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교토 – #2 거친 서정

은각사.

교토를 두고 이런저런 상념이 많았지만 가야 할 이유를 겨우 만들었다. 교토 여행은 소설 <금각사>로부터 시작됐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맥락이 아니라 잘린 단면에서 시작해야 했다. 결국 거기서 흐른 진액이 몸 어딘가에 묻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일 뿐이라고 머리론 진작 알았지만 마음은 내내 요동쳤다. 교토에서만 며칠밤을 보내기로 작정했으니 계획 같은 건 따로 없었다. 생각 없이 걷다가 뭔가 뻗치면 뭐든 또렷이 보고 싶었을 뿐. 그래도 금각사와 미레이 시게모리의 정원은 보고 싶었다. 친구가 아는 체했다. “금각사는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기대했다가 그게 뭐든 아쉬워하며 돌아서야 하는 곳일 뿐이야.” 그건 거짓말. 금각사는, 금각은 전혀 다르다. 소유할 수 없는 대상에 치대지만 그 이유도 모른 채 어쩔 줄 모르는 젊음, 무엇도 의식하지 못한 채 처절하게 비명을 지르는 남자의 고백. 불완전해서 완성된 소설에 금각이 우뚝했다. 멀리 금각을 관람하듯 바라보다 탑 뒤편에 서서야 감정이 북받쳤다. 소리라도 지르면 후련할 것 같았다. 때마침 내린 비로 신음을 물고 안으로 감추듯 숨만 겨우 내쉬었다. 자정이 한참 지나 료칸으로 돌아가는 길에 설남이란 사케를 사서 복숭아와 함께 마셨다. 달콤하게 내달리기만 하는, 이를테면 젊은 사케. 문득 책이라도 몇 줄 읽고 자려고,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을 펼쳤다. 한없이 논리적인 언어가, 상징이, 잘난 척에, 심기가 뒤틀렸다. 책을 엎어치듯 덮고 ‘내 나이가 몇인데…’를 목숨을 빌려 대항하듯 입 밖으로 꺼냈다. 밤이 지나자 교토는 평평했다. 교토를 이어짐 없이 순간의 감정으로 담고 싶어졌다. 아침마다 여러 가지 필름을 챙겼다. 흑백과 컬러의 분리는 교토에선 무의미했다. 다만 입자와 빛의 농도만이 중요했다. 오충환

다카스지 거리.
금각사.
철학자의 길.
기온 지구.
료안지.

두 사람이 교토에 갔다. 두 사람은 각각 다른 교토를 보았다. 혹은 교토가 두 사람에게 다른 교토를 보여주었다.

두 사람의 교토 – #1 생각하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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