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사물들 – 콩코드 호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보러 가다가 콩코드 호텔을 떠올리다.

경주에 있는 콩코드호텔이 문을 닫았다. 좋아하는 호텔이었는데, 이유는 쾌적하다거나 아름답다거나 뭐 그런 측면이라기 보다는 다만 멈춰있다는 인상 자체 때문이었다. 1980년대 어디쯤에서 모두 멈춘 곳. 그런 공간이나 풍경에 유난히 애착을 갖고 있었으니, 연고도 무엇도 없는 곳에서조차 어떤 유대감을 느꼈던 것일 테다. 한 가지 더 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 그 호텔이 나오기 때문이다. 시장 대포집에서 낮술을 마신 경수(김상경)와 선영(추상미)이 택시를 탄다

경수 저 아저씨, 깨끗한 여관들 있는데 있으면 가주시겠어요.

택시기사 어디 말씀하시는데요?

선영 콩코드 호텔 가주세요, 아저씨.

택시기사 콩코드호텔요.

선영.

처음 콩코드 호텔을 알고, 또한 처음 묵고자 했던 이유가 실은 영화 때문이었다. 때로 어떤 일들은 그저 쓸 데 없는, 알 수 없는, 엉뚱한 다른 일로부터 시작되는 바, 내게 콩코드호텔은 곧 경주에 사는 선영이 선택한 곳이고, 나아가 경주라는 도시는 곧 선영이 살던 도시가 되기도 했다. 마침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가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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