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 스테이크, 제대로 먹으려면?

활활 타는 숯과 양질의 고기가 대표 메뉴인 4곳의 레스토랑.

콘래드 호텔 37그릴 제아무리 통달한 요리사라도 집에서 만들기 까다로운 요리가 있다. 불을 제대로 써야 맛이 나는 그릴 요리, 바비큐 요리다. 한 손으로 들기도 힘든 커다란 고깃덩이를 불과 연기로 다스리는 레스토랑 네 군데를 골랐다. 여의도 콘래드 호텔 37층에 올라앉은 37그릴은 오픈 키친에서 풍겨 나오는 그릴 향을 맡으며 기막힌 한강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마침 전 세계를 떠돌며 요리한 경력이 있는 데이비드 밋포드 총괄 셰프가 새로 부임했는데, 그래서인지 요리에 훨씬 활기가 넘친다. 서양과 동양의 경계도 신나게 넘나든다. 특히 거친 불 구덩이에서 튀어나온 남자처럼 늠름한 토마호크 스테이크(사진)는 한 덩이가 1.2킬로그램에 육박한다. 미국 원주민 인디언들이 썼던 손도끼 모양과 닮았다 해서 붙은 육중한 이름이다. 02-6137-7110

 

바베쿡스 온더로드 #1 뉴욕 CIA 요리학교 출신 세 명이 뭉쳐 도곡동에 바비큐 식당을 차렸다. 핀셋으로 식재료를 집어 올려 말끔하게 내놓는 건 이들의 스타일이 아니다. “입학 동기들입니다. 같이 술도 많이 마셨고요. 프로젝트 형식으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고 싶어요.” 손봉균 대표가 자신의 머리보다 큰 고깃덩이를 썰며 말했다. 바베쿡스는 이들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훈연기로 14시간 요리한 양지부터, 수비드한 돼지 목살, 닭다리를 그릴로 다시 한번 구운 한국식 그릴 요리까지 접시가 안 보일 정도로 쌓여 나오는 모둠 플래터(사진)가 가장 인기다. 품위는 거추장스러울 뿐, 이곳에선 누구라도 포크 사이에 고기를 끼운 채 크게 입을 벌리고 만다. 참, 그리고 손봉균 대표는 우리나라 1호 ‘시서론’(맥주 전문가)이다. 이보다 찰떡같은 조합이 또 있을까? 02-575-1103

 

비스테까 꼬또 그랑 서울 지하 1층의 ‘비스테까 꼬또’에서는 피렌체풍 스테이크인 ‘비스떼까 알라 피오렌티나’(사진)를 굽는다. 미국의 ‘티본 스테이크’와 억울하게 뭉뚱그려지기도 하는데, 이건 피렌체 특유의 방식으로 즐기는 호쾌한 스테이크다. 토스카나의 키아나 소를 쓰는 것이 전통이지만, 여기선 (그에 절대 밀리지 않는) 한우 1+ 등급을 쓴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양이 1킬로그램이 넘고, 두께도 여느 스테이크보다 훨씬 두껍다. 그릴로 참숯 향을 입힌 이 스테이크는 레어로 먹어야 진짜 맛을 즐길 수 있다. 비스떼까 꼬또에서 특별히 준비한 암염 그릇 덕에 간도 짭짤히 배어 들었다. 진짜 이탈리아 사람처럼 즐기자면, 비스떼까 꼬도 입구에 마련된 살라미 바에서 간단히 배를 채운 후 이 스테이크에 전투적으로 달려든다. 02-2158-7974

 

존쿡델리미트 델리&그릴 이곳에 앉아 바비큐 스페어립(사진)에 소스를 바르고 있는 장면을 보고 있자면, 폭발하는 침샘을 막을 길이 없다. 육가공 기업 존쿡델리미트는 바비큐 메뉴를 강화한 ‘델리 & 그릴’ 경리단길 지점을 이제 막 열었다. 레버를 돌리면 그릴 위의 고기가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것처럼 위 아래로 움직이는 우드 파이어 그릴을 설치했다. 그 덕에 불 향을 천천히 머금은 고기 맛을 즐길 수 있다. 백립보다 살이 두툼한 스페어립은 안주뿐만 아니라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톡톡 터지는 맛이 매력인 칼바사 소시지도 놓치면 안된다. 그릴에 구운 과일이 함께 나오는 아이스크림으로 식사를 마무리하면, 서울 외곽 어디께에서 캠핑을 하는 착각이 든다. 혹은 누군가의 집 뒤뜰에서 바비큐 파티에 온 것처럼 흥이 난다. 02-796-8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