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의 모든 것 #옷

도시가 고도화될수록 집은 점점 좁아지고, 가구는 점점 작아진다. 하지만 욕망은 쉽게 줄어드는 법이 없다. 줄일 수 없다면 정리해야 한다.

 옷을 수납하는 것과 옷장에 수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자주 안 입는 옷은 안 쓰는 가방이나 쇼핑백에 접어서 보관하고, 자주 입는 옷은 벽걸이, 스탠드, 폴 등 다양한 형태의 행어에 걸면 그만이다. 누구나 옷 수납은 쉽다고 여긴다. 다만 옷이 점점 저렴해지고 다양해지면서, 책처럼 그 양이 문제다. 하지만 작은 책장은 있어도 작은 옷장은 없다. 옷장을 놓는 건 선택이다. 충분한 양의 옷을 수납할 수 있고, 좋은 책장이 그렇듯이 그 공간을 편집할 수 있는 붙박이장을 권한다. 최저가 기준 인건비 포함 가로 30센티미터당 3만원대로 생각보다 비싸지 않으며, 이사 시 이전 설치도 가능하다. 방의 길이와 높이를 온전히 활용하기에 마치 방 하나를 새로 꾸미는 기분이 들 것이다. ‘선택’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기쁠 것이다.

대안 영화 < 조이 >의 주인공 조이 망가노가 발명한 ‘허거블 행어’를 권한다. ‘허거블 행어’는 혁신적이었다. 벨벳으로 만들어 옷이 흘러내리지 않았다. 대체로 이게 무슨 마법인양 소개되었다. 하지만 제품명 ‘허거블’의 대상은 옷뿐만 아니라 다른 옷걸이이기도 하다. 허거블 행어에는 후크가 달렸다. 다른 옷걸이를 후크에 걸면 높이가 허락하는 한 얼마든지 덧붙일 수 있다. 어디에 걸든 옷의 부피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자, 옷을 보관하는 것보다 옷을 입는 것에 중점을 두는 방법이다. 먼저 바지를 골랐다면 어떤 셔츠를 입을지 옷장을 뒤적이기 예사다. 하지만 옷이 얼마나 많든, 한 사람이 한 시기에 입는 ‘착장’은 몇 가지다. 이 ‘착장’을 허거블 행어로 미리 맞춰놓는 것이다.

GQ POINT 어떻게 보관하는가보다 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는 질문이 먼저다. 어디에 넣어야만 정리가 아니라 책상 위에 놓는 것도 정리다. 결국 잘 쓰기 위해 수납법도 고민하는 것이다. 수납 자체로는 심미적인 만족감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 예컨대 연필, 자, 가위, 칼, 테이프, 포스트잇 등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쓴다면, 각각 어디에 넣기보다 비닐 백째 책상 위에 두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곁에 있어서 쓰기 편하고, 어딘가에 갈 때도 비닐 백만 챙기면 될 테니까. 항상 화장대 서랍에 집 열쇠를 넣어두는 것이 아니라 집 열쇠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