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파리

150910_GQ__5790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 황현산의 번역으로 보들레르의 산문시집 <파리의 우울>이 다시 태어났다. 으레 고전에 둘러싸인 신비를 허무는, 상세하고 치밀한 해제가 여전하다. “시는 모국어로 쓰인다”는 말은 이 번역본에서 절반만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숱한 번역이 있었지만, “시와 시적인 것을 분리”한, 이 “산문시이자 예술론”은 처음 읽는 듯하다. 황현산은 보들레르에 관해 “자기 시대의 산문적 현실에서 건져 올린 산문적인 언어를 시의 높이로 끌어올렸다”고 적었다. 노학자는 산문적인 언어로 시의 높이를 떠받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