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비치 보이스가 다녀간 후

2016.05.02정우영

지난해 영화 < 러브 & 머시 >가 새삼 일깨웠다. 비치 보이스는 역사상 가장 효율적인 팝을 노래했다. 대개 3분을 넘지 않는 노래는 아주 쉽게 “인간의 사상과 감정의 시간적 경계선”을 흔들었다. 지난 3월 21일, 효율적으로 아름다운 시간을 한국에서도 경험할 수 있었다. 콘래드 서울의 초청으로 비치 보이스가 내한 공연을 펼쳤다. 윌슨 형제의 사촌이자 리더였던 마이크 러브와 브라이언 윌슨을 대신하는 투어 멤버였던 브루스 존스턴이 뛰어난 역량의 젊은 연주자와 보컬리스트를 대동해 마치 젊은 비치 보이스를 듣는 듯한 순간을 선사했다. 마이크 러브는 비치 보이스 멤버 중에서도 대중음악의 본령인 친근감 그리고 공연에 충실했던 인물. ‘Don’t Worry Baby’의 하모니에서 오리지널 멤버의 부재를 생각할 틈은 없었다. 앙코르로 부른 마이크 러브의 곡 ‘Kokomo’를 들을 땐 그를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올해부터 콘래드 서울에서 열릴 정기 콘서트 프로그램에서 더 힘차게 흔들릴 다른 시간을 고대한다.

    에디터
    정우영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