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를 찾아서 – 연희동 에노테카 오토

좋아하는 가게에서 파스타 한 그릇을 후루룩 비운다. 밖은 추운데 뱃속은 따뜻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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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시작은 아니었다.” 90년대에 광고기획사를 다니다 늦은 나이에 요리로 접어들기까지의 이야기를 뚝뚝 끊어 설명하던 강성영 오너 셰프의 말은 결국 이렇게 뭉친다. 우리가 파스타에 바라는 것도 그리 거창하지 않다. “파스타는 면 맛으로 먹는 거라고 생각해요. 밀가루를 꼭꼭 씹을 때의 그 고소한 맛이요. 다른 재료는 거들 뿐이죠.” 연희동 골목에 자리 잡은 에노테카 오토는 슬며시 들어가 앉아 조용히 음식을 기다리다 번잡스럽지 않은 기분으로 한 그릇 여유롭게 비우는 게 어울리는 공간이다. 덤덤한 파스타와 와인에 어울리는 작은 안주들을 낸다. “늘 8점을 하고 싶다는 의미로 가게 이름을 오토(이탈리아어로 8을 뜻한다)라고 지었어요. 하루는 10점이었는데 다음 날은 4점인 곳이 아니라요.” 강 대표의 요리도 그 생각처럼 유별날 것 없이 단정하다. 사진 속 파스타는 오징어 먹물 생면에 바질, 토마토, 어란을 더한 한 그릇이다. 포크 사이로 면을 걸어 입 안에 넣으면 부드럽게 씹히는 생면 사이로 어란의 짭조롬한 맛이 밀려 들어온다. ‘맛있다’는 생각이 조용히 새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