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PICK #니트비키니

니트로 만든 비키니 수영복을 걸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비키니는 그 어떤 옷보다 정확히 가리고, 꽉 잡고, 단단히 당겨야 하는 옷이다. 보는 사람이야 어떨지 몰라도…. 입는 입장에선 그저 툭 걸치는 수영복은 고무줄 터진 팬티를 입는 일처럼 힘겹다. 안정감이 사라지는 순간 온갖 공포가 시작된다. 하지만 니트로 짠 비키니는 탁 풀어지고 축 늘어져서 오히려 스릴과 전율을 유발하는 수영복이다. 니트 비키니에 가슴을 받쳐주는 와이어 따위가 있을 리 없다. 스판덱스처럼 딱 조이기는커녕 입고 나서 1시간만 지나도 헐렁하게 늘어난다. 허벅지의 안쪽 근육에 힘이라도 넣으면 살과 옷 사이에 틈이 생기고, 물에 첨벙 뛰어드는 순간 윗도리는 한쪽으로 홱 돌아가고 만다. 그래서 니트 비키니는 자신감이 밀가루 반죽처럼 차진 사람이 아니면 도대체 입을 수가 없다. 여름이면 종종 태울 듯이 쏟아지는 태양 아래 몸을 뉘는데, 니트 비키니를 ‘걸쳐본’ 적 없다. 대신 누운 채로 캔디스 스와네포엘을 상상한다. 뜨개바늘로 성글게 짠 니트 조각이 몸 어딘가에 붙어 있든 말든, 살가죽이 곧장 옷인 양 사방팔방으로 뛰는 모습을 떠올린다. 깊은 자유의 바람이 불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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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피처 에디터] Eat, Drink,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