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최고의 바를 박차고 나온 세 바텐더

런던의 바 ‘아르테시안’의 두 바텐더, 알렉스와 시모네를 청담동 ‘키퍼스’ 바에서 만났다. 새로운 팀원 모니카와 함께.

왼쪽부터 | 알렉스 크라테나, 모니카 버그, 시모네 카포랄레

알렉스 크라테나와 시모네 카포랄레 지난 4년간 ‘아르테시안’을 런던 최고의 바bar로 올려놓고 작년에 돌연 그만뒀다. 그 후 새로운 팀을 꾸렸다. 뭘 만드는 건가? 설명하기 힘들다. 없던 공간이라서. 2017년에 문을 열고 바텐더, 디자이너, 과학자, 화학자와 함께 일할 거다. NGO도 출범한다. 요즘 칵테일 세상엔 ‘트렌드’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바마다 제각각 새로운 걸 만들고 있다. 그 공간도 ‘월드 50 베스트바’ 순위에 들까? 아이 돈 케어. 이미 4년간 상은 많이 받았다. 사실 유명세는 우리가 가장 덜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다. 그 덕에 좋은 기회를 많이 얻긴 했지만. 그 덕에 이렇게 많은 나라를 돌며 게스트 바텐딩이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키퍼스’에서 선보인 ‘김치 칵테일’이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재료를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처럼 원래 있는 재료로 과감한 시도를 해보는 용기도 필요하다. 서울은 다른 도시와 어떻게 다른가? 손님들 호기심이 엄청나게 강하다. 한국인의 입맛이 런던보다 조금 달콤한 것 같아 전체적으로 레시피를 조금 수정했다. 재료만 나열된 메뉴판에서 칵테일을 골라 맛보았는데, 베이스 술이 두드러지지 않고 하나의 맛으로 둥그레져서 흥미로웠다. 칵테일은 ‘모든 것의 결합’이다. 향수를 만들 듯 완전히 새로운 맛을 만든다. 그래서 ‘밸런스’가 중요하다. 맛뿐만 아니라 오감을 자극하는 칵테일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도 있다. 페루에서 바텐딩을 할 때, 정글에서 향이 좋은 나무를 찾아 손님이 오기 전 바 곳곳에 배치했다. 그 향이 무드를 만들어줬다. 새로운 맛이 모두 맛있는 건 아니지 않나? 우리만의 확인 절차를 거친다. 맛이 기똥찬가? 기존에 만든 것보다 뛰어난가? 한 잔을 다 비울 수 있나? 한 잔 더 마실 수 있나? 그래도 도저히 맛을 낼 수 없는 식재료가 있었다면? 생선. 좀 힘든 맛이다. 그래도 뭐, 다음엔 성공할지도.

모니카 버그 알렉스, 시모네와 함께 일하며 칵테일 스타일이 바뀌었나? 성장했다. 한 인격체가 자라나는 것처럼. 세계에서 손꼽히는 여자 바텐더다. 심플하지만 기이한 칵테일이 특색이고. 맞다. 작고 기이한 디테일로 칵테일에 재미를 더한다. 이번 칵테일에 가니시로 선보인 ‘가짜 올리브’처럼 말이다. 실은 살구였다. 언젠가 인터뷰에서 주방과 바에서 모두 통하는 칵테일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 것을 봤다. 그게 바로 내가 만들고 싶은 최후의 그림이다. 손님이 들어와서 메뉴판을 펼치고 주문을 했는데 막상 나온 메뉴가 음식인지 칵테일인지 헷갈리는 그런 것. 얼마 전 싱가포르에서 ‘돌로 만든 수프’ 우화로부터 영감을 받아 뜨거운 돌과 보드카를 넣은 수프를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런 칵테일 아이디어를 하나 떠올리는 데 얼마나 걸리나? 5분에서 2년까지 다양하다. 가장 오랫동안 궁리한 칵테일 레시피는 태국 톰카가이 수프를 칵테일로 변환한 것이었다. 질감 구현이 힘들었다. 재밌다. 맞다. 칵테일로 한 사람의 밤을 즐겁게 한다는 게 이 일이 즐거운 가장 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