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포 더 뮤트의 철학

송 포 더 뮤트는 소재에 집중해 천천히 만드는, 요즘 보기 드문 고요한 옷이다.

 

송 포 더 뮤트(이하 SFM)라는 브랜드 이름은 어디에서 온 건가? 첫 컬렉션을 만들 땐 브랜드 이름이 없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분명했지만, 마땅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브랜드 이름을 짓지 않고 시작한 데서 아이디어를 얻어 결국 송 포 더 뮤트가 됐다. 사람들과 깊이 소통하고 의미 있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원래 전공은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들었는데, 당신과 리나 타이가 각각 하는 일은 뭔가? 리나는 크레이티브 디렉터로 디자인과 패턴까지 컬렉션을 만들고, 난 매니징 디렉터로 브랜딩과 비주얼 커뮤니케이선, 그래픽 디자인 외에 모든 비즈니스 업무도 맡고 있다.

SFM 컬렉션은 대체적으로 소재가 많이 부각된다. 브랜드를 시작할 때부터 왜 그게 중요했나? ‘왜 그런 옷을 그렸나?’, ‘무슨 말이 하고 싶은가?’는 컬렉션을 준비하는 동안 우리가 스스로에게 자주 하는 질문이다. SFM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하나의 채널이다. 단순히 유행하는 옷보다 그 시절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새로운 형태나 스타일이 되길 바란다. 컬렉션의 시작은 늘 천을 고르는 것부터다. SFM 컬렉션 소재의 90퍼센트는 모두 우리가 직접 개발했다.

소재 개발은 꽤 어려울 거란 생각이 든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더더욱. 시작할 땐 사탕을 사러 간 얘들처럼 흥분하다가 과정이 길어지면 지치기도 한다. 과정이 3~4개월 정도 걸리는 데다 비용 역시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우리만의 소재를 만드는 건 다른 브랜드와 차별되는 큰 특징이다.

첫 번째 컬렉션에서 원하던 반응을 얻었나? 처음엔 바지 하나를 만드는 데 6개월이 걸렸다. 그때 리나와 난 공장에서 살다시피 했는데, 바지 앞 주머니와 뒷주머니, 허리 밴드 사이의 간격을 일일이 재기도 했다. 그때 깨달은 게 있다. 옷은 사람이 만들기 때문에 모든 게 완벽하게 일치하기는 어렵다는 것. 모든 인간이 그렇듯 불완전한 단점을 피하기보단 그 캐릭터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걸 처음 알아봐준 사람이 콘데나스트 아시아 퍼시픽 부사장이었던 낸시 필처다. 그녀는 현재 우리의 멘토다.

SFM 컬렉션 대부분이 누트럴 색이다. 호주 하면 초원, 평화롭고 가벼운 옷들만 생각나는데 의외다. 호주는 여성복 생산 위주인 나라인 데다 여기 남자들은 러닝셔츠에 진, 플립플롭 차림으로 돌아다니기 일쑤다. 누트럴 색이 많은 건 소재에 집중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고, 또 그 색이 제일 편했다. 얼마 전부터 조금씩 색을 넣기 시작했다. 또 지난 시즌엔 처음으로 여성복 컬렉션도 만들었다. 

SFM의 옷은 보는 것과 만져보는 게 또 다르다. 입었을 때는 어떤가? 우리 옷은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자연스럽고 편하다. 우리 손님 중 웨인이란 사람이 있다. 웨인은 맹인인데 몇 년 전 안내견과 함께 매장에 찾아왔다. 그 장면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때 그는 옷걸이에 걸린 옷을 하나하나 천천히 세심하게 만졌다. 웨인은 SFM의 옷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고 제일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 SFM의 옷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도 했다. 순간 울컥했다. 눈물이 흐를 정도로.

매 시즌 주제가 있다. 잉크나 빛, 중심, 하늘이라는 명확한 단어로 된 주제다. 이렇게 주제를 정하는 이유는 뭔가? SFM의 각 주제는 스스로 강해지려는 마음을 담았다. 사회적 압력이나 과거의 장애 혹은 부당한 기대로 인해 원치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이 많다. 리나는 예스러운 것을 좋아하고, 반면 나는 미래도시나 테크놀로지, 로봇을 좋아한다. 주제를 정하고 서로의 취향을 반영해 심도 있게 컬렉션을 구성하는 일이 재미있다. 

그 주제들이 시류에 벗어나거나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거란 두려움은 없나? 전혀. 남들을 신경 쓰기보다 우리가 원하는 걸 계속할 수 있도록 앞만 바라보고 있다.

너무 힘들거나 스트레스 받을 땐 뭘 하나? 질 좋은 음식을 먹고, 루이 암스트롱이나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을 듣는다. 

 

* 송 포 더 뮤트Song for the Mute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매 시즌 주제가 있는 컬렉션을 만들었다. 특히 목이 높게 올라간 코쿤 코트와 버킷 팬츠는 늘 주목을 받았다. 시드니에 중심을 두고, 이탈리아와 일본에서 소재 개발에 열중하며 파리에서 쇼룸을 연다. 매 시즌 옷의 움직임이나 옷의 표면을 생생히 보여주기 위해 음악이 담긴 짧은 영상과 룩북을 제작한다. 2015년 가을 겨울의 주제는 하나. 남성복으로 시작했지만, 이번 시즌 처음으로 여성 컬렉션을 만들었다. 전 세계 14개국에서 판매되며, 센스나 포워드 같은 온라인 편집매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songforthemu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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