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디자이너, 이상엽은 누구인가?

이상엽 인터뷰
디자이너 이상엽과의 인터뷰 이상엽은 벤틀리 플라잉 스퍼 ‘코리아 에디션’을 둘러싼 모든 주제와 아이디어를 형상화한 일등 공신이다. 이 인터뷰는 10월 13일, 우리의 플라잉 스퍼를 공개하는 날 그와 나눈 대화다.

이번에는 어느 나라에서 오셨어요? 영국, 독일 들러 이틀 전에 한국에 왔어요. 지금 양산차 외관과 선행 디자인을 다 맡고 있으니까요. 품평회도 하고.

디자이너 이상엽과 뮬리너, <GQ>의 이름이 같이 있는 벤틀리 플라잉 스퍼, 결국 모든 세부는 당신이 그린 셈이에요. 그게 디자이너의 역할이죠. 반응이 어떤 것 같아요? 벤틀리 뮬리너는 뭐든 구현할 수 있는 수제작 부서예요. 한국에서는 낯설고 쉽게 이해하기도 힘든데, 반응이 되게 좋았어요. 게다가 저런 투톤은 벤틀리만 할 수 있어요. 특히 한국에서는 최초죠. 그래서 부담이 있었는데, 한국 벤틀리에서 보자마자 굉장히 좋아했어요. 왜냐하면 이 투톤이 화려하고 튀는 게 아니라 우아하게 조화가 잘 이뤄졌으니까. 여기에 영국적인 것을 녹여내고 싶었잖아요? 저는 영국 문화가 늘 두 얼굴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한쪽으로는 보수적인 신사의 나라라고 하지만 펍이나 축구를 보면 공격적이고 저돌적인 부분이 있고. 유럽에서 가장 큰 왕실 문화가 있는 반면, 가장 큰 서민 문화도 있죠.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한 인물 안에 두 극단이 존재하는 걸 잘 보여주기도 하죠.

2013년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런 얘기를 했죠?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 특히 빠져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투톤, 외관과 내관의 조화, 벤틀리 자체의 성격도 그렇고. 가장 아방가르드한 문화와 가장 보수적인 문화가 같이 있죠, 영국은. 음악도 시도. 18세기 영국 변혁기에 바로 그 소설이 굉장히 상징적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좋아하는 패션 디자이너들, 폴 스미스나 알렉산더 맥퀸, 톰 포드 같은 사람들도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또한 우리 벤틀리 플라잉 스퍼는 아주 한국적이라고도 생각해요. 극단적인 것은 21세기 한국의 문화이기도 하죠. 역동적이면서도 정적이고, 그런 대결적인 구도가 공존하고.

외관에 쓴 세 가지 색에 대해 얘기를 좀 해주세요. 블랙 에디션은 세 가지 색을 모티브로 했어요. 쥐색, 감색, 검정색. 블랙 에디션의 검정에는 감색이 조금 섞여 있어요. 블루 블랙을 통해 감색과 검정색이 쥐색과 부드럽게 어울리죠. 안감, 즉 인테리어는 조금 더 화려하게 했어요. 따뜻하고 밝지만 정숙한 분위기로. 이번 플라잉 스퍼는 뒷자리가 중요하니까, 비행기 퍼스트 클래스 의자, 라운지 의자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헤드 레스트와 패딩도 더 부드럽고 두껍게 했죠. 다른 플라잉 스퍼보다 더 편하실 거예요. 벤틀리의 상징인 다이아몬드 퀼팅도 한국 문지방의 창살 무늬를 연상할 수 있도록, 좀 다른 패턴으로 만들어봤어요.

각각의 색은 어떻게 골랐어요? 아주 다양한데. 뮬리너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색이 100가지가 넘기 때문에, 그것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메인 주제를 정하고 따라오는 것들은 메인 색을 도울 수 있는 색들을 썼죠. 검정색만 해도 10가지가 넘어요. 감색도 마찬가지예요. 그 색들을 패널을 보고 모두 대조했어요. 어떻게 짝을 짓느냐에 따라 안에서 연출하는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벤틀리는 외관 색깔이 특히 깊어요. 다양한 빛 아래서 다시 한 번 검토하고 빛에 반응하는 가죽 색깔도 봤죠. 화이트 에디션의 흰색은 그래시어glacier 화이트라고 해요. 정말 순백색이죠.

두 대가 결정적으로 달라지는 지점이죠, 외관 색이. 우리는 검정, 회색, 감색 수트와 화이트 셔츠를 단서 삼았으니까요. 기본적인 세 가지 색으로 양복을 짓고 안감은 화려하게 가고, 두 번째 차는 화이트 에디션으로 작업했어요. 우리는 흰색을 뿌리고 갈아내고 다시 뿌리고 갈아내는 식으로 여러 번 채색을 해요. 그래서 색이 굉장히 깊죠. 두께도. 한국의 백자같이 깊은 색깔이 나타났어요. 그래서 흰색 셔츠에서 시작해 백자 느낌을 갖다 보니 인테리어는 청자 같은 느낌으로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밖은 순수한 흰색, 안은 파란색 계통으로 하자. 그러다 고려청자의 상감을 보니 그냥 파란색이 아니고 회색과 비치색까지 조화를 이룬 아주 아름다운 색이었어요. 그런 조화를 인테리어에서 승화하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죠. 화이트 에디션의 인테리어에는 그런 생각이 녹아 있어요. 도자기를 만들 때 쓰는 흙색같이 짙은 회색과 오묘한 감색. 더불어 성격이 다른 두 차가 있는데 두 차를 하나로 이어주는 것은 보석함에 숨겨진 오렌지색 가죽이죠. 그것이 참 중요해요. 벤틀리는 과시하는 걸 좋아하는 브랜드가 아니니까. 정말 감춰진 공간에 쓴 오렌지색 보석함이 이 두 대의 차가 특별히 한국을 위해 만든 차라는 메시지를 주죠. 마음에 들어요.

이 소중한 벤틀리를 어떤 분이 타게 될까요? 정말 궁금해요. 한번 만나서 무슨 얘기라도 나누고 싶을 만큼.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이 차의 핵심, 편안함과 특별함은 뒷자리에 있어요. 뒷자리에 타시는 분이 주인공이에요. 일을 굉장히 열심히 평생 해오신 것에 대한 보상으로서 자리가 주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하고. 디자인에 대한 우리의 이야기를 아셔야 하죠. 그래야 가치를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 이야기를 알면 알수록 이 차가 소중해질 텐데요.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니까요. 저는 이런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평생 열심히 일하신 우리 장인 어른이나 장모님, 제 부모님께 자식으로서의 보상을 드리고 싶은 마음.

누구에게 선물하고 싶었어요? 양가에 한 대씩 선물하고 싶었어요. 하하.

맞아요, 정말로. 이 차를 갖게 된 그분께 뭐라도 선물하고 싶어지네요. 저도 뵙고 싶어요. 디자인에 대해 깊이 얘기하고 싶어요. 이제 이상엽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프로젝트는 안 할 거예요. 하하하. 이 차의 영원한 가치를 위해서요.

 

벤틀리와 이상엽의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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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EXP 10 스피드 6 올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모터쇼의 중심에 벤틀리 EXP 10 스피드 6가 있었다. 전 세계 자동차 언론이 동시에 흥분했다. 하나하나 따지기 전에, 그저 감각적으로 아름다운 차였다. 디자이너 이상엽은 2015년을 EXP 10 스피드 6로 열었다. 화려한 한 해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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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벤테이가 벤틀리가 SUV를 만든다는 소식은 또 하나의 흥분이었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 몇 번이나 만났는데, 이상엽은 “정말 멋진 차가 될 거예요”라는 말 외에 어떤 단서도 주지 않았다. 벤테이가는 2015년 가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됐고, 그 자리에서 디자이너 이상엽은 세계 자동차 업계의 중심이었다. 벤테이가는 곧 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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