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는 조지 루카스가 아닌 디즈니가 만든다. 디즈니는 고작 40억 달러로 <스타워즈> 시리즈와 새로운 팬들의 기대까지 샀다. 브루스 핸디는 올 12월 17일에 개봉할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감독인 J.J. 에이브럼스, 출연진, 제작진이 즐거워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퍼스트 오더의 장교인 파스마 대위(그웬돌린 크리스티)가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3월 어느 날 오후, 산타모니카에 위치한 배드로봇 프로덕션 사무실에서 J.J. 에이브럼스 감독을 만났다. 그는 자신의 다음 영화에 들어갈 특수효과 장면을 검토하고 있었다. 다들 ‘열렬히 기대하는 신작’이라고 소개하는 새로운 <스타워즈>의 공식 명칭은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다. 소년 같은 48세의 에이브럼스는 뻣뻣한 머리카락에 공대생처럼 검은 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는 시각효과 감독인 로저 구옛, 오랜 제작 파트너인 브라이언 벅 등을 비롯한 동료들과 함께 작고 안락한 상영실에 앉아 있었다. 이들은 샌프란시코에 있는 특수효과 회사인 ILM, 런던에 있는 세컨드 유닛Second unit과 전화 회의를 하는 중이었다. <스타워즈>의 창조자이자 그동안 팬들의 비난이 집중되었던 인물, 조지 루카스가 빠진 첫 번째 <스타워즈>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회의 분위기는 긴장과 우려로 가득할 수밖에 없다. 3년 전, 조지 루카스는 자신의 제작사인 루카스필름을 <스타워즈>에 대한 모든 권리와 함께 월트 디즈니에 매각했다. 다시 말해서 <스타워즈> 신작은 40억 달러라는 매입 비용이 정당하다는 동의까지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에이브럼스와 그의 제작진은 어떤 부담도 가볍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미 에이브럼스는 <앨리어스>와 <로스트>를 비롯한 다수의 TV 드라마와 최근 두 편의 <스타트렉> 영화를 연출했다. 그는 상영실에 모인 사람들이 다양한 숏솨 시퀀스, 콘셉트 아트를 돌려 보는 광경을 좋아한다. 그의 열정은 모두에게 전염된다. 에이브럼스는 캐릭터의 신체 골격에 대한 수정을 제안하며 “튼튼한 사다리꼴 근육”을 요청했다. 추격 장면을 분석할 때는 드로이드가 튕겨나가는 높이에 대해 의문을 표하며 드로이드가 “다소 가볍게” 보일 것 같다고 걱정했다. 우주선의 비행 장면에서 비행 곡선을 좀 더 포물선에 가깝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그의 말 중 대부분은 “미치도록 놀라운데!”, “천재 아냐?”와 같은 말이었다. 그가 정말로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느낀 효과는 단 하나뿐이었다. 배우의 손을 찍은 근접 숏과 그의 머리와 어깨를 찍은 좀 더 긴 숏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보기에는 교묘하게 연결되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때도 그는 런던 출신 시각효과 전문가에게 기술적 성과를 떠들썩하게 칭찬하며 말했다. “당신의 작업은 정말 놀라웠어요.” 그리고 그 장면이 채택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다시피 했다.

에이브럼스와 그의 제작진이 즐기고 있다고 말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루카스의 원작 영화를 보며 어린 시절 상상력을 불태운 사람이라면 <스타워즈>를 만드는 사람들이 즐겁게 일하기를 바랄 것이다. 어쩌면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형편없는 영화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가 적절한 상상력과 즐거운 마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면 영화광(이자 디즈니의 주주들)에게는 충분할 것이다. 또한 에이브럼스와 루카스필름이 모은 출연진도 이들을 만족시킬 것이다. 해리슨 포드, 캐리 피셔, 마크 해밀은 지난 30년 이래 처음으로 원래의 <스타워즈> 배역인 한 솔로, 레아 공주, 루크 스카이워커를 다시 연기한다. 게다가 오스카 아이삭, 아담 드라이버, 루피타 뇽, 앤디 서키스, 데이지 리들리, 존 보예가, 돔놀 글리슨 같은 인상적인 젊은 신예 배우들이 참여한다. 여기에 막스 폰 시도우가 가세해 알렉 기네스 경이 원작에 부여한 고풍스러운 진지함을 더하게 된다. 앤서니 대니얼스와 피터 메이휴도 돌아와 금속과 야크 모피를 뒤집어쓰고 각각 C-3PO와 츄바카를 연기할 예정이다.

늘 그렇듯이 <깨어난 포스>의 줄거리는 예산을 비롯한 다른 중요한 세부 사항과 마찬가지로 비밀에 싸여 있다.(의상 디자이너인 마이클 캐플란은 레이아 공주의 옆으로 말아 올린 머리 모양이 재현될지 여부를 언급하는 것조차 거부했다. 하지만 나중에 피셔는 팬 행사에서 그런 머리 모양은 없을 것이라고 발설했다.) 이곳에서 공개할 수 있는 것은, 대다수의 팬이 큰 위안을 받게 될 거라는 점이다. 사막 행성 위를 낮게 비행하는 우주선의 시퀀스를 보던 중 에이브럼스는 화면을 정지시켜달라고 했다. 그는 구불구불한 선을 작게 그렸다. “저기 사막에 자자 빙크스의 뼈를 삽입하면 어떨까 싶은데요.” 모두가 웃었다. 에이브럼스도 같이 웃었지만 힘주어 말했다. “난 진지해요!” 그는 이 장면을 넣을 경우 1초 내에 휙 지나가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 세 명 정도 알아차리겠죠. 분명 사람들이 좋아할 거예요.”

만일 루크 스카이워커가 누군지 모른다면, 혹은 사람들이 자자 빙크스의 죽음을 보고 싶어 하는 이유를 아직 모른다면, 이 글을 읽는 것이 지루할 수도 있다. 다만 모를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설명하자면 이렇다. 루크는 1977년과 1983년 사이에 개봉된 최초의 <스타워즈> 3부작 영화의 주인공이다. 이 원작 3부작은 이후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 <스타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마지막 <제다이의 귀환>에서 루크와 반군 동료들은 사악한 은하제국을 패배시킨다. 그리고 루크는 대악당 다스 베이더를 구원한다. <제국의 역습>에 나온 유명한 반전을 통해 알려졌듯이, 다스 베이더는 루크의 진짜 아버지였다. 악당으로 변하기 전의 그는 아나킨 스카이워커라는 이름의 선한 사람이었다. 1999년과 2005년 사이에 개봉된 에피소드 1, 2, 3에서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영웅이자 반영웅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 <스타워즈: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는 제국의 등장과 아나킨이 다스베이더가 되는 이유, 또는 다스베이더가 아나킨이 되는 이유를 다룬다. (원작 3부작의 골수 애호가들은 시간적 순서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자자 빙크스는 이러한 가족 드라마의 주변 인물이다. 에이브럼스에 따르면 그는 <스타워즈> 서사시에서 논란의 여지없이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인물이다. 만화에나 나올 법한 양서류처럼 생긴 외계인이라는 점, 질질 끄는 발걸음에 황당한 실수가 잦다는 점, 놀란 눈의 반응과 자메이카 억양의 사투리로 말한다는 점 때문에 일부 평론가들은 자자 빙크스에 인종적 편견이 들어갔다고 비난했다. <보이지 않는 위험>에 등장했던 자자는 에피소드 1, 2, 3의 결점 중에서 팬들이 생각하는 가장 상징적인 문제점이다. 관심받지 못한 많은 등장인물, 아주 어린 관객에게나 어울리는 유머 감각, 과도한 컴퓨터 그래픽 의존, 복잡한 정치적 책략에 치중된 줄거리는 <나, 클라우디우스> 또는 <제3제국의 흥망>과 같은 정치 시대물에는 어울릴지 모른다. 하지만 자자 빙크스와 같은 인물들이 나오는 영화에는 어색하다. 조지 루카스가 자신 말고 누구를 위해 그 3부작을 만들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하지만 루카스의 자자 빙크스에 대한 유머 감각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팬이 만든 자자 빙크스의 동상이 루카스 필름의 로비 한 곳에 세워져 있고 건너편 벽에는 루카스의 요청에 따라 작은 인쇄물이 부착되어 있다. 그 종이에는 영국의 인터넷 투표에서 자자 빙크스 미스터 빈, 에이스 벤추라, 그리고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에 나온, 아무도 기억 못하는 앤디 맥도웰의 배역을 제치고 사상 최고로 짜증스러운 등장인물로 뽑혔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루피타 뇽의 얼굴에 붙인 점을 이용해 ILM의 컴퓨터 그래픽 전문가들은 그녀를 마즈 카나타라는 인물로 바꾸었다.

사람들이 자주 잊는 사실은 1977년 최초의 <스타워즈> 개봉 당시 혁신적인 특수효과뿐만 아니라 뻔뻔한 유머 감각도 충격적이었다는 점이다. 그 당시 미국 영화계에는 10년 동안 <보니와 클라이드>, <이지 라이더>, <프렌치 커넥션>, <대부>, <차이나타운>,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네트워크>, <택시 드라이버>와 같은 음울하면서 비관적인, 심지어 무정부주의적인 내용의 흥행작들이 줄을 이었다. 이런 작품들은 영웅들이 상처를 입거나, 패배하거나 또는 죽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이런 상황에서 선과 악이 분명하고, 선이 확실한 승리를 거두고, 게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메달을 받는 영화는 급진적인 존재였다. 1977년 <타임>은 루카스와 <스타워즈>를 다룬 장문의 기사에서 “즐거움을 주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영화를 만드는 것은 이상한 생각이다”고 썼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루카스의 회의적인 동료들은 진지함, 의미, 난해한 상징을 담은 영화를 만들라고 그를 압박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여러 해를 거쳐 조지 루카스가 자신이 만든 서사시와 스스로를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조지 루카스의 너무나 단순한 발상에 대해 사람들은 선과 악, 신화를 탐구하는 책을 계속해서 써냈다- 결국 난해함으로 이어졌다. 최초의 작품에서 유기적이고 심지어 직관적이까지 했던 요소들은 점차 심오해지고 이야기의 뼈대가 바뀌었다.

이것이 2012년 <스타워즈>의 진짜 상황, 영화 도입부에서 위로 흐르듯이 올라가는 내용의 실제 모습이다. 당시 67세로 은퇴를 고려하던 조지 루카스는 제작자인 캐슬린 케네디를 회사로 데려왔고, 그해 10월 디즈니에 회사를 매각하고 케네디가 대표 자리에 머무르는 동안 은퇴했다. 그리고 그는 새로운 가족을 꾸렸다. (루카스는 시카고 자금 관리 회사의 대표인 멜로디 홉슨과 2013년 6월에 결혼했고, 그해 말에 에베레스트라는 딸을 낳았다. 루카스는 이미 성년인 세 자녀를 두고 있다.) 루카스가 루카스필름을 매각한 동기는 최근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한 가혹한 반응에 있을지도 모른다. 전편 시리즈로 많은 돈을 벌었지만, 이에 대한 비난은 그에게 아픈 상처를 남겼다. 루카스는 루카스필름 매각 이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터넷 시대가 오기 전이 좋았죠. 지금은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왜 이걸 해야 하지?’” 갑부이자 영화계의 거물은 더 두꺼운 낯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루카스를 욕하는 사람들은 이제 불행한 ‘팬보이’의 구호가 된 “조지 루카스가 내 어린 시절을 망쳐버렸어!”라는 식의 비평을 감내하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2010년에는 이 주제에 관해 잘못된 소유욕과 환멸로 만든 <대중 VS 조지 루카스>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까지 나오기도 했다.

61세의 케네디는 1981년의 <레이더스> 이래 스티븐 스필버그의 거의 모든 영화를 비롯한 60편이 넘는 영화를 단독 또는 공동으로 제작했다. 그녀는 남편인 프랭크 마샬과 함께 스필버그의 제작사인 앰블린 엔터테인먼트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두 사람은 루카스필름에 합류하기 전까지 각각 영화 제작사인 케네디/마셜 컴퍼니를 보유했다. 이들의 제작사는 <식스센스>, <본 얼티메이텀> 시리즈, <페르세폴리스> 등 다양한 영화를 제작했다. 그래서 <인디아나 존스> 시절부터 동료이자 친구였던 조지 루카스가 이들 부부를 2012년 4월 어느 날 점심 식사에 초대했을 때는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했다. 케네디가 말했다. “말 그대로 그저 근황을 묻고 가족 이야기를 하리라고 생각했죠. 보통 하는 대화 있잖아요. 그런데 그가 폭탄 선언을 했어요, ‘내가 은퇴할 거라는 소식을 들었지?’ 난 듣지 못했어요. 그렇다고 해도 그 말을 믿었을 것 같지는 않아요.” 루카스는 끈질기게 누군가 자신을 대신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케네디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생각했죠. 오, 누군가를 추천해주기를 바라고 있구나. 그러더니 그가 말했죠. ‘나는 당신이면 좋겠는데.’ 그건 정말 충격이었어요. 그는 이렇게 말했죠. ‘생각 좀 해볼래?’ 케네디는 자신이 그 자리에서 ‘좋다’라고 답한 것에 그날 세 번째로 충격을 받았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 자리를 덥석 맡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조지 루카스와 그의 회사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흥분이 뒤섞인 감정 때문이었다.

베이 에리어 출신인 케네디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하게 된다는 사실이 맘에 들었다. 샌프란시스코의 프리시디오 바로 안에 있는 루카스필름 부지의 위치를 감안하면 누구든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곳은 미군 기지치고는 드물게 아름다운 곳으로 현재는 공원이고 금문교와 시내를 모두 볼 수 있는 장소다. 루카스필름 사옥은 고작 10년밖에 안 되었지만 정교하게 다듬은 옛날 캘리포니아의 느낌이 나며, 목재를 풍부하게 사용해서 만든 가구가 있다. 대부분이 루카스의 주문에 따라 제작한 것들인데 최고 수준의 디즈니랜드 미학에 따라 흠잡을 데가 없다. 사람들은 릴런드 스탠퍼드나 심지어 쾌걸 조로가 한때 그곳에서 살았다고 상상할지도 모른다.

케네디는 독립 스튜디오에 가장 적합했던 영화를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대기업으로 신속하게 끌어들였다. 그녀는 통찰과 열정으로 창조적인 이슈를 논의할 수 있는 사람이다.(만일 케네디를 만난다면 지적이면서도 으스스한 스필버그의 영화인 <A.I.>에 대해 이야기해보라. 스탠리 큐브릭이 완성시키지 못한 프로젝트에 기초한 <A.I>는 케네디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다.) 게다가 루카스필름에서의 처음 몇 달에 대해 이렇게 많은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사업적 언변도 뛰어나다. “회사의 기반 구조 맥락에서 많은 일이 진행된 덕분에 사실상 라이선스 모델이 된 회사를 생산 모델로 전환시킬 수 있었죠.”

#2 스타워즈 – 디즈니의 습격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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