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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찍는 사진가, 프랑수아 할라드

2016.03.16GQ

프랑수아 할라드 (Photographer 사진가) 프랑수와 할라드는 프랑스 태생으로 인테리어와 건축 사진으로 유명하다. 그는 공간과 그 공간에 속한 인물에 따라 대상을 유연하게 관찰하고 아름다움을 포착한다. 그는 유명한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던 부모님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인테리어와 건축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갖게 됐다. 헬무트 뉴튼이 자신의 집을 촬영하는 걸 목격한 열두 살쯤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방학이면 휴가 대신 사진가의 어시스턴트를 자청했다. 스물다섯 살 무렵 미국 < 보그 > 아트 디렉터 알렉산더 리버만이 쿠튀르 화보 촬영을 의뢰하며 콩코드 비행기 티켓을 보냈다. 그 시절 프랑수아 할라드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미국판 < 보그 >는 그를 인도로 보냈고, < 베니티페어 >는 혼자 남겨진 방에서 은밀히 피카소의 스케치북을 촬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제 그의 이름과 사진은 에디터와 디자이너에겐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어떤 기준이 되었다. 그의 사진집은 뉴욕 메디슨 애비뉴 토마스 마이어 매장 선반이나 존경받는 에디터의 책상처럼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킨다. 공간의 자취를 날카롭게 매만진 프랑수아 할라드의 사진들은 봄바람처럼 가볍다가도 남극의 빙하처럼 무자비하게 눈과 마음을 가로챈다.

오늘 아침 눈을 떠 가장 먼저 한 생각이나 일은 무엇인가? 할 게 정말 많아! 오늘 아침엔 뭘 먹었나? 프랑스 빵과 커피. 어젯밤 나눈 마지막 통화는 누구였나? 뉴욕에서 건축가로 일하는 조카와 우리의 삶과 요즘 관심 있는 건축에 대해 한참 얘기했다. 현재 머무르는 도시는 어디인가? 뉴욕과 프랑스 남동부의 아를을 빠르게 오간다. 집이라 부르고 싶은 곳은? 그리스의 시미 섬. 가장 좋아하는 해변은? 시미 섬의 나노우 해변. 아름답다. 평온하며 평화롭고…. 좋아하는 호텔은? 런던의 칠턴 파이어하우스. 멋진 디자인, 좋은 서비스와 음식, 멋진 사람들 때문에. 지금 듣고 있는 음악은? 자일스 피터슨 컴필레이션. 오직 그의 음악만 듣는다.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 쿠르치오 말라파르테(이탈리아의 소설가, 1898~1957). 그의 책들, 인생, 카프리 섬에 있는 그의 집(카사 말라파르테)까지 모두 좋아한다.

다음 휴가에 가고 싶은 도시 세 곳을 꼽는다면? 베니스, 하버 섬 그리고 그리스. 열다섯 살 무렵엔 어떤 모습이었나? 좀 더 말랐고 수염을 빼면 똑같다. 여전히 사진가를 열망했다. 지금 어떤 옷을 입고 있나? A.P.C.에서 일하는 친구인 장 투이투가 만든 옷을 매일 입는다. 차려 입어야 할 땐 맞춤 수트를 입는다. 지금 떠오르는 단어 세 개? 사랑, 아름다움, 희망. 처음 일을 시작한 이후 가장 큰 변화를 대변하는 사물이나 사건이 있나? 휴대전화와 인터넷 Vs. 팩스와 자동응답기. 지금 몰두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2017년에 새로 출판할 두 번째 책과 마조르카 태생 화가인 미구엘 바르셀로와 만드는 책 그리고 3월에 파리에서 열릴 새 전시. 당신이 한 일 중 정말 잘한 일? 상업 사진을 찍다 예술 사진을 찍자고 작정한 것. 당신이 일하며 만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콘데나스트의 위대한 아트 디렉터 알렉스 리버만을 만나 내 커리어를 시작한 건 정말 행운이었다.

당신의 일에 영향을 준 사물이나 사람이 있다면? 아티스트의 작품들. 이를테면 사이 톰블리, 피카소, 브라이스 마든, 리처드 세라, 앙리 마티스….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가 당신의 일이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난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도 안 보고, 가끔 페이스북을 보지만 별거 아닌 것에 시간을 너무 많이 쓰게 된다. 내 삶과 작품에 영향을 주는 건 고대 그리스와 현대적인 그림 같은 예술이다. 추천하고 싶은 새로운 유행이 있나? 독서. 이브 생 로랑과 피에르 베르게의 집을 촬영할 땐 어땠나? 스물세 살에 최고란 단어와 아름다움으로 수식되는 곳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 수년 뒤엔 그들과 함께 일하기도 했고.

사진에 담긴 텍스트는 의도와 본능 중 어디에 더 가까운가? 그건 작업마다 다르다. 어떤 특정한 방식이나 틀을 고집하고 싶진 않다. 당신의 사진들은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고민과 취향,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다. 당신의 책이 어떤 방식으로 소비되길 바라나? 읽은 이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 당신은 패션 사진과 인테리어와 건축 사진을 넘나든다. 요즘 이런 움직임이 무척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대중의 시선도 같은 지점을 바라보고 있을까? 인테리어 사진으로 시작했고, 패션 사진으로 옮겼다. 요즘은 다시 인테리어와 건축 사진을 찍는데, 인물 사진과 섞는 작업을 하고 있다.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재미있다.

    에디터
    오충환, 김경민
    일러스트
    조성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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