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달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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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차례 알려진 바, 장우철은 옆자리 선배고, <GQ> 피처 디렉터다. 그는 커버가 못마땅한 책은 쳐다보지 않는다. 불가피하게 곁에 둬야한다면 커버를 벗긴다. 커버를 벗기지 않은, 장우철의 두 번째 책 <좋아서 웃었다>가 지금 책상 위에 놓여있다. 하지만 “표지만으로 책을 판단하지 말라”는 서양의 격언은 수정할 필요 없다. 포장지 없이 선물을 건네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정성은 사소하고도 명백하다. 모르긴 몰라도 장우철은 정성의 투명을 믿을 것이다. 사진과 글 모두 장우철의 것이고, 일기의 형식을 취했다. ‘여기’이든 ‘거기’이든 과거가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물기가 희박하다. 추억은 추억이되 ‘젖지’ 않는다. 둘째누나의 졸업식에서 셋째누나와 넷째누나, 그리고 그가 꽃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사진 아래 당시의 신문기사를 인용하고 장우철은 적는다. “꽃값은 기록에 남았으나, 우리가 저리도 활짝 웃었던 이유는 남지 않았다.” 속뿐만 아니라 겉까지 끌어안는 것이고, 과거를 다루면서 현재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정성은 마땅한 일을 마땅히 해내는 수고이면서 자신이 믿는 자신을 지키려는 순정이다. 장우철은 그가 정말 보았다고 할 수 있는 것을 찍고, 정말 해본 것만을 적는다. 그리하여 “필름카메라로 장미를 찍으면 색이 번진다”라는 문장은 평범하고 아름답다. 일기 한번 정성스럽게 써보지 않고 과거에 대해 말하는 것이 부끄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