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네 여자 #제아

못할 말이 없는 용감한 네 여자, 브라운 아이드 걸스가 다시 모였다. “아브라카다브라 다 이뤄져라”라며 남자들에게 거센 주문을 걸던 기세는 여태 그대로다.

브래지어는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반지는 에이치 앤 앰, 귀고리는 젤러시, 모피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생일이 9월 18일이죠? 그날 금요일이었는데 뭐 했어요? 사장님이 호텔 잡아줘서, 멤버들이랑 술 마시다 잤어요.

술 잘 마셔요? 처음엔 저와 가인이는 아예 못 마셨어요 근데 둘 다 세월이 지나면서 늘어서 이제 넷이 거의 비슷해졌어요.

주로 어떤 술 마셔요? 맥주가 안 맞는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독주가 나아요.

소주요? 순하리 조금? 근데 취하는 줄 몰라서 ‘앉은뱅이’ 술이라고 한다던데요.

대학교 때 유행하던 과일 소주가 생각나네요. 혹시 연배가?

제가 세 살 어립니다. 하하. 요새 만나는 사람마다 어려서요.

제 대학교 때 추억 속엔 항상 브아걸의 노래가 흘러요. ‘오아시스’, ‘LOVE’, ‘어쩌다’. 식당에 갔는데 제가 왔다고 ‘어쩌다’를 트는 거예요. 프렌치 레스토랑인데 웬말이에요. 하하. 그때가 행복했어요. 뭐든 다양했어요.

몇 년 사이 바뀌었네요. 우리가 어릴 때는 60~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흡수할 수 있는 시대였어요. 요새 어린 친구들은 약간 무료할 것도 같아요.

그래도 그들만의 빈티지를 찾아내고 있어요. 그런 친구들도 있지만 많지 않죠. 요즘 제가 90년대생이었으면 약간 무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브아걸이 불로만 치킨 광고했던 것도 모르겠죠? 아, 그건 다 몰라요. 하하.

새삼 제아라는 가수를 잘 모르겠어서 이것저것 찾아봤어요. 2013년 1월, <엠 카운트다운>에서 솔로 곡 ‘그대가 잠든 사이’를 부르는데, 시작부터 연기를 앞둔 피겨 선수처럼 표정이 비장했어요. 들으면서는 왠일인지 박정현의 ‘꿈에’가 생각났고요. 맞아요. 두 곡 다 정석원 작곡가가 만들었어요. 그 곡은 차트 신경 안 쓰고 하고 싶은 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만든 거예요. 노래가 정말 어렵고, 러닝타임이 5분이 넘어요.

대부분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예쁘게 보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오직 ‘부르기’에 집중하는 것 같았어요. 근데 진짜 브아걸을 좋아하시는 여자 팬들이 저희한테 ‘걸 크러시’를 좀 많이 느끼잖아요. ‘어쩌다’까지만 해도 남자 팬들의 비율이 한 70퍼센트? ‘Abracadabra’때까지만 해도 한 50 대 50이라 치면 ‘Sixth Sense’ 때부터 여자 팬 비율이 90퍼센트가 되었어요. 남자는 빠이빠이.

주변 여자들이 당신이 부른 OST를 좋아해요. <하모니> ‘하모니’, <추노> ‘미아’, <빠담빠담> ‘그대 바보’. (이)영현이랑 같이 부른 ‘하모니’가 잘돼서 그런 것 같아요. 음악이 잘되었다기보다는 지금까지도 말씀해주시니까 고맙죠.

노래 부를 땐 대부분 치마를 입었던데, 오늘은 바지네요. 평상시에는 바지만 입어요. 치마를 입을 때 다리가 예뻐 보인다고 해서 자주 입었던 거예요. 다리가 길지 않아요. 키가 작아서 아쉽죠. 살이 조금만 붙어도 확 쪄 보이고요.

어떤 음식 좋아해요? 저는 대부분 나트륨…. 하하. 치킨, 갈비찜. 그냥 다 고기.

근데 고향이 어디예요? 서울이요. 도곡동.

말투가…. 전라도 같죠? 엄마가 전라도 분이에요. 엄마도 서울말이 기가 찬데, 전 전라도 사투리가 좋은 것 같아요. 표현을 속 시원하게 하니까.

하필 영화 <신세계>의 정청이 생각나네요. 그 영화의 박훈정 감독은 “과묵한 사람은 멋있지 않다”고 말했어요. 제가 보기엔 말 많고, 떠벌떠벌한 사람들이 순수한 것 같아요. 말이 없어서 멋있기까지 한 사람들이 오히려 음흉해요.

남자친구는요? 적당해요. 남자친구(음악 프로듀서)와 음악 얘기만 해도 지루하지 않죠. 싸웠다가도 작곡한 거 모니터링을 받고 싶어서 화해해요. 하하.

성격은 반대인가요? 전 비슷한 사람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어요. 제가 워낙 좀 즉흥적이에요. 오빠가 어느 정도 눌러주는 것도 있고요.

즉흥적으로 뭘 ‘지르기’도 하나요? 전 향수에 돈 쓰는 걸 좋아해요. 그거 뭐죠? 송혜교 씨가 썼다는 향수. (스마트폰으로 검색한다.) 아, 펜할리곤스. 이거 뿌렸을 때 (소녀시대) 윤아가 뭐냐고 세 번 물어봤어요.

인터뷰 오기 직전에 드라마 <보디가드> OST인 ‘사랑한다고 말했잖아요’를 들었어요. 제아가 아닌 김효진으로 부른 첫 번째 노래예요. 대학교 때 부른 거예요. 풋풋하죠. 그때 영현이랑, (이)정이랑 같이 학교 다녔어요. 친구들도 많았고, 잼Jam도 많이 하고요. 뭐 그때는 정말 저의 어떤 전성기였죠. 친구들 사이에선 ‘미달이’로 불렸지만, 나름 동아방송대 ‘퀸’이었던. 하하.

지금은요? 이제 제2의 전성기가 또 올 거 같아요. 막 이래. 하하.

대학고 때와 목소리가 하나도 안 변했어요. 에이, 그땐 덜 익었죠.

모피는 올 세인츠, 코르셋은 라펄라, 귀고리는 발망 x 에이치 앤 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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