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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E를 타고 영동고속도로를 달렸다

2015.10.15GQ

재규어 XE는 완전히 새롭다. 태풍이 막 지나간 영동고속도로에선 풍절음조차 섹시했다.

한계를 넘나드는 운전이었는데 한순간도 불안하지 않았다. 무전기에서는 드라이빙 마스터 아카데미 임성택 감독의 당부가 들렸다. “아무리 운전을 잘하시는 분도 속도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속도 앞에 장사 없어요. 무리하실 필요 없습니다.” 과연 맞는 말. 하지만 재규어 XE를 신뢰할 수 있는 어떤 순간을 경험하고 나면 주저할 이유가 없어졌다. 우리는 상황을 허락할 때는 거의 원 없이 달렸다. 타이어를 타고 서스펜션을 거쳐 올라오는 진동, 그 사이에서 생략된 것들, 그러므로 안락한 실내를 만끽하면서. 오르막과 내리막이 섞여 있는 굽잇길에서도 최대와 한계에 덤비고자 했다. 패들시프트로 엔진을 희롱하면서, 엔진 회전수를 가리키는 바늘이 최대치일 때의 모든 소리를 들었다. 그럴 때 좀 다른 리듬으로 뛰기 시작하는 심장, 고막을 매혹하는 엔진 소리, 허둥대지 않는 하체에 대한 또 한 번의 믿음. 차체는 75퍼센트 이상이 알루미늄이다. 철보다 가볍고 강하다. 나머지 25퍼센트는 초고장력 강철을 정확한 위치에 썼다. 승객을 보호하고 운전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다. 무게와 비틀림 강성, 안정성을 한꺼번에 성취하는 재규어의 설계다. 공기 저항계수는 Cd 0.26, 역대 재규어 모델 중 가장 낮다. 세단의 얼굴로 스포츠카의 수치를 구현했다. 재규어 XE는 이렇게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스포츠 드라이빙’의 쾌락을 정조준한다. 4천7백60만~6천9백만원.

 

 

    에디터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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