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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주의자, 아우디 A4

2016.05.31GQ

갖고 싶은 차가 너무 많아 곤혹스러울 때, 우리는 단 한 대의 차에 집중했다. 6월의 명예는 뉴 아우디 A4다.

NEW AUDI A4 45 TFSI QUATTRO

엔진 1,984cc 직렬 4기통 직분사 싱글 터보 가솔린

변속기 자동 7단

구동방식 항시사륜구동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8kg.m

공인연비 리터당 11.6킬로미터

가격 5천5백90만 ~ 5천9백90만원

완벽하게 진보했다고 미리 말해두고 시작해도 놀랄 일은 아직 남아 있다. 아우디 A4는 놀랍도록 진보했다. 일단 디자인. 헤드램프 끝에서 리어램프 끝까지 이어지는 선은 단 하나다. 한 군데도 끊기지 않는, 유려하고 완만하며 자연스러운 곡선 하나. 이 선이 A4의 중심을 팽팽하게 잡는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에 본격적으로 직선을 썼는데도 과해 보이지 않는 건 이 하나의 선에서 비롯된 전체의 균형감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아우디 디자인에는 논리가 있다. 욕심내지 않는다. 이런 절제야말로 멋지다는 걸 정확히 안다. 과하게 낭창거리기보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식으로 담백하다. 이번에도, 디자인 언어의 체계를 완벽하게 다시 썼는데도 이 정도의 완성도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운전 감각은 놀라운 수준이다. 차체는 중형 세단에 육박할 만큼 커졌는데 시속 100킬로미터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5.8초다. 전장은 25밀리미터, 폭은 16밀리미터, 실내 길이는 17밀리미터가 늘어났는데 무게는 100킬로그램이나 가벼워졌다.

 

이건 마법일까? 그런 채 가속페달을 꾹 밟아 출발하는 순간의 감각과 소리는 세단의 궤를 가뿐하게 벗어나 있다. 컴포트 모드와 스포트 모드의 차이는 낮과 밤처럼 선명한데, 그렇다고 칼자루를 바꿔 쥐는 것 같은 감각이 아니다. 같은 칼자루를 쥐고 아주 다른 초식을 펼치는 듯하다. 한국 자동차 시장이 무림이라면, 아우디 A4는 안정적인 데다 멋까지 낼 줄 아는 고수다. 변속의 모든 순간, 코너를 저 앞에 두고 패들 시프트로 한 단 한 단 내리면서 엔진이 도는 소리를 듣는 모든 순간까지 민첩하기 이를 데 없다. 아우디는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라는 슬로건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차를 또 한 대 만들었다. 원래 이렇게 달릴 줄 아는 차라는 듯, 세단과 스포츠카의 경계를 현란하게 넘나든다. 어떤 주말, 시간을 충분히 두고 이 한 대의 세부를 최대한 뜯어보며 감상하길 권하고 싶다. 가차 없이 엄격해져도 좋다. 그래도 단연 돋보인다.

 

아우디 계기판이 보여줄 수 있는 것들

이 계기판을 ‘버추얼 콕핏’이라고 부른다. 바늘이 돌아가는 식의 아날로그 계기판이 디지털로 바뀌기 시작할 때의 그 어색함은 언제였지? 차마 길들여지기도 전에 이렇게까지 자연스럽게 진보해버렸다. 아날로그 계기판은 거의 역사가 되었다. 아우디 버추얼 콕핏은 핸들에 있는 버튼으로 몇 가지 형식을 선택할 수 있다. 정보의 양과 체계, 내비게이션과 라디오 채널의 상태는 물론 여기 다 쓸 수 없을 만큼 풍부한 정보를 이 안에서 다 확인할 수 있다.

 

YOUR SHOPPING LIST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4천8백만원 ~ 6천2백80만원

BMW 3시리즈 4천6백50만 ~ 5천8백90만원

재규어 XE 4천7백60만 ~ 6천9백만원

어떤 가족이 수입차를 사고자 할 때, 준중형 해치백을 고려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이 네 대의 라인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는 모두에게 후회 없이 권할 수 있다. 그만큼 압도적인 완성도, 전에 없을 디자인, 밀리지 않는 품질이 보장된 차다. BMW 3시리즈는 전통의 강자다. 안정적인 세단에 공격성과 역동성, BMW만의 예리함도 제대로 녹아 있다. 재규어 XE는 가장 새로운 강자일 것이다. 독일 세단과는 아주 다른 맛, 하지만 방향을 제대로 잡아 진보한 재규어다.

    에디터
    정우성
    포토그래퍼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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