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극복한 모델, 잭 아이어즈

패션 모델, 운동이 직업인 트레이너에게 남자의 몸에 대해 물었다.

잭 아이어즈 (퍼스널 트레이너 & 모델)

지겹겠지만 그래도 당신과는 다리 얘기부터 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괜찮나? 이제는 익숙해서 괜찮다. 나는 PFFD(Proximal Femoral Focal Deficiency)라고 부르는 근위 대퇴골의 부분적 결손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오른쪽 다리가 정상으로 자라지 않고 무릎 관절도 움직이지 않아 열여섯 살 때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다.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렸나? 훨씬 어렸을 때부터 수술을 받고 싶었지만, 성장이 멈출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불편한 게 너무 많았고, 병원에도 자주 가야 했다. 키가 거의 190센티미터 가까이 되는데 극장에 가면 무릎을 굽히지 못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해봐라. 오히려 절단 수술을 받고 한결 편해졌다. 지금까지 내가 내린 결정 중 가장 잘한 일이다.

퍼스널 트레이너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원래는 소방관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다리를 절단한 사람은 소방관이 될 수 없었고,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보았다. 몇 가지 일 중 퍼스널 트레이너가 제일 재미있어 보였다.

단순히 재미있어 보인다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원래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그리고 균형감을 키우기 위해서 더 열심히 한 것도 있다. 의족을 차면 몸의 중심을 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운동은 얼마나 자주 하나? 하루에 두 시간씩, 일주일에 6일. 트레이너다 보니 운동은 거의 매일 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고.

스스로를 운동 중독이라고 생각하나? 조금.

오늘은 무슨 운동을 했나? 가슴과 어깨에 집중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로잉 머신도 100미터 단거리로 몇 세트 했다.

운동을 시작할 때와 마칠 때 하는 당신만의 규칙적인 동작 같은 게 있나? 시작할 때는 덤벨로 가볍게 워밍업을 하고, 마지막은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한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만큼 근육을 잘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을 하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은 언제인가? 반대로 희열을 느낄 때는? 내겐 그 둘이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면서 한계를 시험하는 순간 희열을 느낀다. 근육이 커지는 것도 따지고 보면 비슷한 원리다.

지금 영국에서 가장 유행하는 운동은 뭔가? 크로스핏. 아직도 인기가 많다.

그럼 앞으로 유행할 운동은? 부트캠프가 유행하지 않을까? 곧 여름이니까.

운동 초보자에게 단 하나의 운동을 추천한다면 무엇인가? 목적에 따라 적합한 운동과 방식이 있기 때문에 한 가지만 고를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운동이라도 처음엔 퍼스널 트레이너와 함께하기를 권한다.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몸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요즘 운동할 때 어떤 음악을 듣나? UK 그라임과 하드코어 힙합을 주로 듣는다.

옷은 어떻게 입나? 반바지와 깊이 파인 슬리브리스 톱. 머슬 베스트라고도 부르는데 움직이기 편하고 몸의 변화를 확인하기 좋다.

신발은? 제일 자주 신는 건 줄무늬가 있는 검정색 아디다스 운동화다.

당신의 몸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위는 어디인가? 물론 다리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에게 다리를 보이는 게 싫어 긴 바지만 입고 다닌 적도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자랑스럽다. 요즘은 긴 바지보다 반바지를 더 자주 입는다.

모델은 어떻게 시작했나? 어느 날 우연히 잡지에서 다양성 모델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나도 충분히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델로 일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거다.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뭐였나? 열심히 오디션을 봐도 “옷보다 다리에 더 눈이 가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대답을 자주 들었다. 그럴 때면 참 많이도 싸웠다. 요즘은 다양성 모델도 많아지고 사람들의 인식도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래도 꽤 좋은 커리어를 쌓고 있는 것 같다. 작년에는 영국 < 멘즈 헬스 >에도 나오고, 뉴욕 컬렉션 때는 안토니오 우르지 런웨이에도 섰더라. 전에도 잡지 촬영을 한 적은 있지만 < 멘즈 헬스 >와는 커버 촬영을 했다. 안토니오 우르지는 레이디 가가의 무대 의상을 제작하고, 비욘세, 브리트니 스피어스 같은 할리우드 스타를 고객으로 둔 디자이너다. 그의 연락을 받았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 심지어 나는 뉴욕 컬렉션에 선 최초의 장애인 남성 모델이다.

그러고 보면 당신은 장애를 가진 다른 사람들에게 롤 모델이 되는 것 같다. 그랬으면 좋겠다. 물론 장애가 없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이 노력해야 하지만, 장애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이 사실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가끔은 자라면서 장애가 있는 모델을 더 자주 볼 수 있었다면 좀 더 자신감 있게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그래서 지금 내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디에 살고 있나? 영국 남부 본머스. 바다가 아름답고, 다양한 문화가 뒤섞여 있는 도시다. 여기 사람들은 운동을 참 열심히 한다. 피트니스도 많고.

원래 본머스에서 태어났나? 태어난 건 서머셋의 글래스톤베리다.

아침마다 건강을 위해 습관처럼 하는 일이 있다면? 일어나자마자 꼭 파워 스무디를 마신다. 그날 기분이나 몸 상태에 따라 여러 가지 재료를 섞는데, 보통 시금치와 바나나, 각종 딸기류, 생강, 자몽 같은 걸 넣고 만든다.

식단 관리도 하나? 아주 엄격하게 하는 편은 아니지만 신경은 쓴다.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호주 본다이 비치. 시드니에서 가까운 해변인데 정말 끝내준다. 백사장이 아름답고, 서퍼도 엄청 많다. 그곳이라면 하루 종일 운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SNS를 살펴보니 피트니스 외에 웨이크 보드나 스키 같은 다양한 운동을 하던데, 그 외에도 즐기는 운동이 있나? 물에서 하는 운동은 전부 다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건 카약이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목표가 있나? 조만간 스카이다이빙을 할 거다. 그 다음엔 스쿠버다이빙 PADI 자격증을 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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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패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