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잭 스페이드, 슬리피 존스의 ‘앤디 스페이드’

2016.05.06GQ

앤디 스페이드 (슬리피 존스 설립자)

앤디 스페이드는 잘 알려진 뉴욕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케이트 스페이드 뉴욕의 디자이너 케이트의 남편이자 파트너스앤스페이드라는 회사를 운영하며 잭 스페이드, 슬리피 존스를 만든 이다. 영화배우 데이비드 스페이드와 형제이며, 케이트 스페이드를 론칭하기 전 코카콜라나 렉서스 같은 광고 작업을 한 덕에 영상을 만드는 데도 능통하다. 앤디 스페이드는 늘 셔츠를 즐겨 입고, 밤에는 꼭 파자마를 입는다. 그래서 자신과 친구들을 위해 만든 브랜드가 슬리피 존스다. 데이비드 호크니나 피카소가 그랬던 것처럼, 집에서 작업할 때나 쉬면서도 입을 수 있는 옷, 침실은 물론 거리에 나가도 상관없는 24시간 자유로우면서도 은밀한 옷을 만드는 게 앤디 스페이드의 목표다.

잠옷이 기본인 브랜드를 만들다니 용기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한 적은 없나? 물론 했다. 그렇지만 매일 잠옷을 입고 자는 사람으로서 나 같은 사람이 꽤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브룩스 브라더스나 제이크루에서 잠옷을 많이 사 입었지만, 다른 잠옷도 필요했다. 톰 브라운 같은 곳에서 파는 잠옷은 너무 비싸다. 브리프 한 장에 1백 불이 넘다니.

슬리피 존스의 잠옷들도 싸진 않다. 적어도 1백 불이 넘는 브리프는 없다. 우린 품질을 바탕으로 우리가 가진 기준에서 최선의 가격을 정한다. 진짜로 정직하게 좋은 가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16 SS SLEEPY JONES MENS

최근 몇 년간 슬리피 존스의 옷처럼 파이핑이 들어간 파자마 셔츠나 잠옷이 가진 요소를 더한 홈웨어 스타일의 옷이 많아졌다. 그래서 사람들이 슬리피 존스를 많이 찾나? 물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은 확실히 변하고 있다. 사람들은 집과 카페, 작업실 구분 없이 어디서든 일하고, 또 동시에 놀기도 한다. 문화는 항상 변한다. 난 지금 필요한 동시에 미래에도 사람들이 원하는 옷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당신이 밤에 입고 자는 잠옷은 뭔가? 대부분 흰색이나 남색으로 된 슬리피 존스의 기본적인 박서. 이름은 재스퍼다. 이 재스퍼와 파자마 셔츠를 입는다. 요즘은 아티스트 존 데리안이 색색 물방울 무늬를 그려 넣은 존 데리안 협업 컬렉션을 입고 잔다.

그렇다면 낮에 입는 옷은? 티셔츠와 셔츠. 셔츠 안엔 꼭 티셔츠를 입는다. 안에 입는 티셔츠는 질이 좋을수록 좋은데, 끊임없이 더 좋은 걸 찾게 된다. 이런 일상의 아이디어들을 슬리피 존스 컬렉션에 반영한다. 속옷이나 파자마처럼 살에 닿는 옷일수록 완벽히 편하고, 몸에 닿는 질감이 황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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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이나 장례식장에서 입는 셔츠의 종류는 좀 다르겠지? 단순한 디자인이나 모노그램 무늬로 된 셔츠를 좋아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갈아입는다. 예의를 갖춰야 하는 자리에는 꼭 잘 다린 셔츠에 넥타이를 맨다.

지금 뭘 입고 있나? 슬리피 존스의 면 셔츠에 밀리터리풍 치노 팬츠를 입었다. 뉴발란스 러닝 슈즈를 신고, 파타고니아 벨트도 했고, 노아의 모자도 썼다.

광고 작업을 했고, 지금도 영상과 책을 제작하며, 인테리어가 잘된 집을 공개하는 등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은 곧 슬리피 존스 혹은 잭 스페이드 같은 브랜드 요소로 연결된다. 어떻게 그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할 수 있나? 어릴 때부터 항상 영화를 좋아했고, 틈만 나면 스키나 스케이트보드를 탔고, 뮤직비디오에도 푹 빠져 살았다. 광고처럼 짧은 영상을 만드는 건 순수한 내 열정을 담는 작업이다. 앤서니 스페르두티와 함께 운영하는 파트너스앤스페이드를 통해 여전히 제이크루와 타킷, K스위스 같은 클라이언트와도 일한다. 책을 만들 때도 있지만, 영상 만드는 걸 좋아한다. 영상은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최선의 도구다. 브랜드를 운영할 땐, 우선 내가 입고 싶은 걸 디자인한다. ‘패셔너블’한 것도 좋아하지만, 요즘은 그 말의 진짜 의미를 잃은 듯하다. 그보다 영원히 남는 물건, 해가 바뀌어도 유행을 타지 않는 물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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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뮤직비디오를 즐겨 보나? 최근에 본 건 영화 < Heaven Knows What >. 루이스 브루주아의 다큐멘터리와 < I am Thor >도 좋았다.

LA나 뉴욕의 슬리피 존스 매장에 가면 슬리피 존스 컬렉션 외에 비누나 향초, 치약처럼 귀여운 제품이 많다. 이런 제품들도 직접 바잉하나? 슬리피 존스와 어울리는 거라면 뭐든 흥미를 가지고 바잉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슬리피 존스를 가리켜 라운지웨어나 홈웨어 브랜드라고 말하지만, 슬리피 존스를 어떤 브랜드라고 정확하게 묘사할 단어는 아직 못 찾았다.

슬리피 존스 컬렉션은 시즌을 어떻게 구분하나? 슬리피 존스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아이템은 단연 셔츠다. 셔츠를 기본으로 이미 정해진 디자인에 소재를 바꾼다. 남녀가 구분되고, 아티스트와 협업 컬렉션이 있고, 봄이나 홀리데이 컬렉션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슬리피 존스 셔츠를 가장 근사하게 소화한 남자를 본 적이 있나? 키가 크고 마른 여자가 입었을 때 제일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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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남자의 옷차림이 있다면? 스키니 진을 입은 남자.

뉴욕에서 요즘 유행하는 건? 회사원이 되는 것.

뉴욕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간과 장소는? 업타운에 있는 카릴 호텔에서라면 언제 어느 때고 다 좋다.

휴가를 보내는 곳은 어디인가? 멕시코. 호텔보다는 집을 렌트한다.

아침 식사로 좋아하는 건? 오트밀.

침대 곁에 둔 향초는? 초는 생일 때만 켠다. 좋아하는 향이라면 초의 왁스와 라이터 기름 냄새.

광고를 만들 때와 지금 일을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진 게 있나? 광고 일을 통해 재능이 많은 사람들과 놀랍고도 흥미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요즘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질을 따지고 투명할 만큼 정직한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가 큰 힘을 가졌다는 걸 실감한다.

오늘의 할 일은? 딸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메일에 답하고, 밀린 통화도 해야 한다. 잠시 후엔 솔직하지 못한 미팅에도 나가야 하고.

자신에 묘비에 쓸 문장을 생각해봤나? Leave Me Alone.

    에디터
    김경민
    일러스트레이터
    조성흠
    출처
    SLEEPY J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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