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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없는 잡지를 위하여 – ‘THE FACE’

2015.09.03GQ

<THE FACE> 1980-2004

<The Face>는 영국의 음악 잡지다. 음악만 다루진 않았다. 1980년에 창간해, 흔히 말하는 MTV 세대와 같이 커나갔다. 그렇지만 MTV의 방식과는 거리를 뒀다. <The Face>는 음악을 시각화한 또 다른 결과물, 즉 뮤직비디오나 화려한 쇼가 아닌 애초에 그 음악의 기저에 깔린 태도와 경향에 주목했다. 잡지에서 다루는 패션도, 사진의 콘셉트도, 편집 디자인도 새롭게 포장하기보다 그 태도와 경향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믿었다. 혹은 그것을 극대화시켜 한계까지 몰고 가거나. 음악에 따라붙는 ‘스타일’이 아닌 총체적 결합물로서 음악을 바라본 것이다. 그러니 한창 태동하던 영국의 뉴 웨이브, 뉴 로맨틱, 포스트 펑크 밴드의 유기적인 음악과 무대와 옷차림이야말로 <The Face>와 잘 어울렸다. 그렇게 ‘세컨드 브리티시 인베이전’과 함께 정체성을 확립한 <The Face>는 90년대에도 승승장구했다. 젊은 이네즈 앤 비누드, 스티븐 클라인, 데이비드 라샤펠, 유르겐 텔러의 사진은 그 시대의 음악 애호가들이 자신들이 사랑하는 뮤지션을 대하는 방식과도 닮아 있었다. 파격보다는 끝장이란 말이 어울리는, 서서히 넘쳐나던 정보의 수혜를 받으며 음악의 속사정까지 파고드는 사람들이라면 너무나 반가울 부분을 자극하는 쾌감. <The Face>란 잡지의 이름처럼, 음악과 뮤지션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기쁨이 있었다.

 

    에디터
    유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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