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140년 된 안경, 트락션 아이웨어

2015.12.01GQ

트락션 아이웨어 CEO 루카스 그로스가 말하는 진짜 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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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락션 아이웨어가 1백40년이나 된 기업이라고? 트락션에서 인기 있는 모델 중엔 만든 지 60년이 넘은 것도 있다. 재클린 케네디가 착용한 선글라스로 유명한 재키오 컬렉션은 1950년대에 만들었다. 가족 사업이라 아주 어릴 때부터 트락션 공장에서 놀며 자랐다. 가족들이 대부분 패션 비즈니스에 종사한다. 원래는 정치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인터넷 회사에서 일했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트락션에서 일하게 된 지 6년째고, 6개월 전부터 CEO 직책을 맡고 있다.

인터넷 회사에 다니다가 트락션에 입사하고 제일 처음 한 일은 뭔가? 홈페이지를 다시 디자인했다. 메탈 테 연구를 확장하고, 클래식 모델을 유지하되 새로운 색이나 과감한 모양, 다양한 소재를 쓰고 싶었다. 레트로, 빈티지 스타일의 아이웨어는 이제 지겹다. 그것들과 차별화된 안경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안경은 양감의 한계 때문에 차별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너무 패셔너블한 안경은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 누구나 다 아는 패션 브랜드의 로고가 들어간 안경이 대표적인 예다. 안경이나 선글라스도 시계처럼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가 집중하는 건 패션에 치우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써도 질리지 않는 모델이다. 트락션 안경 중엔 40년 동안 꾸준히 판매되는 제품도 있다. 이렇듯 지속 가능한 안경을 미학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해서 패셔너블한 것보다 예술적인 디자인을 선호한다. 그래서 최근 영감을 얻은 화가는 피에르 슐라주다. 현재 살아 있는 프랑스 화가 중 그의 작품이 가장 비싸게 팔린다. 작년여름 피에르의 갤러리를 찾아가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피에르 슐라주의 작품이 어떻길래? 그는 현대 화가다. 한 가지 색을 썼지만 페인트의 두께나 붓의 방향을 다양하게 해서 조명을 받으면 색다른 무늬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의 작품의 색과 질감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걸 플라스틱 레이어(두 겹을 겹쳐 하나처럼 보이게 하는 것), 레이저 커팅, 케미컬 커팅 등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안경으로 만들었다.

제작은 어디에서 하나? 모두 프랑스에서 제작한다. 각 지역의 소규모 공장에서 만든다. 철만 취급하는 공장, 아세테이트 공장, 조립 공장 등이 모두 한 시간 거리에 모여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기 쉽고, 새로운 기술을 마음껏 실험해볼 수 있다. 최근 새로 시도한 기술은 아세테이트 마이크로 커팅이다. 안경의 표면은 건드리지 않고 안에 레진을 넣어 다양한 색깔을 만들었다. 매우 성공적이었다.

서울에 오기 전 일본에 들렀다고 들었다. 일본 시장에서 재미있었던 건 남자들이 여자에게 안경을 사준다는 거였다. 전자제품처럼 안경만큼은 남자들이 골라서 사주는 것 같았다. 한국은 과장된 양감의 안경이나 선글라스가 인기가 있다고 들었다. 아직 진출하지 않은 중국 시장에도 관심이 많은데, 대형 안경 매장보다는 편집매장 위주로 안경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은 일본, 한국, 홍콩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얼굴형에 따라 안경을 고르는 특별한 방법이 있나? 안경은 썼을 때 균형이 제일 중요하다. 콧등에 닿는 부분이 안정감 있게 바짝 서야 하고, 안경 테 가장 윗부분이 눈썹 밑으로 내려오는 게 좋다. 너무 높아도 너무 낮아도 안 좋다. 그 위치에 따라 바보가 되느냐 똘똘이가 되느냐, 인상이 결정된다. 그리고 이젠 플라스틱보다 메탈 소재의 테를 권하고 싶다. 지금 미국과 프랑스에서는 많은 사람이 메탈 테를 쓴다. 이 유행은 꽤 오래갈 것 같다.

동양인 모델을 내세운 룩북을 봤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중성적인 분위기가 났다. 중국 상하이가 배경인 것 같던데, 사진은 누가 찍었나? 중국 출신 사진 작가 점보 츠이가 찍었다. 특히 얼굴을 아름답게 찍는 사진가다. 때론 우아하고 때론 거친 앵글이 맘에 든다. 그게 트락션이 원하는 정확한 방향이다.

    에디터
    김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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