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유행이 뭐예요? – 4

2015.09.04GQ

서울 남자들이 말하는 유행의 황당함과 합당함.

이동기 33세 | 이스트로그 대표 

01 도대체 유행이란 무엇일까요? 삶 속의 시계. 02 어떤 사물이나 사람, 경향과 풍조가 그 시대의 유행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요? 현재의 환경과 가치관. 03 지금 현재 가장 유행하는 것, 딱 하나만 고른다면?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단어. 04 누가 또는 무엇이 그 유행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 05 무엇을 보고 그것이 유행임을 단번에 깨달았나요? 한 가지 대목만 콕 집어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영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서. 06 유행을 가늠하기 위해 참고하는 게 있나요? 직업 때문에 피티 워모나 캡슐 NYC 등 여러 나라의 전시회에 참석하는데, 패션의 유행은 그런 곳에서 느낀다. 07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행이 당신의 취향과도 잘 맞나요? 그렇다. 얼마 있으면 아기가 태어날 예정이어서인지 실용적이고 절대적인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더 많아졌다. 08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그 유행에 동참하고 있나요? 어떤 식으로 시도해봤나요?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요즘은 전에는 보지 않았던 리빙 소품들에도 눈길이 간다. 09 만약 아니라면 정확한 이유가 뭐죠? 동참하고 있는 편. 10 과거의 어떤 유행을 분명한 호감 없이, 단지 유행이라는 이유로 당신도 시도해본 적이 있나요? 딱히 없다. 예전엔 너무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서 유행이 뭔지도 잘 몰랐다. 11 그 결과는 어땠나요? 세상 돌아가는 일에 둔감하게 살았다 정도? 12 우리가 알 만한 근래의 유행 중 과대평가된 게 있나요? 허니버터칩. 13 반대로 과소평가된 유행도 있었겠죠? 김연아. 14 당신이 기억하는 과거의 유행 중 가장 짧았던 유행은 어떤 건가요? 없다. 15 반대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유행은요? 이제는 고전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컴퓨터 게임 스타크래프트. 요즘도 종종 심심하거나 지루할 때 사무실 직원들과 함께 한다. 16 당신은 유행에 민감한 남자인가요? 5점이 최고로 민감한 점수라면 당신은 몇 점? 모든 유행을 따르지는 않지만, 직업적 특성 때문에 늘 관심을 두고는 있다. 그런 점에서 2.5점. 17 유행을 따라가는 편인가요, 아니면 이미 유행인 것은 일부러라도 피하는 편인가요? 굳이 유행을 따르려 애쓰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피하지도 않는다. 실제로는 유행이 지났다고 생각했을 때 오히려 마음에 드는 경우도 많았다. 18 이제야 유행이 됐지만, 난 이미 오래전부터 그걸 취하고 있었다 하는 게 있나요? 리모와. 19 돌고 도는 유행. 과거에 유행이었고 지금은 잊혀졌으나 다시 돌아와줬으면 하는 게 있나요? 삐삐. 요즘 사람들은 너무 휴대전화에 종속되어 있다. 그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지도 모른다. 일부러라도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20 바로 얼마 전까지 맹렬한 기세를 떨쳤으나 이제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 유행은요? 잘 모르겠다. 21 당신이 유행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는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사물이 있나요? 후드와 아웃포켓이 달린 무통 코트. 빈티지한 매력과 확실한 보온 효과를 보장한다. 

 

 

이승엽 33세 | CJ E&M 글로벌 콘서트팀 과장

01 도대체 유행이란 무엇일까요? 특정 그룹 안에서, 다수의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것. 02 어떤 사물이나 사람, 경향과 풍조가 그 시대의 유행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요? 매력. 대중적이라고 해야 할까? 03 지금 현재 가장 유행하는 것, 딱 하나만 고른다면? 혁오. 04 누가 또는 무엇이 그 유행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바이럴이 가장 크다. 그리고 신문, 방송, 매거진처럼 전통적인 미디어. 05 무엇을 보고 그것이 유행임을 단번에 깨달았나요? 소셜 미디어의 빅데이터와 <무한도전>. 06 유행을 가늠하기 위해 참고하는 게 있나요? 음원 차트.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서. 07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행이 당신의 취향과도 잘 맞나요? 보통. 좋지도 싫지도 않다. 08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그 유행에 동참하고 있나요? 어떤 식으로 시도해봤나요? 당장 음원을 들어본다. 09 만약 아니라면 정확한 이유가 뭐죠? 해당 없음. 10 과거의 어떤 유행을 분명한 호감 없이, 단지 유행이라는 이유로 당신도 시도해본 적이 있나요? 개인적인 취향보다 대중의 시선에서 음악을 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11 그 결과는 어땠나요? 때에 따라 다르다. 뜻밖에 만족한 적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대중의 기준에 대해 곱씹는 계기가 된다. 12 우리가 알 만한 근래의 유행 중 과대평가된 게 있나요? 과대평가라기보단 EDM에 거품이 있는 건 분명하다. 13 반대로 과소평가된 유행도 있었겠죠? 국내 콘서트, 공연 관람 문화. 초대권 문화에 익숙한 탓에 여전히 공연 티켓 구매에 인색하다. 14 당신이 기억하는 과거의 유행 중 가장 짧았던 유행은 어떤 건가요? 모르겠다. 15 반대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유행은요? 음악적으로 보면 다양한 종류가 있겠지만, 유행은 어떤 형태로든 자리 잡으면 더 이상 유행이 아닌 문화가 된다. 16 당신은 유행에 민감한 남자인가요? 5점이 최고로 민감한 점수라면 당신은 몇 점? 일상생활 2점, 직업에선 4.5점 정도. 17 유행을 따라가는 편인가요, 아니면 이미 유행인 것은 일부러라도 피하는 편인가요? 개인적인 사생활이라면,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직업적으로는 언제나 자료를 수집하고 앞서려 노력한다. 18 이제야 유행이 됐지만, 난 이미 오래전부터 그걸 취하고 있었다 하는 게 있나요? EDM. 19 돌고 도는 유행. 과거에 유행이었고 지금은 잊혀졌으나 다시 돌아와줬으면 하는 게 있나요? 크송.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젊은 취향의 초현대적인 포크송이라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20 바로 얼마 전까지 맹렬한 기세를 떨쳤으나 이제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 유행은요? 포20 음원 다운로드. 요즘은 스트리밍이 많아지는 추세라서. 21 당신이 유행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는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사물이 있나요? 비츠바이닥터드레 제품 중 비츠필. 

김도훈 40세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편집장

01 도대체 유행이란 무엇일까요? 지금 좋은데 몇 년 뒤에는 좋지 않을 것. 그러다가 십수 년이 지나면 다시 좋아 보일 것. 02 어떤 사물이나 사람, 경향과 풍조가 그 시대의 유행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요? 상업적 가치. 돈이 되지 않는 게 유행하는 것은 본 적 없다. 03 지금 현재 가장 유행하는 것, 딱 하나만 고른다면? 놈코어. 04 누가 또는 무엇이 그 유행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미디어. ‘놈코어’라는 말을 붙여주기 전까지 ‘놈코어’는 유행이 아니었을 테니까. 유행은 거의 항상 새로운 단어의 발명으로부터 시작한다. 05 무엇을 보고 그것이 유행임을 단번에 깨달았나요? 갑자기 이태원, 청담동, 명동의 남자, 여자들이 흰색, 검은색, 회색, 브랜드가 드러나지 않는 정갈한 옷만 입고 다니기 시작했을 때. 하루에 아디다스 스탠 스미스를 신은 사람과 20번 이상 마주쳤을 때. 그리고 모든 잡지가 ‘놈코어’를 주제로 화보를 찍기 시작했을 때. 06 유행을 가늠하기 위해 참고하는 게 있나요? 잡지. 그게 종이든 웹이든, 아직 잡지처럼 유행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류해서 보여주는 건 없으니까. 07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행이 당신의 취향과도 잘 맞나요? 남들과 똑같아 보이는 것이 유행이라지만, 모두 똑같아 보이는 게 이미 너무 중요한 나라에서 그걸 새삼 유행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만약 놈코어를 ‘브랜드를 감추는 스타일’로 좁게 해석한다면, 그게 대체 미니멀리즘과 어떻게 다른 건지도 잘 모르겠다. 08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그 유행에 동참하고 있나요? 어떤 식으로 시도해봤나요? 값비싼 옷을 유니클로처럼 입는 것이 놈코어의 또 다른 정의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동참한 것도 같다. 09 만약 아니라면 정확한 이유가 뭐죠? 맞다고 답하기도, 아니라고 답하기도 애매하다. 아디다스 스탠 스미스가 사고 싶어서, 라프 시몬스가 만든 오렌지색 스탠 스미스를 샀다. 유행에는 동참하고 싶으나 ‘나는 유행을 따르지만 당신들과는 달라’라고도 말하고 싶은, 아주 복잡하게 꼬인 심경이라고만 하겠다. 10 과거의 어떤 유행을 분명한 호감 없이, 단지 유행이라는 이유로 당신도 시도해본 적이 있나요? 한때 LP를 모았다. 11 그 결과는 어땠나요? 더 이상 모으지 않는다. 나는 스트리밍의 간편함을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일 뿐 아니라, 예쁜 커버 디자인을 간직하고 싶을 땐 CD면 충분하다는 걸 깨달았다. 12 우리가 알 만한 근래의 유행 중 과대평가된 게 있나요? 로고를 친친 휘감고 등장한 오프-화이트 같은 무시무시한 고가 신생 스트리트 브랜드 열풍. (그냥 슈프림을 사세요 여러분.) 13 반대로 과소평가된 유행도 있었겠죠? 윤리적 소비라는 유행. 14 당신이 기억하는 과거의 유행 중 가장 짧았던 유행은 어떤 건가요? 아날로그 스냅 포토그래피. 15 반대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유행은요? 스키니. 대체 이건 언제쯤 끝이 날까? 에디 슬리먼을 유배 보내야 끝이 날까? 16 당신은 유행에 민감한 남자인가요? 5점이 최고로 민감한 점수라면 당신은 몇 점? 대체로 민감하다. 4점 정도는 주고 싶다. 17 유행을 따라가는 편인가요, 아니면 이미 유행인 것은 일부러라도 피하는 편인가요? 따라가고도 싶고 피하고도 싶다. 하지만 대체로, 일단은 따라가 본다. 그러고 종종 후회한다.18 이제야 유행이 됐지만, 난 이미 오래전부터 그걸 취하고 있었다 하는 게 있나요? 고양이. MOMA가 곧 인터넷의 고양이 열풍에 대한 전시를 연다. 고양이는 인터넷 시대의 시대정신이고, 나는 그 시대정신을 거실에서 키운 지 10년이 다 되어가며, 오로지 고양이를 위해 인스타그램을 한다.19 돌고 도는 유행. 과거에 유행이었고 지금은 잊혀졌으나 다시 돌아와줬으면 하는 게 있나요? 키치. 90년대의 ‘키치’ 유행을 정말 싫어했지만 지금은 누구도 더 이상 장난을 치지 않는 세상이 된 것 같다. 패션도 인테리어도 포토그래피도 아트도, 다들 호젓하고 교양 있고 정갈하게 굴고 있으니, 어째 좀 지루하다. 20 바로 얼마 전까지 맹렬한 기세를 떨쳤으나 이제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 유행은요? 독립 잡지 열풍. 21 당신이 유행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는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사물이 있나요? 비즈빔의 노라기 셔츠. 마침 비즈빔 외에 양 리나 하이더 아커만 같은 디자이너들도 저고리 실루엣의 남성복을 계속 만들고 있다. 아, 명확하게 말하자면 저고리가 아니라 유카타 실루엣이지만. 

 

김희준 31세 | 사진가

01 도대체 유행이란 무엇일까요? 끊임없이 생산되는 여러 가지 제안 중 대중의 선택을 받은 것. 그리고 너무 재미있는 것. 02 어떤 사물이나 사람, 경향과 풍조가 그 시대의 유행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요? 매력. 03 지금 현재 가장 유행하는 것, 딱 하나만 고른다면? 젊음. 지난 몇 년간 생물학적 젊음이 관심을 받았다면, 지금은 젊은 사고방식과 라이프스타일이 인기다. 열다섯 살도 늙은이가 될 수 있고, 일흔 살도 청년이 될 수 있는 시대다. 04 누가 또는 무엇이 그 유행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책임감을 가진 누군가 혹은 그룹. 05 무엇을 보고 그것이 유행임을 단번에 깨달았나요? 매력. 내 취향을 떠나 너무 매력적인 두 명의 아티스트가 있다. 에프케이에이 트위그스Fka Twigs는 내가 지향하고자 하는 것을 갖췄고, 카이자Kiesza는 무작정 친해지고 싶다는 매력을 가졌다. 둘의 매력이 너무 달라 요즘 정신이 혼미하다.06 유행을 가늠하기 위해 참고하는 게 있나요? 눈뜨면 보이는 모든 것. 슬프게도 일반 미디어에서 유행이라고 하는 건 이미 내 주변에선 유행이 지났다. 이럴 땐 유행에 민감한 직업을 가졌다는 게 안타깝다. 07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행이 당신의 취향과도 잘 맞나요? 처음엔 대부분 안 맞는다. 이해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08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그 유행에 동참하고 있나요? 어떤 식으로 시도해봤나요? 몸으로 직접 실천해보지만,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과감히 버린다. 하지만 모두 의미는 있다. 09 만약 아니라면 정확한 이유가 뭐죠? 괜한 자신감을 갖진 않는다. 좋다는 데는 이유가 있는 거니까 한번 해보는 거다. 10 과거의 어떤 유행을 분명한 호감 없이, 단지 유행이라는 이유로 당신도 시도해본 적이 있나요? 일일이 기억을 못할 정도로 많다. 아직도 그런 경우가 많아서 고생한다.11 그 결과는 어땠나요? 당연히 실패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체적으론 성공적. 12 우리가 알 만한 근래의 유행 중 과대평가된 게 있나요? 강남스타일. 13 반대로 과소평가된 유행도 있었겠죠? 샤넬 크루즈의 서울 정신과 음악. 특히 음악이 좋았다. 물론 혁오밴드만큼은 아니었지만. 14 당신이 기억하는 과거의 유행 중 가장 짧았던 유행은 어떤 건가요? 아이스베리 스토어. 15 반대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유행은요? 가수들의 스타일링 대란. 16 당신은 유행에 민감한 남자인가요? 5점이 최고로 민감한 점수라면 당신은 몇 점? 2점. 17 유행을 따라가는 편인가요, 아니면 이미 유행인 것은 일부러라도 피하는 편인가요? 무작정 따라가지도 무조건 피하지도 않지만, 일단은 해보고 싶어 한다. 18 이제야 유행이 됐지만, 난 이미 오래전부터 그걸 취하고 있었다 하는 게 있나요? 철들지 않은 것. 19 돌고 도는 유행. 과거에 유행이었고 지금은 잊혀졌으나 다시 돌아와줬으면 하는 게 있나요? 여성 복식에서 페미니즘을 다시 보고 싶다. 캐주얼해지는 여자 복식이 아쉽다. 20 바로 얼마 전까지 맹렬한 기세를 떨쳤으나 이제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 유행은요? 요식업 창업. 21 당신이 유행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는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사물이 있나요? 낙서. 그림이든 글이든 상관없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가지고 어떻게든 아웃풋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이 아주 값지다고 생각한다. 

김형준 37세 | T.I FOR MEN 디자인 실장

01 도대체 유행이란 무엇일까요? 굳이 필요하지 않아도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누군가를 따라 하는 습성. 마치 옆 사람이 웃으면 따라 웃는 것과 비슷한 이치. 02 어떤 사물이나 사람, 경향과 풍조가 그 시대의 유행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요? 객관적으로 타당한 이유가 있는 것. 03 지금 현재 가장 유행하는 것, 딱 하나만 고른다면? 서핑, 캠핑, 베이킹, 쿠킹, 리빙 등 각종 ING로 끝나는 것과 SNS에서의 자기 자랑. 04 누가 또는 무엇이 그 유행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허전하고 고독한 모든 사람. 05 무엇을 보고 그것이 유행임을 단번에 깨달았나요?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조기 수용자라고 봤을 때, 내가 알고 있거나 현재 경험하고 있는 건 대부분 유행이 된다. 06 유행을 가늠하기 위해 참고하는 게 있나요? 잡지와 SNS, 소위 취향이 좋다는 주변 지인들의 행색과 그들의 관심사 그리고 인터넷 기사 및 댓글. 때론 20대 초중반인 어린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도 느낀다. 07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행이 당신의 취향과도 잘 맞나요? 뭐든 경험해보는 편이지만, 안 맞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유행은 취향이라기보다 타이밍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08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그 유행에 동참하고 있나요? 어떤 식으로 시도해봤나요? 오토캠핑으로 시작해 미니멀 캠핑을 거쳐 지금은 백팩킹을 즐기고 있다. 캠핑은 꽤 오래전부터 좋아했다. 여러 장비를 소장하고 사용하는 즐거움도 크다. 09 만약 아니라면 정확한 이유가 뭐죠? 유행을 따르려면 시간과 돈, 체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 10 과거의 어떤 유행을 분명한 호감 없이, 단지 유행이라는 이유로 당신도 시도해본 적이 있나요? 테크토닉 춤과 로드 사이클. 11 그 결과는 어땠나요? 자전거부터 사놓고 시간이 없어 미루고만 있다. 12 우리가 알 만한 근래의 유행 중 과대평가된 게 있나요? 인터넷 영어 강의와 스마트 토이. 그리고 에일 맥주. 인터넷 영어 강의는 누구나 참여만 하면 실력이 자동으로 늘 것 같은 과대 광고가 많다. 그리고 스마트 토이는 좀 더 실용적으로 만들어야 하고, 에일 맥주는 가격이 비싸다. 13 반대로 과소평가된 유행도 있었겠죠? 과소평가된 유행은 딱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건 가끔 혹평을 받거나 홀연히 사라진다. 14 당신이 기억하는 과거의 유행 중 가장 짧았던 유행은 어떤 건가요? 주로 음식들. 소프트리 아이스크림이나 막걸리의 붐, 홍초 불닭처럼. 15 반대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유행은요? 치킨과 맥주. 그리고 캠핑과 자전거. 16 당신은 유행에 민감한 남자인가요? 5점이 최고로 민감한 점수라면 당신은 몇 점? 3.5점. 17 유행을 따라가는 편인가요, 아니면 이미 유행인 것은 일부러라도 피하는 편인가요? 음식이나 장소는 유행을 따르는 편이고, 패션은 직업상 선도할 때도 있고, 피하거나 취했다가 버리는 경우도 있다. 18 이제야 유행이 됐지만, 난 이미 오래전부터 그걸 취하고 있었다 하는 게 있나요? 하이볼. 예전부터 즐겨 마셨다. 19 돌고 도는 유행. 과거에 유행이었고 지금은 잊혀졌으나 다시 돌아와줬으면 하는 게 있나요? 스타크래프트. 친구들이랑 PC방에 모여 신나게 싸우고 배신하고 욕하며 즐겼던 그 시간이 그립다. 20 바로 얼마 전까지 맹렬한 기세를 떨쳤으나 이제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 유행은요? 클래식 룩과 아메리칸 캐주얼 그리고 90년대를 추억하는 것. 가수들의 대결이나 각종 오디션. 21 당신이 유행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는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사물이 있나요? 독일 베를린에서 구입한 호케마사의 칼림바 악기. 서울 남자들이 이 악기를 다 같이 연주하면 어떨까 상상해본다. 그리고 마운틴 리서치에서 산 휴대용 재떨이. 담배꽁초를 길에 버리는 건 어떤 경우에도 안 된다. 

 

여성준 24세 | 요리사

01 도대체 유행이란 무엇일까요? 대중, 즉 많은 사람이 함께 취하는 것 중 보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 02 어떤 사물이나 사람, 경향과 풍조가 그 시대의 유행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요?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사용하거나 갖고 있거나 언급함으로써 대중들에게 전해진 것. 03 지금 현재 가장 유행하는 것, 딱 하나만 고른다면? 셀카봉. 04 누가 또는 무엇이 그 유행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나요? 매스 미디어. 05 무엇을 보고 그것이 유행임을 단번에 깨달았나요?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사람이 붐비는 어떤 장소에서든 1분만 가만히 둘러보면 쉽게 알 수 있다. 06 유행을 가늠하기 위해 참고하는 게 있나요? 명동의 길. 그곳의 사람들과 상인. 07 당신이 생각하는 그 유행이 당신의 취향과도 잘 맞나요? 그렇지 않다. 남자인 내가 백화점에서 여성복 코너를 둘러보는 느낌이랄까. 08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그 유행에 동참하고 있나요? 어떤 식으로 시도해봤나요? 별로 시도해본 적 없다. 09 만약 아니라면 정확한 이유가 뭐죠? 유행에 큰 괌심도 없고 반응도 더딘 편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10 과거의 어떤 유행을 분명한 호감 없이, 단지 유행이라는 이유로 당신도 시도해본 적이 있나요? 중학교 1학년 때, 순백의 나이키 에어포스 원 운동화. 11 그 결과는 어땠나요? 하루가 멀다 하고 친구들과 신발이 바뀌기 십상이었다. 모두 그 운동화를 신었으니까. 12 우리가 알 만한 근래의 유행 중 과대평가된 게 있나요? 지금은 모두가 요리사인 시대다. 전문 요리사가 가져야 할 열정의 본질은 뒤로하고, 단지 매체에 비춰지는 것만으로 쉽게 요리를 시작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물론 그만두는 것도 순식간이지만. 13 반대로 과소평가된 유행도 있었겠죠? 후원이나 기부를 목적으로 한 팔찌들. 비커넥트나 유기견 후원 팔찌가 금세 사라졌다. 14 당신이 기억하는 과거의 유행 중 가장 짧았던 유행은 어떤 건가요? <킹스맨>에 나올 법한 클래식한 수트 패션. 15 반대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유행은요? 셀카봉. 16 당신은 유행에 민감한 남자인가요? 5점이 최고로 민감한 점수라면 당신은 몇 점? 1.5점. 17 유행을 따라가는 편인가요, 아니면 이미 유행인 것은 일부러라도 피하는 편인가요? 지금의 유행이 뭔지 찾으려 애쓰지 않고, 알게 돼도 굳이 관심 갖지 않으려 한다. 19 돌고 도는 유행. 과거에 유행이었고 지금은 잊혀졌으나 다시 돌아와줬으면 하는 게 있나요? 애플 아이팟 나노. 20 바로 얼마 전까지 맹렬한 기세를 떨쳤으나 이제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 유행은요? 크루저 보드. 21 당신이 유행을 만들 수 있다면, 지금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는 남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사물이 있나요? 나에겐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물건 앞치마. 요리 잘하는 섹시한 남자가 되고 싶다면 우선 공들여 만든 제대로 된 앞치마 하나는 꼭 있어야 한다.

    에디터
    GQ 패션팀
    포토그래퍼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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