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PICK #래쉬가드

담백한 색 긴팔 수영복 입으면 드러난다는 점에서, 수영복에는 어쩔 수 없는 역설이 담긴다. 그래서 수영복을 입은 여자 몸의 자의식과는 아무 관계도 없이, 그 몸을 보면서 애먼 생각을 하는 누군가를 부지불식간에 위하는 옷이 되기도 한다. 비키니, 모노키니, 유행이니 핫 트렌드니 하는 말에 ‘섹시’까지 붙기 시작하면, 그땐 차라리 관음을 위하는 옷이기도 하다. 하지만 긴팔 티셔츠처럼 흑백으로 무슴슴한 이 수영복을 입은 몸은 모든 타인으로부터 외떨어지고자 한다. 누가 보는 몸이 아니라, 내 몸으로 뭘 즐기고 싶은 여자의 수영복으로서 편하고 자유롭다. 수영장보다 바다가 어울리는 채, 더 활동적으로, 바짝 긴장한 근육으로, 갑자기 팍 터지는 웃음으로, 오로지 주체로서의 몸이라는 확신이 보인다. 저대로 해가 다 떨어지면 어떨까? 그대로 물기만 마른 채 비치 타월만 두르고 노곤하게 보내는 여름밤은 또? 여자 몸의 매력은 어디가 더 보이고 덜 보임으로써 결정되는 게 아니다. 감히 누가 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이렇게 입은 해변에서, 그대로 편한 몸일 때의 여자야말로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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