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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 X의 성격

2016.03.23GQ

피아트 500X에 대한 모든 예측은 섣부르다. 절대 만만치 않거나 매우 정겹다.

어떤 차는 모두를 만족시키고자 부단히 애쓴다. 또 다른 차에는 굳이 그러지 않아도 지켜질 수밖에 없는 짙고 고집스러운 역사와 성격이 있다. 그렇다면 피아트 500은 어느 쪽이냐는 질문은 부질없다. 500은 고집, 성격, 재미로 타는 차라서. 일말의 불만은 개성으로 불식시키고, 어떤 아쉬움은 재미가 상쇄하는 차다. 이해하면 한없이 즐겁고 즐기자면 온전히 행복할 수 있는 차. 피아트 500X는 500의 덩치를 살짝 키워 SUV로 만든 것이다. 피아트 500 라인업 최초로 적용한 사륜구동 시스템, 최고출력 140마력을 내는 2.0리터 디젤 엔진, 그야말로 풍성한 9단 자동변속기 모두 SUV로서의 효율과 정체성을 위한 선택일 것이다. 여기에 뒷좌석은 6:4로 완전히 접을 수 있다. 짐? 얼마든지 실을 수 있다. 미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에선 피아트 500X를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로 분류했다. 해당 세그먼트에서 가장 높은 등급이다. 이런 채 달릴 땐 바짝 성이 나서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 일부러 조용하려고 애쓰지도 않는다. 힘차게 도는 엔진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차체는 그대로 울림통이 된다. 거친 숨, 충분한 힘, 어디 한번 덤벼보라는 식의 기세. 천방지축이라기엔 농익어 있고, 의젓하다 말하기엔 참 호방한 성격. 차가 이렇게 솔직하니까 순식간에 정이 들고 만다. 올림픽대로를 동쪽으로 달리다가 팔당댐 즈음에 접어들었을 때 한적한 길 한쪽에 잠시 멈춰 쉬었다. 해가 조수석 창문 바깥에서 지고 있었다.

    에디터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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