬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03 주니페로 (미국 / 49.3%)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앵커 증류소에서 1996년에 생산한 크래프트 진. 04 윌리엄 체이스 엘레건트 (영국 / 48%) 사과 증류주에 11가지 보태니컬을 투입해 만든 진. 05 봄베이 사파이어 (영국 / 47%)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진 브랜드 중 하나. 총 10가지 보태니컬을 사용했다. 06 브로커스 (영국 / 40%) 총 5번 증류했다. 전통적인 구리 증류기로 생산한다. 07 휘틀리 닐 (영국 / 42%) 아프리카에 영감을 받은 크래프트 진. 총 9가지 보태니컬 중 아프리카 허브도 포함돼 있다. 08 No.3 (영국 / 46%) 응접실문 자물쇠에서 영감을 받은 병 디자인. 6가지 보태니컬 사용 09 코서 (미국 / 44%) 홈브루잉을 하던 괴짜 친구 두 명이 대표다. 테네시와 켄터키에 증류소가 있다. 10 고든스 (영국 / 43%) 사용한 보태니컬의 구체적인 종류는 세계에서 12명만 알고 있다고 한다. 11 플리머스 (영국 / 41.2%) 총 7가지 보태니컬 사용. 1930년대, 칵테일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사보이 칵테일 북>에 이 술이 23번이나 언급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12 시타델 클래식 (프랑스 / 44%) 19가지 보태니컬을 사용했다. 13 에비에이션 (미국 / 42%) 아메리칸 드라이 진 혹은 뉴 웨스턴 드라이 진의 시초 격인 술. 


 

♦ 진 낱말풀이 ♦ 
몰라도 진을 마실 수 있지만, 알면 더 맛있다.

주니퍼베리 진을 진답게 만드는 재료가 주니퍼베리다. 진을 따른 잔에서 불어오는 상쾌하면서 바삭한,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그 향 말이다. 솔잎 향이 스치기도 하고, 화장품의 스킨 냄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주니퍼베리는 노간주 열매, 향나무 열매라고도 부르는데, 진을 규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원료다. 값싼 진은 알코올에 주니퍼베리 에센스로 향만 더하는 방식이고, ‘증류 진’은 곡물을 증류할 때 주니퍼베리를 함께 넣어 향을 뽑아낸다.

런던 드라이진 증류 진보다도 더 엄격한 규제를 통해 만드는 게 런던 드라이진이다. 주니퍼베리를 기본으로, 반드시 천연 재료로만 맛을 내야 하고, 설탕이나 색료 등의 다른 첨가물이 들어가면 안 된다. 당은 리터당 0.1그램을 넘을 수 없다. 그래서 보통 런던 드라이진은 단맛이 강하지 않고, 단정하면서 신사적인 기운이 있다. 비피터, 봄베이 사파이어, 텐커레이, 고든스 등이 모두 런던 드라이진이다. 이건 EU 법규상의 구분법이며, ‘런던’이 아닌 지역에서 만드는 ‘런던 드라이진’도 많다.

올드톰진, 뉴 웨스턴 드라이진 명확한 법규로 구분되는 진은 아니지만, 특별한 스타일의 진들이다. 올드톰진은 18세기 영국에서 만들어졌고, 드라이진보다 단맛이 나는 진을 두루 일컫는다. 뉴 웨스턴 드라이진은 법적으로 진이라 부를 수 있는 경계선에 있는 것 중에 주니퍼베리 함량이 낮은 대신 다른 보태니컬의 향이 더 강조된 진을 뜻한다. 앞으로도 정의가 계속 덧붙을 현재진행형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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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피처 에디터] Eat, Drink,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