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DontCrackUnderPressure 스토리

포기를 모르는 류현진과 태그호이어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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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호이어의 브랜드 철학은 ‘어려움에 굴복하지 마라’다. #DontCrackUnderPressure 역시 그러한 가치를 전하기 위한 캠페인. 1990년, 캠페인의 시작을 함께한 이는 F1의 신화적 인물 아일톤 세나였다. 비만 오면 우승을 차지해 ‘레인마스터’로도 불렸던 그는 우승을 향한 집념으로 팬들을 매료시켰던 남자.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마리아 샤라포바, 톰 브래디는 그 뒤를 이었다. 뿐만 아니라 레드불 레이싱팀, 뉴욕·시카고·런던 마라톤, 모나코 자동차협회 등의 단체들 역시 태그호이어의 동반자다. 그러니까 이것은 정상의 위치에서도 자신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는 이들에게만 허락된 자리인 것이다. 그런 태그호이어가 캠페인 홍보대사로 류현진을 선택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류현진은 지난 해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그호이어가 류현진에게 손을 내민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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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류현진은 어깨 수술을 받았다. 많은 투수들이 어깨 수술로 선수 생명을 마감했다. 마크 프라이어도, 요한 산타나도, 제이슨 슈미트도. 그러니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류현진의 경우라면 그 부담의 크기가 몇 곱절은 됐을 것이다. 누구라도 조급할 수 밖에 없는 시기, 하지만 류현진은 서두르지 않았다. 마운드에서 한 걸음 물러나 쉰다는 생각으로 재활에 매달렸다. 햄버거를 끊고 생선만 먹었다. 그렇게 다저스에 입단한 이래로 가장 좋은 몸을 만들었다. 올 1월부터는 불펜 피칭도 시작했다. 좌절하지 않았고, 꾸준히 노력했으며, 그렇게 다른 이들이 가진 상식과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꼭 태그호이어가 시계를 만들 때처럼 말이다.

‘여러분, 왜 직구보다 변화구에서 많은 홈런이 나오는지 알고 계신가요? 치기가 더 어렵지만 치기만 한다면, 공의 회전수가 많은 변화구가 직구보다 더욱 멀리 날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지금 여러분 앞에 남들보다 어렵고 힘든 변화구가 다가오고 있습니까? 축하드립니다. 당신에게 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멋진 찬스가 주어지고 있군요.’

류현진이 과거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긴, 많은 이들로 하여금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이 글은 그가 어떤 선수인지를 잘 보여준다. 류현진은 타선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팀에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선수 생활 첫 해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수상하는 기록을 세우며 어려움에 굴복하지 않았다. 물론 만족하지도 않았다. 남부러울 것 없는 한국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지만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그렇게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최초의 한국인이 되었다. 위보다 위, 최고 중에 최고가 되기 위해 매진하는 그의 행보는 150여 년을 시계 제작과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태그호이어의 그것과 꼭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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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타와 도전정신을 공유하며 브랜드의 철학을 공고히 다져온 태그호이어. 과거의 홍보대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류현진 역시 그 철학에 걸맞은 인물임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그가 얼마나 빠른, 얼마나 강력한 공으로 복귀하게 될 지에 관해서는 알 수가 없다. 다만 믿을 뿐이다. 예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잘 해나갈 것이라고. 어쩌면 이 또한 류현진과 태그호이어의 닮은 점인지도 모르겠다. 태그호이어의 시계를 보며 품게 되는 어떤 막연한 기대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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