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의 지금

 

턱시도 수트와 흰색 셔츠, 보타이 가격 미정, 모두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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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처음 화보를 찍었을 때가 기억난다. 이런 모델이 또 있을까 싶었다. 카메라 앞에서 골똘히 생각하거나 발걸음을 살짝 바꾸거나, 렌즈를 빤히 쳐다봤다가 한쪽 눈썹을 올렸다 내리고, 씩 웃는 게 이렇게 편해 보이는 모델이라니. “<지큐>를 찍게 된 건 최근 일이었죠. 처음 단독 화보를 찍었던 날을 기억해요. 그때 에디터가 박나나였고 사진가는 최용빈이었어요. 얼마 전엔 <지큐 스타일> 서울 이슈 표지도 찍었잖아요. 내가 모델이라는 건 아시는데,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모르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 처음으로 잡지를 보내드렸어요. 잡지를 보시곤 ‘진짜 멋지다. 이게 정말 원중이냐.’ 하셨죠. 개인적으로도 모델로서도 역사적인 순간이었죠.” 김원중이 카메라 앞에서 자유로운게 상상력 때문인지, 타고난 기질 때문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솔직하고, 좋고 싫은 게 명확한 성격 덕분인건 분명하다. “콤플렉스는 없어요. 배우나 연예인을 하고 싶은 생각은 아예 없고요. 예전엔 미숙하고 연약한 이미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주름도 생기고 나름 남자다워진 거 같아요. 혼자 집에 있는 걸 좋아하고, 집에서도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요. 그렇다고 외로움을 모르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외로운 걸 못 참죠. 그래서 외국 생활을 길게 하는 게 쉽지 않아요.” 김원중이 국내 쇼 런웨이에 처음 선 건 앤디앤뎁, 외국 쇼 런웨이는 커스텀 내셔널이었다. “처음에 워킹이 이상하고 빠르다고 욕 많이 먹었어요. 커스텀 내셔널 쇼에 섰을 때, 부담감은 전혀 없었고, 완전 신났죠. 그래도 프라다 런웨이에 선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커리어에 많은 도움도 받았고요. 하지만 매 시즌 의무적으로 해외 컬렉션에 가진 않을 거예요. 가면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지만,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거든요. 그냥 가고 싶을 때, 준비가 됐을 때만 갈 거예요. 앞으로요. 그런 면에서 모델 박성진은 참 멋져요. 해외 적응력도 뛰어나고, 겁도 없잖아요. 예전엔 아무리 아니라 해도 조금은 질투가 났던 것 같아요. 부럽기도 했던 거 같고. 근데 지금은 같은 모델로서 진심으로 자랑스러워요.” 옷을 좋아하는 건 언제부턴가 김원중에게 당연한 일이 되었다. 관련 일을 한 지 좀 됐지만, 그걸 사업이라 생각한 적은 없다. 그냥 재미있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다시 대학에 들어가고 싶었는데, 내년에 가게 됐어요. 결혼하고 싶었던 여자친구와는 얼마 전에 헤어졌고요. 담담하게 말할 처지가 아니죠. 이럴 땐, 일이 도움이 돼요. 그래도 신사임당 같은 여자와 단란하고, 다복한 가정을 이루는 꿈은 여전해요.”

턱시도 수트와 검정색 셔츠 가격 미정, 모두 생 로랑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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