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2015 MEN OF THE YEAR – 김상중

2015.12.04손기은

<그것이 알고 싶다>는 매주 금요일 밤에 녹화한다. 김상중은 늘 한 시간 전에 세트장 앞에 도착한다.

KSJ

매주 금요일 밤, SBS 목동 사옥 <그것이 알고 싶다> 세트로 들어서는 김상중의 발걸음은 차분했다. 걸음마다 같은 보폭으로, 정확하게 같은 속도를 내는 듯 보였다. 잘 닦은 구두에선 구두굽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진행자의 말과 표정과 손짓으로 한 시간이 촘촘하게 엮이는 프로그램. 세트장에 조명이 켜지고 프롬프터에 대본이 흐르면 사건과 김상중만 홀연히 남는다. 모든 주장과 이야기가 그를 거쳐 울린다. 부담은 없을까? 그가 질문에 반만 돌아 선 채로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그런 건 전혀 없어요. 누가 뭐라 그러면 뭐, 어쩔 수 없지. 1인 시위라도 해야 할까요?” 웃으며 말했지만 묵직하게 들렸다. 올해 김상중과 <그것이 알고 싶다>는, 1000회를 맞아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운이 느껴질만큼 벼린 특집을 연달아 방송했다. 2008년 3월 1일, 659회 녹화로 시작한 김상중의 여정은 이제 8년째를 맞이한다. 그는 지난 8월, SBS <힐링캠프>에 나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뭔가 던져주기만 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니까, 그 현실이 개인적으로 아쉽고 힘들다.” 해결은 사회와 제도가 하는 것이다. 던져주는 역할은 방송의 최대치이고, 김상중은 응집력 있는 전달자로서의 역할이 무엇인지 올 한 해 카메라 앞에서 맨몸으로 증명했다. SBS 민인식 교양국장은 <그것이 알고 싶다> 기자간담회에서 “김상중은 무게감과 영향력을 갖춘 진행자”라고 평했다. 그 영향력이란 올 한 해 그가 얼마나 자주 이슈의 중심에 있었는지를 따져보는 것으로도 가늠할 수 있다. 담당 PD가 3년 넘게 부탁한 끝에 출연을 결정한 <힐링캠프>에서는 그의 옷맵시가 새삼 회자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 등장하는 수트가 모두 본인의 것이라는 말도 이슈가 됐다.(실제로 그는 녹화 현장에 헤어 스타일링까지 완벽한 상태로 도착했다. 메이크업만 스태프의 도움을 받는다.) 역시나 스태프가 몇 년 간 설득한 끝에 출연한 <SNL 코리아>에서는 EDM 버전 “그런데 말입니다”를 선보였다. 통신사부터 식음료까지, 광고도 여러 편 찍었다. 그리고 금요일엔 여지없이 방송국을 지켰다. “제가 올해 멋있었다고요? 에이, 훨씬 더 멋진 친구들 많은데요.” 진짜 멋은 확신과 책임감으로 자신의 자리를 빛나게 하는 것이란 걸 김상중을 통해 다시 깨닫는다.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박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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