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나처럼 일해요 이렇게

2015.11.19GQ

스틸케이스는 세계 최대의 사무용 가구 제조 회사다. 첨단 기술이 미래의 업무 공간을 만들어가는 방식을 살펴보기 위해서 스틸케이스의 R&D 연구소를 방문했다.

GQS_office_work place_ok

 

트로이트 서쪽, 자동차로 두세 시간 거리에 있는 그랜드 래피즈는 가구의 도시로 불린다. 19세기 말부터 미국 가구 산업의 중심지로 입지를 구축했는데 지금은 특히 사무용 가구의 집중이 도드라진다. 이 지역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회사는 스틸케이스다. 2014년 기준 총매출 30억 달러, 순이익 8천7백70만 달러인 스틸케이스는 세계 최대의 사무용 가구 제조회사다. 이러한 수치는 2008년의 국제 금융 위기에 크게 손실을 입었던 업계가 급격하게 반전을 이뤘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틸케이스는 현재의 호황에 대해, 자사 고객이 단지 책상, 의자, 책장 등을 주문해서가 아니라 업무 공간을 완전히 재조정하며, 회사 인쇄물에 적혀 있듯이 “업무의 새로운 방식에 완전히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믿기 때문이라 여긴다. 이런 사실은 스틸케이스의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입증된다. 이곳에는 철저한 방음 공간, 책상 앞에 놓인 러닝머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화상회의실 그리고 이상하게 생긴 라운지체어가 있다.

스틸케이스는 현대 업무 공간의 경향에 대해서 가장 지적인 방식을 개발하고, 그 통찰력으로 제품을 만든다. 새로운 발상을 시험하고, 회사 고유의 문화를 개선하고, 한 부서가 다른 부서를 인도하는 방식을 고안하기 위해 연구 시설을 재배치하거나 축소하기도 한다. “회사의 문화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몸의 움직임과 일치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스틸 케이스의 CEO인 짐 킨이 말한다. 깡마른 55세, 시카고 출신. “공간을 바꾸지 않는 한, 그 공간은 계속해서 과거의 행동을 붙잡게 되어 있죠.” 스틸케이스 이노베이션 센터는 계속해서 자사의 공간이 – 그리고 고객의 공간이 – 사용되는 방식을 검토한다. 애플과 나이키 같은 회사의 성공담과 디자인 회사인 IDEO와 스탠포드 대학의 디자인 연구소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을 연구한다. 스틸케이스는 사무실 안에서 근로자들이 일하는 방식을 파악하기 위해 사무실 가구 배치와 체계를 반복적으로 연구한다. 사람들이 이동하는 곳, 특정 장소에서 머무는 시간 그리고 그곳에서 하는 일을 꼼꼼하게 기록한다. 정보가 왕이다. 연구진은 일반적인 행동뿐만 아니라 의자에서 꼼지락거리는 것까지 근로자의 모든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해 센서를 사용하기도 한다. 결정적으로 가구의시제품을 현장에 적극 배치한다.

오늘날 업무 공간은 점점 축소되는 추세다. British Council for Offices에 따르면 2013년 평균 사무실의 1인당 업무 공간은 10.9 제곱미터였는데, 이는 2009년의 11.8 평방미터와 1997년의 16.6 제곱미터에 비해 확실히 줄어든 수치다. 스틸케이스의 판매 전략 중 하나는 개인의 공간을 보다 영리한 방식으로 줄이는 것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스틸케이스가 기대하는 것은 업무가 계속 사무실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것인데, 갤럽이 2015년 1월에 발간한 미국 내 업무 공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상근 근로자 중 거의 40퍼센트가 홀로 일하며, 약 15퍼센트는 영구적으로 사무실 밖에서 일한다. 그러니까 많은 사람이 카페 같은 곳에서 일한다는 얘기다. <The Great Good Place>의 저자인 사회학자 레이 올덴버그가 만든 용어로 말하자면 제 3의 장소에서 일하고 있다.

“아침마다 사람들이 특정 장소에 모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돈을 줘야 해요.” 킨의 말이다. “그리고 그 장소는 일하기에 가장 좋은 공간이어야 하죠. 회사 사무실보다 직원들의 집에 있는 주방이 더 좋다면, 직원들은 집에 머무르는 게 낫습니다. 신뢰와 협업과 대면 관계를 중시하는 대부분의 회사가 직원들이 스타벅스 같은 곳에 있는 걸 원치는 않지만요.”

스틸케이스의 고객 중에는 실리콘 밸리 소재 회사들도 있지만, 보잉과 제네럴 일렉트릭을 비롯한 <포춘> 500대 기업도 상당수다. 작년에 출간된 <Cubed: A Secret History of the Workplace>의 저자인 니킬 사발은 이렇게 말한다. “평균화된 제품이야말로 스틸케이스의 시장이지요.” 하지만 평균화된 제품은 더 이상 팔리지 않는다. “우리는 대체로 평균적인 공간에서 일해왔죠.” 킨의 말이다. “처음엔 세 가지 크기의 칸막이와 세 가지 규모의 개인 사무실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단 하나의 크기만 남았죠. 틀은 이미 깨졌어요.” 개방형 사무실 – 미국식 사무실의 칸막이나 북유럽식 사무실의 평평한 광경 – 은 직원의 행복과 생산성을 불러일으키는 데 적합하지 않은 방식임이 입증되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사무실 근로자는 3분마다 집중력이 분산된다. 그리고 생산성이 집중된 상태인 플로우flow를 다시 얻으려면 23분이 걸린다. 이쯤 되면 많은 근로자가 사무실을 버리고 스타벅스를 선택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스틸케이스의 해결책 역시 카페에서 시작되었다. 스틸케이스 본사는 탁자와 라운지 체어가 뒤섞여 있는 도서관 같다. 또한 어느 곳에나 충전용 콘센트가 있다. 2012년의 갤럽 연구에 따르면 가장 성실한 근로자는 혼자 일하는 데 최대 20퍼센트의 시간을 할애한다. 스틸케이스 개선 전략 핵심은 외딴 공간을 덜 외롭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스틸케이스는 워크 카페를 일종의 실험실로 삼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근로자의 행동 방식을 관찰했다. 그 결과 폐쇄적이며 독립적인 공간은 인기가 높아서 추가로 확장했다. 또한 고위 관리직이 일반 직원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카페를 이용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어요.” 킨이 말한다. “초반 몇 주 동안은 젊은 직원뿐이었어요. 하지만 곧 연령과 분야가 섞였죠. 처음부터 사용하는 사람이 있고 나중에 온 사람들이 있죠. 사람들에게 선택권을 주면 남이 해주는 것보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립니다.”

미시건주 그랜드 래피스에 가구회사 스틸케이스의 이노베이션 센터가 있다. 그곳의 세미-개인 휴식 공간은 이렇게 생겼다.

도나 플린은 스틸케이스의 미래 업무 공간 연구 부서를 이끌고 있다. 플린은 보울더 근처의 콜로라도 산맥에 자리 잡고 원격으로 의사소통을 하며 아주 가끔 그랜드 래피즈를 방문한다. 플린은 시카고의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인류학자 과정을 밟았다. 그녀는 인간 행동 추적을 연구하고 공공정책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종신 교수직으로 가는 조용한 길을 택할 모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스틸케이스의 활발함을 선택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플린은 4년 전에 스틸케이스에 합류했고 현재 미국, 파리, 홍콩에 19명에 달하는 연구진을 두고 있다. 그 연구진이 파악한 핵심적인 내용은 사람들이 그때그때 다른 종류의 공간을 원한다는 점이다. 플린은 사무실의 의미를 업무는 물론 업무 후 휴식과 회복을 제공하는 ‘공간의 생태계’에 비유한다. 이런 사무실은 일종의 집단 지성을 만들어낸다. 스틸케이스는 이를 묘사하기 위해 ‘공간 팔레트’라는 용어를 채택했다.

새로운 사무실이란 사물함과 다양한 워크 스테이션을 위해 책상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강렬한 업무 흐름을 위한 방음 공간, 신속한 검토를 위한 작은 공간; 1인용 화상 회의 키오스크와 가상 집단 회의를 위한 비디오 회의실. 기타 공간에는 프로젝트 룸, 차폐식 대화 라운지와 조용한 사적 공간이 포함된다.

그리고 스틸케이스는 뇌에 관심이 많다. 워크스페이스 퓨처 연구진은 집중력 분산에 관한 인간의 능력과 집중력을 이해하기 위해 신경과학자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한다. 사람의 뇌는 지속적이고 집중된 정신적 노력을 고작 4~5시간 밖에 유지하지 못한다. ‘공간의 생태계’의 요점은 쓸모없는 방해 때문에 정신적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새로운 일과 색다른 일은 우리에게 도파민을 분출시키지만, 한번 분산된 집중을 만회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스틸케이스의 통찰력은 신경과학과 인류학을 연결했을 때 가장 두드러진다. 인류가 사냥꾼이자 채집자였을 때, 가장 주의가 분산된 사람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라. 납작 엎드린 세이버투스 호랑이를 발견할 수 있는 시야를 가진 사람의 생존 가능성이 제일 높았던 것이다. 이런 유전자 때문에 인간은 시각적 방해에 민감하다. 화면 아래에서 계속 깜박이는 이메일 아이콘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전면 업무용 조명과 확장된 라운지, 발받침이 포함된 브로디 워크 라운지.

개방형 사무실은 무엇보다 사생활이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아무리 수준 높은 협업이 이루어지는 회사라도 반드시 사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직관과는 오히려 반대인 셈이다. <콰이어트: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의 저자이자 스틸케이스의 공동연구자인 수전 케인은 이렇게 말한다. “협업의 정의에 대한 완전한 오해가 있어요. 멀리 떨어져 스스로 생각하고 돌아와서 얘기를 나누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쉽게 간과하죠.” 2015년 4월에 출시된 브로디 워크라운지 시스템은 전문가에게 사적인 공간을 제공하고자 하는 스틸케이스의 사명을 분명하게 구체화한 것이다.

8년 전, 스틸케이스는 각급 학교와 대학교용 가구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생산 관리를 맡은 마크 월터스의 설명에 따르면, 나중에 ‘브로디’가 된 설계는 처음에 대학 도서관용으로 구상했던 것이라고 한다. 스틸케이스는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어떤 자세로 시간을 보내는지 조사했다. 그리고 학생들이 어떤 진지하고 지적인 시간을 갖고자 할 때면 라운지체어로 몰려든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학생들은 의자를 외딴 장소로 끌어다 놓고 책과 가방 그리고 각종 물건을 주변에 흩어놓곤 했다. 학생들은 다리를 모으거나 꼬고, 어깨를 구부리고, 등골을 비틀며 온갖 기묘한 자세로 의자에서 여러 시간을 보내곤 했던 것이다. 스틸케이스는 궁극의 업무 친화적인(그리고 척추 친화적인) 도서관용 라운지체어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 라운지체어가 분명히 사무실에서도 유용할 거라는 사실을 진정 깨달았기 때문이다.

브로디는 신형 에어버스에 있는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처럼 생겼다. 월터의 말에 따르면 ‘나 자신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인체공학적 번데기 모양으로 설계했다. 몸은 등의 위쪽과 아래쪽을 전부 받쳐주는 ‘alert recline’에 자리 잡는다. 기울어진 작업대는 첨단 기기를 눈 높이에 고정시켜주며 팔걸이가 어깨에 가해지는 압력도 덜어준다. 요즘 근로자들은 방랑자처럼 불룩한 배낭을 메고 다니곤 하는데, 브로디에는 충분한 수납공간이 있다. 덕분에 사용자는 노트북이나 간식을 찾을 때 업무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쉽게 가방에 손을 넣었다 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불투명한 스크린은 사용자를 우울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집중력이 분산되는 것을 막아준다. 월터의 말에 따르면 브로디는 심리학적 안전 지대다.

GQS_office_work place_ok2

1 초기 스케치 학생들의 공부 습관 연구를 기초로 설계자들은 초기 발상을 스케치했다

2 발전된 스케치 설계자들은 일단 의자를 ‘밀폐enclose’ 방식으로 결정한 뒤 회전식 받침과 같은 유용한 방안을 찾아냈다.

3 수정된 렌더링 설계자들은 CAD 소프트웨어로 브로디의 질감과 모듈 형태 같은 요소를 포함한 상세한 렌더링을 만든다.

4 생산을 위한 선 구조도 자세한 3D 모형을 통해 조절 가능한 부품을 비롯한 최종 브로디 설계를 볼 수 있다.

최근 스틸케이스는 9개의 새로운 자세 – 드로 자세The Draw, 멀티 태스킹 자세The Multi-Device, 문자 자세The Text, 번데기 자세The Cocoon, 밀기 자세The Swipe, 스마트폰 기대기 자세The Smart Lean, 무아지경 자세The Trance, 해석 자세The Take-It-In,스트런치 자세The Strunch – 를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런 자세를 바탕으로 ‘제스처’ 라는 의자를 설계했다. 제스처는 인체의 움직임을 적극 장려한다. 허먼 밀러의 유명한 의자 에어론과 달리 조정이 참 간편했다. 또한 스틸케이스의 의료기기 부서인 너처는 새로운 모형 분석실을 설계하고 엠파스 – 기존의 탁자를 대체하는 튼튼한 조절식 라운지체어 – 를 개발하기 전에 18회의 연구와 1만5천 시간 동안의 관찰을 수행했다. 스틸케이스의 교육 부서인 SES는 노드 – 바퀴와 내장식 배낭 수납공간이 달린 노트북 컴퓨터 친화적인 교실용 의자 – 를 개발하기 전에 12개 학교와 대학의 교실 35곳을 연구했다, “스틸케이스가 하는 일은 진정한 진보예요. 모든 이에게 보다 편안한 업무 공간을 만드는 것이죠.” 수전 케인의 말이다.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은 모든 이에게 이로운 일이죠.” 케인은 이전 CEO인 짐 해킷과 2012년 TED 대담에서 만난 것을 계기로 스틸케이스와 연을 맺게 되었다. “그는 내게 자신이 내성적인 사람이며 사무실의 사생활과 공간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죠.” 케인은 많은 사람이 개방형 사무실의 번잡함에 오히려 방해를 받는다고 주장한다. “이 책을 쓰는 데 6년이 걸렸어요.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이를 지적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아요.” 케인과 스틸케이스는 내성적 성향에 맞는 업무용 은신처를 연구 중이다. ‘수전 케인 콰이어트 스페이스’는 말하자면 방음이 잘되는 불투명한 유리 상자다. “스틸케이스에 15개의 원칙을 제시한 것이 전부예요.” 케인의 말이다. “시각적 사생활 보호, 청각적 사생활 보호, 그리고 천연 소재 사용 같은 것들이죠.” 케인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인 ‘플로’는 벽지를 바른 작은 사무실이다. 이곳에는 ‘마인드 셰어Mind Share’라는 이름의 회의실과 덜 사교적인 사람들이 피신할 수 있는 일종의 감압실인 ‘비 미Be Me’와 ‘스튜디오Studio’가 있다. 두세 명이 L자 모양의 소파에 모이도록 설계한 휴식 공간인 ‘그린 룸Green Room’도 있다. 케인의 콰이어트 스페이스는 많은 사무실에서 경영진과 고위직에게 제공하는 유리 상자와 달리 정교한 환경적 제어가 가미된 공간이다. 물론 요가 매트는 기본이다. “나는 기업 변호사로 7년 동안 일했고 나만의 사무실을 갖고 있었죠.” 케인의 말이다. “아주 복잡한 일을 하루에 16시간씩 했어요. 개인 사무실이 필요했죠. 많은 사무실 설계자와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들에게 개인 사무실은 오직 직위에 관한 문제였죠. 그건 정말로 오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내성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킨은 수전 케인 콰이어트 스페이스의 여러 공간에서 일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확장된 버전의 플로에서 보낸다. 물론 CEO라는 직함에 비하면 여전히 작은 공간이다. 또한 그는 그린 룸도 보유하고 있다. 처음에는 방문객을 즐겁게 할 때만 사용하겠다고 생각했지만 현재는 항상 이용하고 있다. “지금이 완전한 상태라고 확신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내가 만든 상태라는 게 중요하죠. 중앙에서 통제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적으로, 스틸케이스의 장비와 방식을 채택하려면 근로자에게 이 선택을 허용할 관리자가 있어야 한다. 케인도 인정하듯이 이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공간적 경제성 만이 아니라 개방형 사무실의 가장 큰 이점은 근로자들을 지켜보고 감독하기 편하다는 것이니까. 대부분의 경우 스틸케이스는 주문 전에 회사와 긴 시간을 보낸다.

스틸케이스는 관찰하고 분석하고 인터뷰를 수행한 다음 이어서 추천안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추천하는 것은 시스템의 변화다. “사람들은 틀이 깨졌다는 사실은 잘 알아요. 그건 쉬워요. 하지만 그 다음에는 이렇게 묻죠, ‘옛날 것을 대체하는 새로운 것은 뭐죠?’ 그리고 우리는 새로운 것은 없다고 설명해요. 다양한 선택을 원한다는 사실을 포용해야 하죠. 사람들 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요.” 킨의 말이다. “점심을 먹으러 갈 때는 열의가 타오르고 활력이 생기죠. 하지만 표준화의 본능이 다시 돌아와서 이렇게 말하죠. ‘어, 실은 새로운 것 중 한두 가지만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글쎄요, 아마 원하는 업무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 회사 사람들은 아니에요.’ 가장 어려운 부분은 조직에 새로운 방식을 이끌어달라는 요청을 하는 거예요. 하지만 결국 똑같아요. 중요한 것은, 다른 방식이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보는 것이죠. 우리가 모든 사무실을 똑같이 만들겠노라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훨씬 팔기 어려울 거예요. 최선의 업무 방식을 고를 선택권을 주는 것이 자동적인 방식에서 일하게 만드는 것보다 낫다는 점은 아주 분명하죠.” 스틸케이스의 차기 주력 사업이자 킨과 글로벌 디자인 부문 부사장인 제임스 루드윅이 힘을 쏟고 있는 분야는 이러한 스마트 사무실을 설치하고 이를 인터넷과 연결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우리는 기술이라는 것이 휴대하거나 책상 위에 두지 않는 날이 올 거라고 예견해왔죠. 맞아요 기술은 늘 주변에 속할 겁니다.” 킨의 설명이다. “자동차에 나타날 수도 있고, 집에 나타날 수도 있죠. 그렇게 보자면 업무 공간에 등장한 기술이 너무 적다는 점에 놀랄 정도예요. 합당한 이유도 생각나지 않아요. 업무 공간이 오랫동안 구식 틀 안에 갇혀 있었다는 명백한 사실 외에는 말이죠.”

현재 스틸케이스는 내장 센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개인적 선호나 선택의 그림을 만들어 결국 사람들이 새로운 공간 생태계를 찾는 동안 주변 환경을 변화시킨다. 지난번에 앉았던 의자 세팅을 기억하는 사람에게 스스로 알아서 다시 똑같은 세팅을 해주는 의자 말이다. 2015년 6월에 시카고에서 열린 네오콘 사무용 장비 박람회에서 스틸케이스는 최초의 발걸음을 내딛었다. 스틸케이스는 온열 의자, 스피커가 달린 머리 받침, 센서로 작동하며 좌석이 점유 중임을 표시하는 붉은 등이 달린 새로운 버전의 브로디를 발표했다. 또한 자세, 착석 지점, 심박수와 스트레스 정도를 파악해주는 기능이 추가된 제스처라는 모델도 선보였다. 스틸케이스는 VIA(Vertical Intelligent Architecture)와 함께 가상 공유 화이트보드가 추가된 화상회의 기술인 미디어:스케이프 팀스튜디오를 시연했으며 이는 스틸케이스가 말하는 “존재의 불일치 격차”를 대번에 좁혀준다.

킨과 루드윅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런 파악이 사생활의 침해로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킨은 그런 우려가 혁신에 새로운 기술에 종종 수반되었던 사실을 직시한다. “처음에, 새로운 소프트웨어는 조금 으스스하게 느껴질 수 있죠. 하지만 많이 사용할수록 완전히 평범하게 보이죠. 정말 오싹한 것은 사생활이라는 문제예요.” 그는 스틸케이스의 혁신은 ‘평범해질 으스스함’의 부류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종류의 기술은 모든 이에게 자동화된 전문가/개인/복지 보조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킨에게 이 모든 것은 그가 말하는 “인식적 간접비용” – 즉 창조적 활력을 빼앗아가는 장애물, 짜증, 주의 분산 – 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물론 현대적 사무실의 위기는 가구의 재조정을 넘어서는 문제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스틸케이스가 더 큰 복리를 증가시키기 위한 “정직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지라도 혹시 사람들을 사무실에 오래 머무르게 하려는 자체는 문제가 아닐까? 그들을 얼마나 불행하게 만들기를 원하느냐의 문제. 그런 의문에 대해 스틸케이스는 간식을 먹고 축구 게임을 하며 회사에 오래 머무르는 문화를 장려하는 것이 절대 아니라고 주장한다. 오히려 정반대다. 뚜렷한 집중력으로 엄격하게 제한된 양의 일을 하도록 만들려는 것이다. “이 공간에서 지내면 정말 좋은 하루를 보낸 것처럼 느껴질 거예요. 그건 곧 당신이 진짜 발전을 이룬 말을 의미하죠.”

    에디터
    Nick Compton
    포토그래퍼
    Brian Kelly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